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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616_수요일_06:00pm
갤러리 빔 서울 종로구 화동 39번지 Tel. 02_723_8574 www.biim.net
박상미의 거울은 나무를 품고 있다. 거울 속에 숲이 있다. ● 도심 속에 묵묵히 존재하는 나무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융화를 감수성 어린 조형언어로 그려냈던 박상미는 이번에 '거울'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오브제를 더해 주변 환경과 새로운 소통을 추구한다. 내면에 존재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추상회화의 근간에 충실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나무라는 주제는 단순히 자연과 전원에 대한 동경이나 감상이 아닌, 내 안에 잠재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매개물이 되어왔다. 빌딩 숲 속, 척박한 땅에서도 생동감을 잃지 않는 나무의 생명력 있는 모습은 외부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도시 속에 머무는 우리 자신으로 나타난다.
거울은 형상을 비추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앞에 서면 우리는 자연스레 우리의 몸과 마음, 생각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조차 감추어왔던 모든 감정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 독특한 경험은 이미 매우 일상적이지만, 여전히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깊이 있는 먹선으로 표현된 중첩된 나무 형상 사이에 수직으로 길게 드리워진 거울이 엇갈려 배치되는 박상미의 최근 작업에서 우리는 우리의 시점이 자기 자신에게서 도심에 서있는, 거울에 비춰진 나무에게로 이동하는 것을 경험한다. 이러한 자아의 분리와 자연에의 동화는 그의 작품 속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그가 그려내는 나무들의 모습은 풍부한 색 변화와 깊이 있는 공간 연출로 다양한 도시인의 모습처럼 각각의 이야기를 지니며 우리의 삶을 꿰뚫는다. 이렇게 풍경은 자연과 도시가 자연스레 겹쳐진, 인간으로 가득찬 거대한 숲이 된다. 박상미에게 거울은 바로 그 숲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의 표현이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나와 너의 관계가 그의 거울 속에 녹아있다. 거울 앞에서 자연과 자연스레 만나는 그 순간, 거울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그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박상미의 나무는 온화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늘 거기 있었던 바로 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숲의 자연적인 어두움을 연상케 하는 먹의 깊이감을 거울에 투영한 그의 이미지는 작가의 개인적인 느낌을 넘어서 도시에 대한 하나의 은유로 다가온다. 자연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도시를 탐색하는 그의 작업은 환경과의 '관계'를 갈망하는 우리에게 늘 즐거운 기다림을 준다. ■ 최유미
Vol.20040617c | 박상미展 / PARKSANGMI / 朴相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