●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50412b | 이지연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127_수요일_05:00pm
갤러리 아트사이드 윈도우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70번지 Tel. 02_725_1020 www.artside.net
기억의 숨결 ● 모든 것은 여기 있고, 또 이 모든 것은 시간이라는 바람에 씻겨 서서히 흘러가버린다. 우리는 흘러 지나쳐가는 아쉬움에 대해 오로지 기억이라는 유일한 저항으로 몸부림친다. 그러나 이 기억 역시 시간이라는 바람을 맞으면 이내 퇴색되어 본연과는 점점 틈을 이룰 수밖에 없다. 보았던 것, 들었던 이야기, 순간의 느낌들, 좋고 나쁘던 감정, 일상의 편린들 모두가 그렇게 아쉬움의 나락으로 흩어진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잊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랑일 수도 있고 행복했던 한 순간일 수도 있으며 자기를 살게 해주는 가치일 수도 있고 그 어떤 것일 수도 있다.
이지연은 이렇듯 흩어져 사라지는 기억을 붙들려는 정결한 의지를 갖추었지만, 그렇다고 무리나 억지로 기억에 강제를 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기억의 숨결"을 불어넣는 예술가이다. 그는 이 "기억의 숨결"을 살리기 위해 아련히 눈에 들었던 빛의 파문과 만개했던 꽃잎의 유려함을 작품에 담아내어 승화시킨다. 더욱이 이러한 작품들은 모두가 시야에 아득히 남았던 기억과 대비되는 생생한 손끝의 감각을 남긴다. 그가 살리고자 하는 기억은 바로 따듯했던 사랑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꽃잎과 푸근한 풀잎의 그림 말고도 이번 전시회는 식물의 암술과 수술 모양의 조형물도 함께 선보이게 된다. 이러한 조형물들은 "새로 태어남"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열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들 속에 우리의 본연적 진실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속삭이는 작가의 은유가 구현되어 있다. 나아가 이는 작가의 "기억의 숨결"이 "새로이 태어나" 아쉬움을 위무하고자 하는 파편적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따듯한 세계를 열어주고자 하는 신실의 안내이자 진정이 어려있는 작가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 이진명
Vol.20060204b | 이지연展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