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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예울마루 어린이 미술전

망무_아리송_이흠_정승원_하루.K_황인선_황정후展   2025_0225 ▶ 2025_052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GS칼텍스 예울마루

도슨트 운영 시간 화~금 / 02:00pm, 04:00pm(총 2회 진행) 토~일 / 11:00am, 02:00pm, 04:00pm(총 3회 진행) 단체 관람객 도슨트와 시간이 겹칠 경우 추가 도슨트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관람료 / 5,000원 단체 20인 이상 10% 할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입장마감_05:30pm

GS칼텍스 예울마루 GS CALTEX YEULMARU 전남 여수시 예울마루로 100 7층 전시실 Tel. +82.1544.7669 www.yeulmaru.org @yeulmaru

인간이 사는 데에 필수적인 의식주 중 하나인 '식(食)'과 관련,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여 미래 세대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작가적 시선과 그들의 조형언어를 감상하고 이해하며 규범화된 식문화를 생각해 보게 하는 동시에 음식에서 비롯된 화려한 색감으로 채워져 구성되었다. 작품들은 사실적 재현을 뛰어넘어 작가들만의 작업세계에 기반 한 감각의 영역에 존재하고 이는 어린이 특유의 세계관과 조응할 수 있도록 펼쳐진다. 음식은 인간을 배부르게 하고 먹는 행위는 단순한 신체적 반응에 의한 것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현대사회에 자리한다. '식'은 본능적인 행위를 뛰어넘어 고차원적인 문화의 일종으로 다양한 신체발달 과정에 관여한다. 음식을 소재로 한 시각 예술은 먹는 행위에 대한 의미부여를 새롭게 한다. 식사가 인간(특히 어린이)에게 단순히 신체를 유지하는 에너지를 획득하는 목적 외에 미치는 여러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냠냠 - GS칼텍스 예울마루 어린이 미술展_GS칼텍스 예울마루_2025
냠냠 - GS칼텍스 예울마루 어린이 미술展_GS칼텍스 예울마루_2025
황인선_기념비적 김치_한지 캐스팅, 염료 드리핑_210×118×120cm_2023

1. 황인선 ●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식사 바로 따뜻한 흰 쌀밥과 빨갛게 잘 익은 김치가 놓인 한 상일 것이다. 황인선 작가는 지극히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대표 음식을 작가만의 조형언어로 제작해 작업세계를 구축한다. 김치 한 포기를 거대하게 만든 「기념비적 김치」는 보통의 사물을 낯설게 함으로써 감상하는 이를 비현실적인 세계로 안내한다. 작가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들어 무료한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밥 풀 회화 시리즈는 밥 알 하나하나를 일일이 붙여 만든 것으로 회화적이면서 공예적이다. 밥알을 작업의 재료로 삼아 작가가 그려낸 한국 정취 형상은 전통의 향기가 더욱 진하게 배어난다. 먹을 것을 재료로 하여 예술작품으로 제작하는 작가 고유의 작업방식은 우리의 시각과 미(味)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황인선 작가의 작업을 통해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색의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하루.K_Delicious landscape(fruit shaved ice1)_종이에 아크릴채색_131×162cm_2024

2. 하루.K ● 하루.K 작가의 그림은 맛있다. 우리는 그의 작업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풍경화 같기도 한 작업에는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재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아이스크림, 과일, 리조또 등과 같이 현대적인 음식들은 동양화 기법과 어우러져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념적 풍경으로 가득한 그림 속에서 사람은 아주 작게 그려져 풍취를 만끽한다. 사람들의 표정이 드러나진 않지만, 각자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그들의 행동은 우리를 그림 속으로 이끌며 빠지고 싶게 만든다. 주로 작가의 산수는 그릇에 담겨 있는 형상으로 자주 그려지는데 이는 현대인의 욕망을 담는 그릇인 한편 무릉도원, 즉 이상향을 의미하기에 양가적이다. 그릇 속에 풍요롭게 넘쳐나는 음식은 현실세계를 반영한다. 넘치기 직전인 음식 산수는 인간의 욕심과 같다. 그릇은 작고 음식은 넘쳐난다. 그릇에 맞게 산다는 것이 새삼 중요한 오늘날 하루.K 작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울림을 안겨준다.

