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Gums

시간의 크기-기억의 그림자

이경수_박승환展   2025_0314 ▶ 2025_0405 / 월,화요일 휴관

이경수 인스타그램_@kyung_soolee 박승환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      

​작가와의 만남 / 2025_0314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01:00pm~06:00pm 일,공휴일_01:00pm~04: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 에이피나인 GALLERY AP-9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 www.artjj.info

시간의 크기-검 프린트에 맺힌 기억의 그림자 ● 이경수와 박승환의 2인 전시는 '시간의 여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특정한 오브제를 통해 시작된다. 「사소한 정물_누군가의 가방」과 「꽃버선」*은 두 개의 주요 모티프를 중심으로, 과거와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가 된다. 이 오브제들은 단순한 사진 작품을 넘어, 검 프린트(Gum Bichromate Print)라는 고전적 프린트 기법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현된다. ● 검 프린트는 19세기 유럽에서 탄생한 사진 제작 방식 중 하나로, 각기 다른 색과 톤을 섬세하게 조합하여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을 지닌다. 두 작가는 이 기법을 통해 소품 하나하나에 가족과 기억의 조각들을 담아냈다. 수작업으로 안료의 색감을 조절하며 층층이 쌓아 올리는 과정은 마치 긴 세월을 지나온 오브제들이 지닌 무게감과 깊이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그 결과, 작품들은 단순한 정물 사진이 아니라, 시간 속에 녹아든 감정과 이야기를 손끝으로 되살리는 생생한 기억의 공간이 된다.

이경수_Flower Sin #01_BFK지에 검 프린트_27.9×35.5cm_2019

눈에 띄지 않는 낡은 가방과 꽃버선, 한복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작은 물건들은 단순한 일상용품이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체로 존재감을 더해가며, 소유자의 감정과 추억을 간직한 채 과거의 이야기들을 되살려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사소한 정물_누군가의 가방」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소중한 존재를 떠올리게 하며, 작은 물건 하나하나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포트키'처럼 작용하는 「꽃버선」은 어머니와 함께한 아련한 추억을 담고 있다. 구겨진 버선, 수려한 한복,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그리움과 믿음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더욱 선명해진다. 이는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며 공간 속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기도 하다. 버선과 같은 소품들은 마치 포트키 처럼 우리를 찰나의 순간에 과거로 데려가며, 기억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박승환_사소한 정물_누군가의 가방 #14_BFK지에 검 프린트_40.5×50.6cm_2024

검 프린트는 이러한 감성을 구현하는 중요한 예술적 언어이다.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장면과 감정을 조율하며 세밀한 붓 터치를 더한다. 안료가 인화지에 스며들며 형성되는 층위들은 단순한 이미지 너머의 감성적 공간을 확장시키며, 존재의 흔적과 시간의 결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과거와 현재, 기억의 그림자와 감정의 층위가 맞물려 하나의 경험으로 완성된다. ● 이번 전시작품에 포함된 오브제들은 단순히 '사소한 물건'이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것들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서 기억의 문을 열어주는 포트키로 자리 잡는다.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일상의 작은 것들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다시금 깨닫는다. 작가들의 작품은 사라져가는 순간들을 다시 불러내어, 우리가 잊고 있던 시간의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 박승환

Vol.20250314b | Two-Gums-시간의 크기-기억의 그림자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