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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05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희덕_김봉구_김연_김승영_김재광_김준_김지섭_김태은_김형준 김희경_문형석_박경희_박지은_박충흠_박항률_박혜수_서보형 신은숙_서정국_심현주_안세은_알프레드 하르트_양만기 양성동_원인종_유동혁_유현정_윤사비_윤영석_이동용_이상길_이순주 전뢰진_전지인_정국택_차도연_차종례_한진섭_홍성균_홍명섭
시각장애인 참여_임원호_임장순_장유경 기획.연출_이영철 / 진행_김연 / 자문_임원호_임장순 후원_명성미디어_국립서울맹학교_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_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30번지 Tel. 02_760_4605
기획취지 ● 이 전시는 작년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열렸던 『손끝으로 보는 조각』전의 취지를 살려 새롭게 시도해보는 복합 매체 실험미술전입니다. 전시장을 완전히 어둡게 함으로써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에 장애인들과 정안인 사이의 벽을 없애고 전시장 안에는 장애자와 정안인이 함께 하는 다소 특별한 형태의 전시가 됩니다. 이는 장애인들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동정이 아니라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기회를 만들고 이런 일을 좀더 확대시키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보지 못하는 전시를 통해 오늘날의 미술 개념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자는 것입니다. 완벽한 어둠이라는 상황 설정 속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 '어둠에 놓인 사람들' 즉, 우리 모두가 우연히 만나 대화하고 무언가를 나누는 기이한 사건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 미술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절대적인 소외 영역입니다. 눈의 기능을 상실한 사람에게 미술은 거의 무의미한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없거나 후천적으로 상실한 사람의 경우에도 다른 감각, 다른 능력을 통해 사물과 환경을 지각할 뿐 아니라 대상에 대하여 미와 추, 감동과 경이감을 충분히 느낍니다. 하지만 근대 이후의 미술은 지식화 과정을 통해 시각성의 논리를 규정하는데 많은 힘을 쏟아 왔습니다. 심지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많은 다양한 시도들 조차 미술의 시각적 메카니즘 속으로 다시 편입되고, 배치되고, 재사용됩니다. 이런 현상은 미술에 국한한 문제는 아니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전체의 시각적 편재 현상(판옵티콘)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근대 이후 인간은 비판적 의미에서 라캉이 말했던 바, "나는 나 자신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본다."는 식의 시각적 에고로 가득찬 인간입니다. 더욱이 지금 세상은 기술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이미지 중심의 '시각 문화' 시대로 전환됨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은 사회적 변화에서 거의 완전히 소외되는 상황입니다. 이는 사회 복지 차원에서 그들을 물질적으로 도와준다는 문제를 넘어 본다는 것은 의미를 현 시대에서 다시 고려해야 하는 과제와 만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미술에서는 그동안 모두가 미술을 시각적 형태와 의미를 구하는 예술 활동이라 여겨왔고 미술의 모든 지식은 그것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은 미술에 대한 그와 같은 통념을 통해 사실상 시각장애인들을 미술 바깥에 위치시켰습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보는 것' 중심으로 조직해온 근대적 삶이 안고 있는 특징의 일부라 하겠습니다. 현대적 삶과 문화의 장애는 시각의 헤게모니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TV, 비디오, 컴퓨터, 인공위성, 광고, 대중매체 등의 발달로 눈에 보이는 것은 도처에서 흘러 넘칩니다. 우리의 생각이나 태도는 너무 많이 보거나 보이는 것들에 의해 종속되며, 이제 누구나 일상적으로 감시 카메라에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정황 속에서 우리는 너무 많이 보거나 보이는 것을 통해 오히려 우리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더 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되고 결국 감각하지 못하게 되는 시각의 '역반응'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본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생리학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관심의 표명이고, 사회적으로 학습되며, 외부 세계에 대한 관계의 실존적 표명입니다. 보는 것의 과도함, 그것의 사회적 편집, 스펙터클 현상으로 인해 볼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약해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전시는 오히려 거꾸로 보는 것의 '배제'를 통해 보는 것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신적 우애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제설명 ● 어둠 속에 놓일 때 우리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정하기 어렵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발을 뗄 때마다 매우 조심스러워진다. 소리, 촉각, 냄새, 온도, 크기 등에 매우 민감해지며, 아주 작은 빛에도 눈은 예민해진다. ●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는 백주에도 밤이 존재한다고 여기게 되며, 빛이 가득한 공간에서 조차 어둠의 지배를 믿게 됩니다. 혼미한 이성의 상태에서는 태양을 향해 우리의 눈이 뜨여져 있으나 보는 것은 무가 되므로, 사실은 보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 모두에게 공통된 1차적인 질문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 혹은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물음일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는 장소를 지칭하는 '여기' '저기' '가운데' '뒤에' '앞에' 라는 용어들이 부정확하고 모호해집니다. 따라서 그것은 장소에 대한 물음이라기 보다 위험 속에서 자신이 나가야 할 방향이나 출구(틈)에 대한 물음이지요. 아주 가까운 사람이 죽거나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어디 계세요? 라는 질문은 장소에 대한 물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향과 출구을 찾으려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입니다. 또 매일 같이 집 안이나 집 밖에서, 멈춰있거나 이동 중에 전화를 걸어 "거기 어디야?" 라고 서로 묻는 것은 관계를 확인하려는 심리적 상태의 습관적인 질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전시에서 WHERE ARE YOU? 는 전시 공간 안에 들어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가야 할 자신에 대한 물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 질문은 4가지를 함축합니다. / 1. 각자의 물리적인 위치에 대한 물음 / 2. 각자의 육체-심리적 상태에 대한 물음 / 3. 각자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물음 / 4.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입니다. (성경 속에서 카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신은 물었습니다. 네 동생 아벨이 어디에 있는가? 라고.) ●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관람객 각자가 구하는 것이지만, 이 질문이 발생하는 공간은 '지금 여기'라는 현실 공간입니다. 미술은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행동의 과정이고 실생활의 구체적인 일부임을 강력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우리는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운 상황에서 생각할 것, 배울 것이 있다고 봅니다.