이흠_산수山水_09(Sweets landscape)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21

3. 이흠 ● 이흠 작가의 그림은 사탕 그 자체이다. 어린 시절 알록달록 색에 소용돌이 모양을 가진 막대사탕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의 성인들에게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캔버스 가득 채워진 사탕은 여백 없는 행복의 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그 시간은 현실에 존재하기 않기에 더 달콤하고 부드럽다. 한편, 쇼윈도에 진열된 사탕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인간의 갈망이자 욕구를 대변한다. 크게 확대되어 그려진 사탕은 그러기에 비현실적이고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다. 녹아내린 사탕이 만들어낸 산수 그림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충돌이 빚어낸 환상의 풍경이다. 작가의 산수에서 볼 수 있는 물안개와 여백은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을 담아내며, 여백은 동서양의 미학적 관점을 합친 결과이다. 동양에서는 여백이 우주 혹은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하지만, 서양에서는 무(無)를 의미한다. 이흠 작가는 두 관점을 결합하여 여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으며, 이는 관람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사탕산수를 통해 우리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오갈 수 있다. 작가가 창조한 판타지적 세계에 용기 내어 들어가 보자.

황정후_Fruit 047_피그먼트 프린트_76.2×60.9cm_2022

4. 황정후 ● '데페이즈망'은 20세기 초 탄생한 미술기법으로 사실적으로 묘사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들을 생뚱맞게 등장시킴으로써 이질감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우리는 황정후 작가의 작업에서 데페이즈망 기법을 잘 엿볼 수 있는데 바나나에 들어간 방울토마토, 참외에 들어간 키위 등이 그러하다. 익숙하지만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과일들을 찍은 사진은 현대사회에 만연한 양면성을 꼬집는다. 인류 문명은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진화해 왔으나, 그것이 결코 절대적 진리가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전쟁, 기후 위기, 부의 불평등과 같은 문제들이 그 증거이다. 작가는 겉과 속이 다름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인지시켜 절대적 보편타당한 진리가 실재할 수 없음을 말한다. 황정후 작가 작업에서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안과 밖의 경계이다. 주로 과일의 안쪽 과육을 파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과일을 삽입하여 찍은 사진들은 혼종이다. 작가의 의도적인 행위는 경계를 무너뜨려 균열을 만들고 이는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대립과 갈등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아리송_거인 피자_프로그래밍, 프로젝션, 아트워크 오브제, 복합재료_550cm_2024

5. 아리송 ●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물건을 새롭게 각색한 재료로 대형 도우를 꾸며 피자를 만들어 보는 작품이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빠랑 함께 피자놀이를」이라는 동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거인피자는 관객이 원하는 재료들을 선택하여 대형 도우 위에 얹고, 다양한 일상의 재료로 다양한 형태의 피자 모형을 완성한다. 또한 관객이 대형 피자위에 누워 직접 토핑이 되어 볼 수도 있다. 「거인피자」는 단순한 체험형 작품이 아닌 어린이들이 스스로 식재료를 정하고 그것을 이용해 요리하는 행위를 경험해봄으로써 의사결정 능력, 사회성과 창의력을 길러보고 나아가 직접 식재료가 되어 상상 속에 존재하던 세계를 실현한다.

망무_Dining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9

6. 망무 ● 망무 작가는 작가만의 철학이 담긴 레스토랑을 제작한다. 이 레스토랑은 음식이 동물로 변한, 동물이 음식으로 변한 만찬을 제공한다. 화려한 식사지만 선뜻 먹음직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다. 노골적으로 동물이 올라간 식탁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낯선 세계로 이끈다. 작가는 이와 같이 비현실적인 세계를 판타지적으로 재현하여 인간의 편의에 의해 혹은 어떤 욕망에 의해 희생당하는 대상이 처한 상황을 비틀어 드러낸다. 현대인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들의 쓰임 이면에 존재하는 부조리, 불평등, 모순(사회적, 환경적, 문화적)은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직면했다. 우리는 오늘 우리가 즐기는 만찬이 또 다른 것의 오롯한 생이었음을 기억하고 그 생의 목적이 인간의 생식을 위함이 아니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정승원_양동시장_종이에 실크스크린_74×144cm_2017

7. 정승원 ● 행복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감정 중 하나고 그 감정은 자연스레 생기지 않으므로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인생에 여러 행복의 순간들 중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인간이 행복을 느낄 때는 없을 것이다. 정승원 작가는 음식과 함께하는 인간의 행복한 모습을 담아냈다. 작품 속 군상들은 음식을 앞에 두고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공유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어떤 맛일까 궁금증이 가득한 기대에 찬 표정, 친구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즐거워하는 표정, 식당을 나오며 배를 어루만지며 맛있었던 식사에 만족하는 표정, 지독한 홍어냄새에 곤란해 하는 표정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갖가지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군상의 모습은 사람들의 인생처럼 각양각색이다. '음식'이 우리의 하루에, 더 나아가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정승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정승원 작가의 작품이 오늘 하루, 나의 행복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김해진

Vol.20250225c | 냠냠 - GS칼텍스 예울마루 어린이 미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