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01204a | 꺼풀展으로 갑니다.
예술마당 솔 대구시 중구 봉산동 225-5번지 Tel. +82.(0)53.427.8141
어떤 공간에 대한 주체적 탐구와 해석 ● 육측_유클리드식 기하학적 공간 인식의 해체, 혹은 표준화된 단위 측량으로부터의 탈주를 위해 작가 자신의 몸으로 철저히 체험된 측량 ● 자국_해당 공간에 이미 내재된 형상으로 작자 자신에 의해 인식(해석)된 이미지의 추출을 통한 해당 공간과의 관계성으로 확장하는 매개 ● 이 전시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담을 것이다. 어떤 공간_예술마당 솔의 전시장_에 처음 들어선 작가가 'cm, m, inch' 등의 사회적으로 규정된 측정 방식이 아닌 자신의 몸으로 공간을 측정(육측肉測)한다. 육측에 의해 측정된 공간은 이전의 것과는 다른 철저히 체험된 실측의 방식에 따라 새로운 전개도로 형상화된다. 공간에 대한 탐구의 또 하나의 방법으로, 그 공간의 벽면에 남은 아무 의미 없이 얼룩져 있는 자국을 작가가 약간의 개입만으로 의미 있는 형상이 되게 한다. 이러한 두 가지의 작업은 사회적으로 규정되고 교육된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각과 몸으로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온전히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다.
특정한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관찰자이자 체험자인 당사자의 사회·문화적 준거틀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일테면 도면에 그려진 도형의 모형을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하고, 미터법으로 기록된 수치를 참조하여 공간의 크기를 상상하기도 한다. 그렇게 짐작된 공간은 실제 공간에 들어섰을 때 예상을 훨씬 벗어나는 경우를 맞곤 한다. 우리는 대개 종이에 그려진 기하학적 도면이나 머릿속에 그려진 추상적 공간을 충분히 똑같이 시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단지 기본적인 기하학적 형상들, 즉 심상을 통해서 재현된 이상적(理想的)인 형상으로 이해될 뿐이다. 우리가 어떤 공간을 다른 곳에다가 똑같이 시각화하였다고 믿었을 때에도 사실은 그 공간과 유사(類似)한 기하학적 형상을 그렸을 따름 아니던가.
전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해당 전시장의 도면을 받아보고서 1,456cm×1,100cm의 반듯한 직사각형과 천장높이 300cm를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좀 널찍하겠군. 벽면은 하아얀 보드일 것이고, ……. 그리고 얼마 후 마침 대구를 내려갈 기회가 생겨 잠시 짬을 내어서 들러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냥 좀 널찍한 정도가 아닐뿐더러 그저 하아얀 보드의 벽도 아니지 않은가. 사실 좀 당혹스러웠다. 그럼 내가 본 그 도면은 이 전시장이 아니었단 말인가? ● 작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작업을 구상한다. 이렇게 의심되어진 공간을 철저히 스스로의 몸으로 육측(肉測)에 의한 실측을 하려한다. 이로부터 도출된 보다 구체화된 도면의 작성을 시도하여 문화적 준거틀에서 벗어나 온전히 체험된 공간을 새로이 설계하려한다. 이와 더불어 전시장의 벽면에 드문드문 드리워져 있는 자국을 드러올림으로써 공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활용하려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요 개념은 '육측'과 '자국' 두 가지이다. ● 먼저, 육측에 있어서는 전시장 벽면의 높이와 너비, 전시장 바닥의 대각선 길이, 출입구의 크기 등을 자(尺)가 아닌 신체로 양팔벌리기, 한팔벌리리, 반팔벌리기, 키, 큰 걸음, 작은 걸음, 발길이, 뼘, 손바닥 따위로 측량한다. 그리고 이것을 기반으로 평면 전개도를 그린다거나 입체화된 투명한 조망체를 전시장의 중앙에 가설한다. 이 투명한 조망체의 가설물에는 전시장 한가운데에 서서 전시장 전체를 360도로 돌아가며 조망하였을 때 전시장의 실제 형태와 일치하도록 4각의 투명체 위에 드로잉을 하고, 육측에 의해 실측된 수치(예: 7양팔벌림과 1반팔벌림, 13큰걸음과 3발길이)를 기록한다.
다음으로 자국에 있어서는 전시장의 벽면을 요의 주시하며 거닐다가 어느 순간 문득 새롭게 인식(해석)된 이미지를 추출하고 관람자가 이 인식(해석)된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도록 투명한 막과 더불어 그 위에 드로잉을 부가한다. ● 결국, 이 전시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담고자하는 실험의 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탐구'라하여 특별히 훌륭한 장비를 사용한다거나 남다른 메카니즘을 응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공간(예술마당 솔의 Space)에 처음 들어선 작가가 그 공간을 자(尺)가 아닌 자신의 몸(육측)으로 측정하여 이전의 것과는 다른, 공간 속에 녹아있는 전개도를 작성한다거나 해당 공간의 벽면에 드리운 자국을 형상화하는 등 그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가의 문제를 다룰 것이다. ■ 배종헌
Vol.20011226a | 배종헌展 / BAEJONGHEON / 裵宗瀗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