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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이주연 페이스북_www.facebook.com/1649168126
초대일시 / 2005_1017_월요일_05:00pm
EBS 작가공모 수상작 초대展
EBS 스페이스 EBS SPACE 서울 강남구 도곡동 463번지 전시관 Tel. +82.(0)2.526.2643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나 양들처럼 상어나 늑대와 같은 포식자가 나타날까 두려운 마음에 무리 속에 자신을 숨기고 자신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으로 공포를 극복한다. 그리고는 슈퍼맨 같은 영웅이 나타나 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돌려놓을 것을 꿈꾼다. 이런 공상은 그저 공상일 뿐, 일상에서는 서로에게 상처 주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동료를 내치기도 한다. 이주연의 페이퍼맨은 이런 피식자의 무리에서조차 떨어져 나온 가냘픈 하나의 초식동물 같은 존재이다.
많은 사람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정작 내가 외롭고 힘들 때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무엇 때문에 상처받았는지 왜 울어야 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악당을 처치해야하고 높은 곳에 서서 호탕하게 웃으며 좀더 폼 나는 사업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영웅에 대한 희망은 페이퍼맨들의 자기위안이거나 착각에 기인한 것으로 오늘도 수많은 페이퍼맨들은 어깨를 부딪혀 찢어지거나 젖거나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종이로 만들어진 페이퍼맨은 가벼운 음주에도 모든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으며, 힘들고 괴로워도 울지 못한다. 종이는 울지 못한다. 울면 울수록 자신이 녹아 내리기 때문이다.
작가 이주연의 페이퍼맨은 그 위트 있는 발상에도 불구하고 칼날같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비애가 있다. 한작품 한작품의 느낌뿐 아니라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 또한 기대가 된다. 그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거나, 사소하면서 거창한, 소극적이며 돋보이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 윤상진
Vol.20051026b | 애니 이주연展 / ANNIE LEEJOOYOUN / 艾柅 李柱燕 / pr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