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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4_0128_수요일_06:00pm
갤러리 라메르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Tel. +82.(0)2.730.5454
苦고 毒독 ● 아직도 내 곁에 있다. 예전부터 나를 따라다닌 이 끈질긴 독. 이 도시 어느 한 구석의 어두운 곳에서 나를 따라붙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뒤통수에 붙어있는 껌같이 앞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는 의식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그 섬뜩함에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간혹 잊고 있었다는 것을 잊을 정도의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도 어느 순간 불쑥 내 뒷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언제나 옆에 있어주었던 친구처럼 손을 내민다. 나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그 손을 잡는 순간-그 섬뜩함. 독은 어느새 그 몸을 부풀려 나를 집어삼킨다.
박애주의자인 한 기자가 고독은 인간에게 해롭다고 했다. 보들레르는 교회 신부들의 설교를 인용한 그 기자를 경멸하며 말했다. '모든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이 흔히 그렇듯. 나는 악마가 기꺼이 불모의 장소를 넘나들고 살인과 음란의 영혼이 고독 속에서 광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고독은 자신의 고독을 정열과 공상으로 채우는 한가한, 방황하는 영혼에만 위험하다. 단상이나 법정의 높은 곳에서 말하는 것을 최상의 쾌락으로 삼는 수다쟁이가 만일 로빈슨의 섬에 있게 된다면 미치고 말 위험이 무척 크다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나는 나의 기자에게 크루소의 용기 있는 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고독과 신비를 사랑하는 자들은 비난하지말기를 바랄 뿐이다.'
고독에 의해 방황하는 영혼들이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지, 또는 누군가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고독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내가 인지 할 틈도 주지 않고 오래 전부터 고독은 나를 끊임없이 따라 다녔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공상하고 방황하며 자학하고 위로한다. 결국 나를 집어삼킨 고독이란 놈은 천천히 그 몸을 녹여 주변을 물들이고 그 빛깔을 바꾼다. 그 속에 녹아 들어있는 원망과 죄의식은 함께 융화되어 나에게 독이 되는지 약이 되는지 모를 일이다. ■ 이여운
Vol.20040127a | 이여운展 / LEEYUWOON / 李汝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