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11번"

제2회 신도시展   2004_1022 ▶ 2004_1031 / 일요일 휴관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31031c | 제1회 신도시展으로 갑니다.

참여작가 고승욱_김소연_김주연_감정선_문승영_민지애_믹스라이스_박이창식 배동혁_배성미_용해숙_이경희_조은지_홍현숙_아시아의 친구들

기획위원_임정희_배영환_이수영

주최_문화 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후원_한국문화예술진흥원_고양시_아름아운 가게 일산점

아름다운 가게 일산점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2동 726번지 별관 1층 Tel. 031_812_8500

안녕하십니까? 고생모(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가 2004년 제2회 신도시전 "마을버스 11번"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 논밭도 지나고 공장도 지나고 호수 공원에 아파트 단지도 지나는 신도시의 역사를 휘도는 마을버스 11번을 타고 전시장에 오십시오. 전시장인 '아름다운 가게'에서 물건도 기부하고, 필요한 물건은 사고 그리고 또 전시도 경험하십시오. ● 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그저 일상으로 이루어지는 그 풍경을 의식하는 것이 신도시와 신도시에서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려는 작은 전시 행위라고 믿습니다. ● 오셔서 신도시에 대한 기억과 기록의 뿌리를 깊고 넓게 해주십시오. ■ 고생모

고양시 일산구를 순회하는 마을버스 11번이 손님을 모두 털어내는 지점은 도촌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법곶동에 속하는 이곳에는 마을입구를 가르키는 아름드리 나무가 원형 공터 한켠에 서있고, 건너편에는 마을회관 간판이 달려있는 이층 건물이 아래층에 작은 슈퍼를 끼고 있으며,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 건너에 마을회관에 계셔야 할 동네 어른들이 죄다 나와 자리를 잡은 요즘식 정자(평상에 비닐 깔고 천막으로 지붕을 댄)가 있다. 종착이면서 동시에 시작인 이곳의 풍경은 포근하고 아기자기하지는 않다. 누적된 세월이 뿜어내는 위엄이나 그윽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황량하고 스산하기까지 하다. ● 그러나 정자 앞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내려앉는 어둠과 그 어둠을 밝히는 뿌연 등불을 맞고 있노라면 그 스산함이 도촌을 찾아 온 이방인을 밀쳐내는 찬 기운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된다. 더 이상 한강 물에 배를 댈 수 없고, 멀리 솟아있는 신도시 아파트군에서 뿜어대는 불빛을 가릴 수 없는 이곳의 나지막한 높이에 녹아있는 자연스런 기운이라고나 할까? ● 모든 것을 덮고 있는 하늘, 모든 것을 싣고 있는 땅. 우리는 이 하늘과 땅을 우주라 하였고, 하늘과 땅이 서로 작용하면서 모든 것을 낳아 하늘과 땅 안에 모든 것이 있으니 그 중의 하나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하늘과 땅의 작용을 느껴 몸이 움직이면 춤이 되고, 소리가 되어 나오면 음악이 되고, 색과 형태로 바뀌면 그림이 된다고 하였다. 사람들의 체험과 표현이 지평을 얻어 문화가 되고 예술이 되지만, 하늘과 땅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았다. 하늘을 담느라 비어둔 공간, 땅으로 채운 벽으로 이루어진 건축에서는 하늘과 땅의 배제나 분리는 당치 않았다. 사람을 소우주라 부른 이치가 그런 까닭이다. ● 고양시에 들어선 신도시에서는 하늘과 땅의 움직임에 조응하는 사람들, 우주와 자연에 조응하는 문화를 만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마을버스 11번에 실려 만난 도촌에는 신도시에서 인위적으로 싹둑 잘려나간 관계의 그물망이 군데군데 끊어진 채로 드리워져 있다. ■ 임정희

Vol.20041025a | "마을버스 11번"_제2회 신도시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