전시방법 ● 1. 미술관 공간을 '블랙 박스'로 만들어 정안인들이 시각 장애 체험을 하도록 유발한다. / 2. 전시장 안에서 이 공간을 미리 숙지한 시각장애 안내 요원이 어둠 속에서 어려움을 겪 을 수 있는 정안인의 관람을 돕는다. 선천성 시각장애자가 정안인을 안내하고 돕는다는 설정 자체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 3.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들(촉각, 청각, 후각, 미각)을 활용하며 전시 관람자가 자신의 생각, 감각, 상상을 최대한 동원하게 만든다. 전통 매체든 영상 매체든 어떤 작품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시각적 편견들이 좌초되는 공간 체험이다. / 4. 시각장애자들을 위하여 작가와 작품 설명용 점자판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고 바닥에는 a미끄러지거나 표지 기능을 하는 노인이나 장애자용 블록이 깔려 있다. / 5. 정안인은 점자판을 읽지 못하므로 점자판의 돌출 부분만으로 작품 위치를 알게 되며, 벽을 더듬어가며 작품을 감상하거나 직접 파티션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 작품을 만지거나 듣거나 냄새맡거나 앉아서 쉬거나 대화하거나 할 수 있다. 최종 전시 관람 후에 나누어주는 프린트된 「작품 설명서」를 읽고 자신이'기억'한 내용과 비교할 수 있게 된다. / 6. 카탈로그는 발행하지 않으며, 작품의 시각 이미지는 신문이나 잡지에 공개하지 않는다. 미술잡지에 리뷰가 실리는 경우에도 시각이미지는 게재하지 않으며 단지 검정 박스로 처리한다.
전시내용과 의미 ● 1. 전시장 안은 오로지 청각으로 보는 영화관(서보형,전지인), 선천성 시각장애인이 차를 제공하며 대화를 하는 카페(임원호,박지은,이진영), 조각들을 전시하는 갤러리(강희덕, 전뢰진, 박충흠, 윤영석), 수백알의 총알이 지나간 철판 구멍 자국의 평면 회화로 이뤄진 입구 통로(유동혁) 선천시각장애인이 만든 흙 조각을 만지면서 관람객이 어둠 속에서 드로잉을 한 후 전시 관람 후 밝은 곳의 벽에 부착하여 서로 비교해 보게 한다(이순주) 아로마 등 천연향을 이용한 14미터 좁은 통로를 산책하게 만드는 작품(김승영), 벽면 양쪽에 구멍을 뚫어 우연히 관람객들끼리 손을 마주치게 하는 작업(서정국) 철로 된 신발을 신고 전시를 관람하게 하는 작업(홍명섭)등 다양하다. 특별 출연 시각 장애인은 임원호(침술원장), 임장순(컴퓨터프로그래머), 장유경(음악가)이다. 알프레드 하르트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해온 독일의 전문적인 실험 음악 작곡가로 이번 전시의 취지에 공감하여 특별 참가를 했다. ● 2. 조각, 건축, 음악, 사운드, 냄새, 설치, 퍼포먼스 등이 어둠 속에서 혼돈을 일으키며 일상적 현실에 대한 느낌과 자연에 대한 성찰적 분위기가 공존할 것이다. ● 3. 음악과 음향은 단순 효과음이 아니라 작곡된 작품 자체 혹은 작품의 일부로서의 편집된 사운드들이다. 전시를 위하여 양성동(일본에서 10년간 실험음악을 위해 유학)이 작곡을 했고 공간디자인은 문형석(하바드대 건축 대학원 졸)이 했다. 할프레도 하르트(독일 작곡가)가 전시취지에 공감하여 특별 출연, "서울 milk"라는 작품을 냈다. ● 4. 전시장 입구와 출구를 10미터의 좁고 긴 통로로 만들어 사람의 태어나고 죽음을 은유하게 된다. 긴 어둠을 지나 환한 바깥으로 나가는 관람객은 새로 태어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 출구는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 차원 이동하는 웜홀에 대한 상상적 비유이기도 하다. ● 5. 의외로 예산을 구할 수 없어 구상을 제대로 펼치기 어려웠으나 일단 첫 시도라는 점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 6. 본인은 이 전시를 보다 나은 조건에서 한번 더 할 계획이지만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이 전시를 이어 받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미술은 좌초당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미술이 무엇인가를 관람자들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작가, 작품의 수준, 우열, 지명도와 상관없는 성격을 지향한다. 어둠 속에서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미술 감상, 미술의 가치 기준은 통용될 수 없다.
