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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1_0420_금요일_06:00pm
일주아트하우스 ILJU ART HOUSE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B2 Tel. +82.(0)2.2002.7777 www.iljufoundation.org
그동안 일상 속의 떠도는 이미지들의 나열과 배합을 통해 사진의 매체적 속성에 의문을 던지고 우리의 일상의 사물들에 다른 해석을 해왔던 염중호는 이번 전시에서 모니터링 된 사진의 연속과 몽타주의 형식실험을 시도합니다. ● 염중호의 그 동안의 사진작업들은 일반인들의 '사진찍기'행위를 차용하여 만들어낸 일련의 일상적 이미지를 4 6 사이즈 사진의 도배식 디스플레이형식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자동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된 것으로 '작가사진'이라는 현실의 포장된 이미지와의 차별성을 통해 현실과 사진적 재현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져봅니다. 또한 TV의 드라마 이미지를 모니터 상에서 촬영하거나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의 직접 촬영을 통해 가상 이미지를 반복 재현함으로써 재현(representation)의 실질적 의미를 희석시키고 떠도는 의미 없는 이미지의 나열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전략은 사실을 촬영한다는 굳은 믿음에 근거하고 있는 카메라 매체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드라마를 비롯한 매체의 가상 이미지들과 삶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는 역할을 합니다. ● '백만장자와 숙녀'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의 전시는 이전의 전시장의 디스플레이 형식과 구분되는 사진의 모니터링 방식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선 ▶드라마 동영상 캡쳐와 모니터 촬영분을 포함한 약 3000컷으로 이루어진 사진들을 스캔하여 ▶각각 두 개의 모니터에 배치하여 연속적으로 돌아가게 만들어내는 데 ▶두 모니터는 1초에 약 3-4컷이 동시에 돌아가다가 한 지점에서 동시에 정지하게 되며 ▶정지화면의 모니터 안에서 한 모니터는 드라마 이미지에서 차용된 인물사진이, 다른 모니터는 일상의 모습을 담은 의미 없는 컷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때 드라마의 인물컷이 잡히는 모니터에서는 다른 모니터를 향해 다시 한번 가상의 텍스트인 3류 로맨스 소설이나 순정만화에서 인용된 대사자막이 뜨고 ▶그 정지된 상태는 두 개의 장면이 병치되는 몽타주 형식을 지니며 드라마의 인물이 우리의 일상에 의미 없고 맥락에 맞지 않는 대사를 던지는 형태를 지니게 됩니다. ● 이렇게 화면과 화면이 대화를 이루는 형식의 몽타주는 이전의 영화와 사진의 몽타주가 긴장된 대립을 통해 하나의 통합된 의미를 획득했던 것과는 달리, 불연속적이고 의미 없는 단절된 이미지의 병합을 만들어냅니다. 염중호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드라마와 순정 만화, 로맨스 소설 등의 대중문화의 통속적인 매체의 차용은, 현대의 대중매체들이 가지는 가상현실의 신드롬 및 허위의식이 우리의 비루한 일상과 너무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 끼치는 강력한 영향을 나타냅니다. 또한 20개의 모니터로 이루어진 전시전체가 '백만장자와 숙녀'라는 하나의 작품을 이룸으로 해서 개개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으로 읽도록 하고 있으며, 사진, 드라마, 로맨스 소설 등의 매체를 해체 및 재배치함으로써 각각의 완결된 내러티브의 형식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염중호의 '백만장자와 숙녀'전은 평범한 일상을 개인에 국한된 감정으로 읽어내는 방식을 넘어 일상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고 사진의 새로운 전시 형식을 실험합니다. ■ 일주아트하우스
Vol.20010424a | 염중호展 / YUMJOONGHO / 廉中熩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