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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2_0313_수요일_05:00pm
갤러리 피쉬 GALLERY FISH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1층 Tel. +82.(0)2.730.3280 www.galleryfish.com
이번 전시는 「무거운 그림, 무거운 풍경」, 「비슷한 벽, 똑같은 벽」, 「맨드라미 묶음」, 「인사동 무궁화」, 「비닐그림」들로 이루어진다. 전시의 한 축을 이루는 「비닐그림」들은 「비슷한 벽, 똑같은 벽」연작작업과 시기적으로 연결되는 「정물화」 연작(미발표) 사이에서 작업되어졌다.
이것들은 비슷한 벽, 똑같은 벽이란 제목으로 1999년에 전시한 경주선재미술관 별관 공간을 나름대로 해결하려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그 공간에서 내부기둥과 중앙공간을 환기시킬 의도로 작업한 비닐그림들은 캔버스 그림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크지 않은 크기의 비닐그림들이 연속적으로 작업되어졌다.
비닐그림들의 갈색은 「무거운 그림, 무거운 풍경」, 「비슷한 벽, 똑같은 벽」, 「정물화」의 주조색으로 유지되고 있다. 공장에서 제작된 캔버스 틀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비닐그림은 그림자와 함께 그림의 내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평면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의도로 사용되었으며 그림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다.
비닐화면에 그려진 선들의 환영은 조명과 빛에 의해 캔버스 틀의 두께만큼 비닐의 뒷벽으로 물러난다. 그림은 비닐 위에 존재하지만 그림 두께만큼의 거리에 어릿하게 일류젼은 중복된다. 평면과 환영이 그림의 두께 속에 함께 한다. 그림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것들은 일반 캔버스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렇다면 도상은, " 화면 위에 그려진 이미지는 무엇일까? 무엇을 그릴까? " 와도 동일한 질문일 텐데, 이것들은 보통 철물점에서 파는 물건들의 상표들이다. 다시 말해 주로 작업실에서 쓰여지는, 조악하고 치졸하고 일상적인 물건들(B급 상품)에 있는 상표들의 부분을 확대·변형·조합한 것이며, 이 관심은 제품들의 매뉴얼(사용설명서)로 옮겨갔다. 양파에는 상표가 있는데 감자에는 없다.
매뉴얼은 시스템이며 우리사회에 시스템은 없다. 우리 삶과 사회 속에는 설명서, 보증서, 인증서, 설계도가 필요하다. 공장에서 제작된 캔버스 틀은 부실한 벽에 고정된 상태로 말도 없이 가만히 있으며, 여기에 비닐그림은 내부를 그대로 투사하며 흐릿하게 옷을 벗고 있다. 이 비닐그림의 틀을 덮고있는 비닐은 천보다는 약하고 예민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한편으로는 허약하고 허망한 그림과 회화(繪畵)의 기록이며, 내 자화상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허허로운 일상(日常)을 닮아 있지 않은가? ● 여기 거북이 한 마리가 서서히 지나간다. 여전히 거북이는 캔버스 틀 안에 있다. 뒤돌아보지 않으며… ■ 김지원
Vol.20020316a | 김지원展 / KIMJIWON / 金智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