특징적인 몇가지 작업들 ● 유동혁_ 스텐 강판에 색을 칠한 다음 여러 발의 총알이 뚫고 지나간 평면 행위 작품이 10미터 길이의 통로 벽에 설치. 음향과 결합된다. ● 박지은. 이진영_ 카페를 위하여 유기적 형태의 테이블과 의자를 디자인했고 아로마 향을 사용한다. ● 서보형. 전지인_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뱃 속에서 바깥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로서 말과 배경 음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 김지섭_ 양 벽에 두개의 색(찬색과 따뜻한 색)을 칠하고 거의 누구도 인지 못할 것을 예정한 작업이다. 그러나 그는 색물질로부터 파동이 나오므로 우리의 신체는 인지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 김승영_ 타원꼴로 휘어진 14미터 길이의 통로형 벽 책꽂이에 다양한 천연향을 사용하여 쾌감과 환상, 어떤 기억을 유발할 것이다. ● 양만기_ 침대를 만들었고 눕게되면 진동을 한다. 관람자는 머리 맡에 해드폰을 착용하여 음악을 들으면서 눕게되면 아주 편안하고 몸이 뜨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이순주_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하여금 천사를 만들게 한 후 관객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그것을 만지면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 윤영석_ 나프탈렌으로 인간의 뇌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조금씩 줄어들다 결국 없어지고 만다. ● 윤사비_ 어두운 출구 통로로 나가면서 스폰지로 만들어진 많은 문들이 열리다가 마침내 바깥으로 나가면 환한 빛이 그를 맞게 된다. 또한 음향을 사용한다. ● 유현정_ 센서를 이용하여 사람이 지나가면서 손을 대면 물방울이 뿌려지고 15가지의 소리가 나온다. ● 임원호_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서 카페에서 차를 대접하면서 관람객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 ● 임장순_ 후천성 시각장애인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강의를 한다. ● 주영신_ 비닐과 스티로폴을 이용하여 시각장애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방을 만들었다. ● 차도연_ 시각장애인들과 인터뷰하고 다큐멘타리를 제작했다. ● 홍명섭_ 무거운 철로 만들어진 신발을 신고 전시장을 한바퀴 도는 체험을 하게 했다. ● 강희덕_ 두 사람의 맞잡은 손에서 사람사이의 평화를 나타내면서 미래 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인간관계를 표현하였다. ● 이상길_ 도시적 활력과 바람결이 스치는 자연의 소리를 곡선적인 요소와 공간 분할로 표현하였다. ● 한진섭_ 인체를 면과 선으로 단순화시킨 작품으로서 양팔을 벌리고 서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막아주고 지켜주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 원인종_ 부드러운 외부(스펀지) 속에 숨어있는 유기적 생명체(목재)를 손을 집어넣어 만질 수 있게 했다. ● 정국택_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영화 『스파이더맨』으로 패러디함으로써 조금은 우울하고 평범한 의미에 생각하고 웃을 수 있는 풍자와 위트를 주었다. ● 홍성균_ 현대미술을 상징하는 피카소의 한 작품인(Man with a hat)을 투조의 형태를 빌어 제작/제시하여 시각이 아닌 "촉각" 을 사용하여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 신은숙_ 작품의 가운데에 기하학적인 만다라 형상을 조각하여 정신세계의 문을 열고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함을 표현하였다. ● 김태은_ 센서를 이용하여 나무 의자에 앉으면 바람이 불어오고 그로 인한 가벼운 마찰음이 생긴다. ● 심현주_ 센서를 이용하여 그 방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엄청난 빛을 천장에서 방사되고 나가기 위해 문을 열면 순간적으로 모든 불이 동시에 꺼진다. 어두운 전시장 안에 빛이 차단된 아주 밝은 방을 설정한 설치 작품이다. ● 차종례_ 쇼파처럼 생긴 의자에 천과 스폰지를 이용해서 뾰족한 원뿔을 수십개 부착한다. 관객은 손끝으로 위험을 느끼겠지만 앉으면 편안하고 푹신하다. ■ 이영철
관람시 주의 사항 ● 1. 이동시에는 미술관의 기존 벽이나 파티션 벽을 따라 이동하시고 모든 작품은 손으로 만질 수 있습니다. ● 2. 작품이 놓여있는 위치는 벽면에 점자 처리된 판을 촉지한 그 옆에 있습니다. ● 3. 정안인은 점자를 읽지 못하더라도 점자판을 인지하는 경우 그 위치에서 작품을 지각할 수 있으며 기억한 내용을 나중에 나눠주는 설명서와 비교하여 확인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어떤 이미지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 4. 전시관람 도중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시각장애 안내인에게 문의하십시오.
Vol.20030908b | WHERE ARE YOU?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