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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310_수요일_06:00pm
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Tel. 02_736_2500
인*형*놀*이 ●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과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꿈꾸는 이상세계는 현실에서 쉽게 좌절되고 포기하게 된다. 현대인은 현실에서 좌절된 이상을 on-line이라는 가상세계에서 대리만족을 얻고자 한다. 현실세계와 다른 사이버 세계의 특징은 물리적인 형체가 없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창조적이고 새로운 형체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자신이 꿈꿔온 세계를 형성하여 지배자 또는 창조자가 되어 권력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상의 세계에서 창조된 대상을 원하는 대로 조종하며, 원하지 않는 상황은 가차없이 차단, 삭제 시켜버린다. 이러한 현상은 현실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힘의 논리에 거부당하고 착취당한 불합리함을 가상세계 속에서는 맘껏 조종하며 상황에 따라 가차없이 차단, 삭제시켜 버릴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인간의 욕망-모든 것을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하는-이 사이버 세상에서는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사이버 세상 속에서만 살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현실세계로 나와야하는데, 현실세계에서 요구하는 인물들은 자신이 사이버 세상에서 요구했던 것처럼 또 다른 절대자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의 희망을 걸고 다시 사이버형 모델을 이상향으로 간직한 채 현실을 살아간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의 분담은 정해진 만큼만 이행하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원하지 않는 상태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속에서 어떠한 불만이나 불평도 느낄 수 없는 주어진 대로 삶을 살아가기를. 그래서 더 이상 다른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허망한 관념 속에 사로잡혀 자신의 무기력한 신체를 탓하지 않으며 부디 주어진 만큼만 평가받고 소외되지 않기를... 더 바란다면 소외 받고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살수 있기를, 사이버세상의 대상들처럼 상처받지 않고 살수 있기를...
이 그림 속에 인형들도 가상세계의 인형들처럼 상처받지 않는다. 처음부터 반응할 감정들은 갖고 있지 않다. 나는 조정한다. 인형은 조정 당한다. 단지 그 사실만 있다.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존재의 명령에 따라 절제, 조정된다. 누군가의 명령이 주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사실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선택의 순간 명령자가 생각을 바꿔 삭제 시킨다해도 왜 그래야 하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의문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인물이 된다. 그 대가로 받는 것은 고통, 분노, 희망, 기쁨, 슬픔 등의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당신은 인형의 주인이 되어 인형의 성(性)을 마음대로 선택해 줄 수 있습니다. 인형은 당신의 조정만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 원재란
Vol.20040310b | 원재란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