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NEW FLASH

김도혜_송지현_한아름展   2025_0310 ▶ 2025_0330

김도혜_Scattering Ephemera_아크릴 파이프, PVC 비닐, 고무판, UV 레진, 아크릴판, 모터, 2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프로젝터 2대)_가변설치_2025

초대일시 / 2025_0310_월요일_03:00pm

주최 / 서울시립대학교 조각학과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울시립대학교 갤러리 빨간벽돌 University of Seoul_Red Brick Gallery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전농동 90번지) Tel. +82.(0)2.6490.2916 sculpture.uos.ac.kr gsd.uos.ac.kr

1. 어떤 실패는 그저 실패로서 남는다. 그러나 어떤 실패의 반작용은 너무나 거세서, 주체를 집어삼킨다. 초등학생 때 땅바닥에 비비탄을 쏜 적이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쏜 총알은 인조석 바닥에 튕겨 내 눈두덩에 불꽃같이 빨간 동그라미를 남겼다. 물론 그것은 곧 사라졌고, 어릴 적의 목적 없는 행위에 불과했지만, 나는 내가 쏜 탄환이 내게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어떤 탄환은 자국을 남긴다.

김도혜_I snatched a few from floating dreams and placed it here_마파벌나무, 황동_42.5×28.3×5.2cm_2025
김도혜_I snatched a few from floating dreams and placed it here_마파벌나무, 황동_42.5×28.3×5.2cm_2025_부분

2. 잡으려 하지만 잡히지 않는 순간이 있다. 부유하는 의식들. 무엇을 봐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날이 두렵다. 습기 찬 희뿌연 창으로 세계를 내다보는 일. 세계는 산란하며 흩어진다.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이든 잡아보려 손을 휘젓다가도, 별안간 모든 것을 튕겨내는 팽이가 되어 투명한 춤을 춘다. 불안함은 어디에서 기인했는가? 그것은 아직 내게 찾아오지도 않은 것들을 거머쥐지 못했다는 무의식의 갈증에서 오는 멜랑콜리.

김도혜_Ricochet Love_발사나무, 아크릴판, 마천에 유채, 클립, 단채널 영상, 흑백, 사운드(모노)_가변설치, 00:01:50_2025
김도혜_The bow_마티카 나무, 황동, 마끈, 깃털_236×180×4.5cm
김도혜_Stranger on the shore_캔버스에 혼합재료_17.9×25.8cm_2025

3. 「Ricochet Love」는 리코셰라는 현상이 암시하는 근본적 상실과 더불어, 실패의 개념을 실패의 잔여물까지 확장시키며 남겨진 것들을 조명한다. 재료와 물성이 지닌 목적성을 탐구하고, 그것이 무너지고 어긋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자신이 쏘아 보낸 것의 반작용, 튕겨 나간 조각들, 그리고 그 파편들이 만들어내는 긴장을 담아낸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이후에도 남아 있는 자국이며, 다시금 시도하려는 태도로의 흐름이기도 하다. ■ 김도혜

송지현_나는 그 무엇도 잡지 못했다_합판에 몰딩, 스타킹, 솜_가변설치_2025
송지현_관계가 만들어지는 법_스티로폼에 채색, 인조 퍼, 한지, 비즈_35×40×40cm_2025

「왜 닫힌 문에서 촛불은 타올랐는가」라는 질문은 개인의 일상에서 출발됐다. 2024년 2월 19일부터 그날, 그 순간의 감정과 태도들을 사유한다. '왜?'라는 질문은 전시 전체를 아우른다. 왜 그날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며, 왜 그날 무언가를 향해 기도했는가. 제대로 하지 못한 오열, 과거를 향한 자책과 그것들을 어쭙잖게 쓰다듬어버린 것. 믿음이 없는 것에서 기원이 불타기까지 그리 빠른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믿음이 없는 것의 신을 향한 기도는 어디로 향하는지, 그에게 닿을 수는 있는 건지. 만약 닿을 수 없다면, 그의 의미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가.

송지현_이것에 나를 겸허히 고백한다_합판에 채색, 인조 퍼, 거울지_190×130×150cm_2025
송지현_한 뺨을 쓰다듬은 것은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11:34_2025 (출연_고범준, 안윤지, 한시헌)

여러 가지 믿음 속 바리데기는 위대한 여신이자 인간이었다. '바리'라는 이름은 '버려짐'을 뜻한다. 그는 버려짐을 극복한 인간 중 하나였고, '극복'이라는 행위를 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그러한 인간은 누군가에겐 이상일 것이고, 버팀목일 것이다. 어쭙잖은 것에겐 필요한 버팀목이었다.

송지현_꽃과 새와 기원_아사천에 핸디코트, 각목에 오일스테인, 크리스탈 레진_가변설치_2025
송지현_버려짐과 인간이 만나는 순간_지점토, 핸디코트, 연질우레탄에 채색, 댕기, 비단, 비녀_175×100×85cm_2024

녹아버린 냄새는 나의 기원을 향해 갔고, 그 넋이 제대로 도착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이유로 이루어졌고, 또 누군가를 위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 안에서 기억되며, 살아있다. ● 그 삶에서 타오른 것들을 향해 나아간다. ■ 송지현

한아름_응:시 시리즈_크리스탈 레진, 볼록렌즈, 거울렌즈, 편광렌즈, 프리즘렌즈, 곤충렌즈, 홍채렌즈_가변크기_2025
한아름_시선의 끝 : 깜빡_물라스틱, 신기루 현상, 프리즘 큐브_20×15×15cm_2025
한아름_접:촉 시리즈_라텍스, 피부결, 크고 작은 구멍_가변크기_2025
한아름_느낌의 끝 : 멈칫_물라스틱, 신기루 현상, 피부(라텍스)덩어리_20×15×15cm_2025

저마다 베일로 가려진 사람들. 말하고, 접촉하고, 서로를 바라봐도, 분명히 서로가 있다고 느끼는데 느껴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결국 나는 '나'의 언어로 너는 '너'의 언어로 대화를 이어간다. 필연적으로 생기는 사이의 일그러짐. 오해와 진실이 뒤섞인 채, 그렇게 각자의 서로를 그려나간다.

한아름_작은 베일들_아크릴 박스, CCTV, 모니터, 크리스탈 레진, 볼록렌즈, 거울렌즈, 편광 렌즈, 프리즘렌즈, 곤충렌즈, 홍채렌즈_90×100×100cm_2025
한아름_작은 베일들_아크릴 박스, CCTV, 모니터, 크리스탈 레진, 볼록렌즈, 거울렌즈, 편광 렌즈, 프리즘렌즈, 곤충렌즈, 홍채렌즈_90×100×100cm_2025_부분

전시 『베일 : 너머』는 '나'와 '너'사이에 있는 베일의 형상화이다. 나와 너 사이에는 천한 장 정도의 차이. 그 하나가 수많은 간극을 만들어 끝없이 걸어들어가게 한다. 네가 커지고, 내가 작아지고, 네가 조금 엿보이다가 흐려지며, 형체 없이 일그러지다가 자신이 비치고 이내 사라지며 환영에 다다른다. 제각각 비추는 빛과 덩어리 사이에는 여전히 실체 없는 감각만이 있을 뿐이다. 진정한 '나'와 '너'는 어디에 있는 걸까. 진실한 너를 보기 위해 나는 이 간극 사이를 걸어나간다. 베일을 벗어나 서로를 온전히 볼 수 있을 때까지. ■ 한아름

Vol.20250310a | 제19회 NEW FLASH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