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Man 페이퍼맨

애니 이주연展 / ANNIE LEEJOOYOUN / 艾柅 李柱燕 / printing   2004_0331 ▶ 2004_0406

이주연_Paper Man_리노컷_10×15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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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4_0331_수요일_05: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0)2.734.1333 www.ganaartspace.com

한 사람이 달려간다. 짧은 다리로 허둥지둥 도망가다 결국 잡혀 한대 맞고 의기소침해 있다. 상대방 놈은 의기양양해 있다. ● 너무나 나약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이 친구는 '페이퍼맨'이라 불리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맨, 배트맨처럼 '맨'이란 단어가 붙지만 그들처럼 힘이 세거나 남들을 도와줄 거 같지는 않다. 그냥 자기 자신하나 감당하기 힘든 처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 너무 얇아 쉽게 찢어지고 더렵혀지고 구겨지는 종이와 같은 이 페이퍼맨의 삶은 늘 불안하다. 직장상사한테 혼날까봐, 실직 당할까봐 아님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할까봐 하는 두려움 속에서 페이퍼맨은 늘 안쓰러워 보인다.

이주연_Paper Man-의기소침_20×15cm_2002 이주연_Paper Man-의기양양_리노컷_20×15cm_2002
이주연_FriendⅠ_리노컷_20×15cm_2001 이주연_FriendⅡ_리노컷_20×15cm_2001
이주연_Paper Man of Will_리노컷_45×120cm_2003
이주연_Parade_리노컷_70×100cm_2003
이주연_Paper Man-눈치보기_리노컷_120×160cm_2003
이주연_Utopia_리노컷_60×45cm_2003

그런 페이퍼맨이 친구가 생기면 어떨까? 아니면 그와 똑같은 형태의 인간들이 모여 있는 곳, 또는 그런 집단 속에서 함께 라는 공동체 안에 있을 때는 어떨까? 혼자 있을 때보다는 그나마 좀 낫지 않을까? 집단 안에 획일화된 모습에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고 그런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순간 페이퍼맨은 카타르시스와 기쁨을 함께 느끼게 된다. 혼자 있을 때의 불안함은 온데간데없고 그들과 함께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물론 신나게 팀을 짜서 앞으로 힘차게 달리기 위한 준비자세를 한다. 하지만 집단 속에서 늘 즐거운 일 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눈치를 보기도 한다. 언제 그 집단 속에서 내쫓길 지 모르는 두려움을 간직한 채 반쯤 물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 그것마저 귀찮으면 아예 눈치 볼 것도 없이 나란히 누워 집단수면을 취한다. 우리는 늘 페이퍼맨처럼 늘 지하철에서,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다중 속 묻혀 홀로 있는 외로움을 은근슬쩍 위안 받고 싶은지 모른다. 결국 페이퍼맨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이라는 두 상황을 매일같이 오가며 외롭게 때론 즐겁게 살아가는 나약하고 작게만 느껴지는 인간의 군상들인 것이다. ● 페이퍼맨 이미지는 종이 위에 종이로 만들어진 것 같은 형태의 이미지로 때론 홀로, 때론 다량으로 복제되어 하나의 집단으로 나타난다. 절대 힘을 자랑하는 주인공의 영웅적 캐릭터와 상반되는 힘센 '맨'이 아닌 보편적 사람들을 나타내는 '맨'으로서 오늘도 또 다른 개인과 집단 속에서 사람모양의 페이퍼맨은 우리와 같은 삶을 살며 다리 밑을 바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을 것이다. ■ 이주연

Vol.20040331b | 애니 이주연展 / ANNIE LEEJOOYOUN / 艾柅 李柱燕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