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 기획 / 이쾌동
관람시간 / 10:00am~07:00pm
충북갤러리 CHUNGBUK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2층 Tel. 070.4224.6240 www.cbartgallery.com @cbfccbfc
자서(自序) ● 『새로운 봄을 꿈꾸면서[新春之夢]』라는 주제에, 봄[春]과 술[酒], 소요(逍遙)를 부제로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지난해 11월 말쯤이다. 작업을 할 때마다 반드시 어떤 주제를 가지고 했던 것은 아니다. 거의 선문(選文)에 따른 즉흥적 심회(心懷)로 글씨를 쓰는 것이 나의 태도이었는데, 왜 그렇게 작정했는지 명료치 않으나 심미의식(審美意識)의 변화가 생겨서일까? 서예미학사상이 시대마다 다른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심미의식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이라 생각한다. 심미의식은 작가는 물론 감상자도 뚜렷하게 지니는 개성이다. 그렇지만 그 개념은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심미의식의 변화에는 갈등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누구 말따나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 지난 것에 대한 그리움'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후자에 속한다는 것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평자(評者)들은 나를 서법에 관한한 매우 '보수'적이라고 핀잔을 준다.
어쨌든 『새로운 봄을 꿈꾸며』란 그야말로 내 작업에 새로운 봄을 강조하기 위한 다짐이었다. 그래서 내키는 대로 주저 없이 두보(杜甫)의 오언율시 『춘수(春水)』를 빌려 금문(金文)으로 봄꽃이 흐드러진 어느 언덕을 연상하며 썼다. 이어서 여흥으로 쓴 것들이 노자의 『불위이성(不爲而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다. 나로썬 거의 파격(破格)인 셈이라 하겠다. 어(語)에 '일흔쯤이면 내키는 대로 해도 괜찮다[從心所欲不踰矩]'고 했지만 언감생심, 몇 번 망설이다 출전(出展)키로 했다. 이어 마침 올 4월 중국 소흥(紹興)에서 '한중십인전' 출품 요청의 주제가 공교롭게도 '술'이었다. 술에 관한 한 뭇사람들 입줄에 오르내리는 나인지라, 몇 날을 고민하다 선문(選文)한 것이 서하(西河)의 『국순전(麴醇傳)』이다. 서하에겐 마음에 진 빚이 있다. 그의 운(韻)을 빌려 쓴 것이 『자술(自述)』이다. 이것들은 지금 것 내가 추구하던 작업 경향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내 딴엔 이렇게 넘나든 작업에 변화가 진화(進化)를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모를 일이다. ■ 이쾌동
Vol.20250312a | 운당 이쾌동展 / LEEKWAEDONG / 芸堂 李快東 / calli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