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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706_화요일_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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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진행_그들의 자리 www.theirplace.org 공간협찬_아트스페이스 휴 www.artspacehue.com
아트스페이스 휴 옆 SMALL SPACE ONE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4-1번지 B1 Tel. 02_333_0955
로제 카이와에 의하면 놀이는 자유로운 활동, 분리된 활동, 확정되어 있지 않은 활동, 비생산적인 활동, 규칙이 있는 활동, 허구적인 활동 등으로 정의된다. 예술도 놀이도 자유롭기는 하지만, 자의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에는 정교한 상징적 질서가 있다. 작가는 놀이를 통해 질서를 만들어 내고, 구성(유기적 연계)을 생각해 낸다. 사회나 자연의 무질서 상태를 규칙에 따르는 세계로 바꿀 필요가 있는 한, 놀이가 제공하는 모델은 그러한 세계를 앞질러 보여준다. 놀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인간은 자연의 단조로움, 결정론, 맹목성과 난폭함에 저항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놀이의 영역은 닫혀지고 보호받고 따로 잡아둔 세계, 즉 순수공간이다.
호이징가에 의하면 놀이의 장은 인정된 공간, 즉 일정한 규칙들이 지켜지고 있는 신성하고 한정된 분리된 영역이다. 경현수의 축소모형의 세계 역시, 평소의 세계의 한 복판에 있는 일시적인 해방구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하고 노동하는 인간 보다는, 놀이하는 인간상이 그의 예술가에 대한 이상인 것 같다.
쉴러는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은 완전한 의미에서 인간인 한에서만 놀고, 노는 한에서만 완전한 인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작가는 놀이하는 자의 활기찬 즐거움과 끊임없이 자신의 선택에 맡겨져 있는 자유에 역점을 둔다. 그에게 미적 법칙들은 놀이의 규칙과 같은 것이다. 놀이는 그의 작품의 한 구성요소가 아니라, 그의 작품 전체가 놀이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 속에는 생활의 직접적인 욕구를 초월하면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놀고 있는 어떤 것이 있다.
여기에서 놀이는 질서를 창조하며, 질서 그 자체가 된다. 놀이는 최고의 질서를 요구한다. 이 질서가 어긋나면 놀이의 특성은 사라지고, 놀이는 무가치해 진다. 작가는 엄격한 자신만의 놀이 규칙을 통해 불완전하고 혼돈스런 세계 속에서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지만, 완벽한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스러운 규칙의 세계 속에서만 헌신과 파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선영
Vol.20040706b | 경현수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