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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25_0215_토요일_04:00pm
에그갤러리 신년 초대전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에그갤러리 egg gallery 전남 여수시 율촌면 도성길 43 (신풍리 31-7번지) Tel. +82.(0)61.692.0240 @agg_gallery_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감정을 담다" ● 문슬작가는 자신의 가족사에 얽힌 억압과 두려움에서 싹튼 '불안'이라는 감정을 응시하여 카메라로 자신만의 사진언어를 표현해 주목 받고 있다. 문슬은 인생길에서 겪었던 소란의 응어리, 본성을 거슬리고 펼치지 못한 욕망과 유한한 존재에서 느끼는 불안의 감정을 솔직하게 대면한 작업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나의 불안에 대한 제의이며,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기도"라고 말한다. ● 직접적으로 사물과 대상에 주목해 촬영하는 일반적인 사진작업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카메라 도구을 이용해 표현하는 방식은 '예술은 단순히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예술관과 맞닿아 있어 문슬사진은 회화적이고 철학적이면서도 영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그녀 시진에는 불안이리는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거즈(gauze), 면, 리넨, 촛불, 교의(交椅), 가리개, 나비 들의 오브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한 오브제는 생과 사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 죽음과 제의(祭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고 대부분 흰색이다. ● 하기정 시인은 "불안의 감정은 현실의 가장 예민한 자각에서부터 온다, 불안을 잘 다룰 줄 아는 문슬은 우리가 불안을 직시하는 것만이 삶을 살아가는 일이자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자각은 결국 뜨거운 애착이면서 악착이다. 이처럼 안간힘으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불안의 서(序)"라고 설명한다. ■ 박성태
불안의 환대, 삶의 응대 - 불안과 안정, 이중의 폴리포니(polyphony) ● 찰나와 영원, 시간의 두께 ● 사람이 한평생 느끼는 정서의 종류와 양을 시간의 선분 위에 나열하면 어떻게 될까? 흘러가는 시간처럼 어떤 감정들은 사라질까. 어느 구간에서는 특정한 감정이 정체되며 병목현상을 이룰까. 이 질문과 상상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한 일 같지만, 문슬이 담아낸 사진 안에서는 가능하고 합당하다. 문슬의 전작 『두꺼운 현재』에서 보여주었듯이 그는 추상적인 시간을 감각적인 질감으로 치환하는 독특하고 예민한 촉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사진집 『불안의 서序』는 혼돈 속에 겹겹이 쌓인 감정 중에 불안이라는 지배적 감정에 대해 천착한다. 불안은 '두꺼운' 시간 속에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에 내재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생에서 출발한 선분 위에서 유한한 삶을 연주하기 위한 여러 감정의 층위를 진단하고 무의식 속에서 살아가는 찰나의 시간에 대해 던진 두 번째 질문이다. ● 문슬이 시간의 상자 속에서 꺼낸 정서 중에 유독 '불안'을 들고나온 이유는 유한성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살아있는 한 불안과 공존하며 인생은 불안이라는 악기를 잘 다루며 연주하는 것과 같다. 그가 고른 현(絃) 위에 담은 사진은 시작과 끝에 도달할 때까지 고찰하고 있는 자화상이며 생활에서 관찰한 사물들이다. 오선지 위에 악보처럼 걸어 놓고 삶과 동거하며, 찰나와 영원이라는 시간의 두께를 가늠하고 삶을 연주하고자 한다.
불안의 응대, 삶의 환대 ● 불안의 순서 속에서 궁극의 종착지는 죽음이라는 깨달음이다.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소멸뿐이다. 삶이란, 결국 숲에 놓여 있는 몸을 담을 관 속에서 영원한 평안을 유지하며 종료하는 것이다. 인간의 불안은 숭고하고 경외로운 교의(交椅)로서 의미가 깊으며, 죽음에 대한 제의(祭儀)에서 소멸하지 않고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의지는 문슬 개인의 서사적 삶에 바탕을 두며,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불안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침체 중인 근원을 휘저으며 응대한다. 정장으로 의관을 정제한 옷에 숟가락을 꽂은 사진은 억눌린 것으로부터 일어서려는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 유한의 시간 속에서 희망하고 절망하고 다시 사랑하는 변증 속에서 문슬은 삶과 생활의 입체적인 연주를 하고 있다. 불안의 정면을 응시하며 과거로부터 출발한 반복과 현재 진행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 심리적 불안을 발현하는 문슬의 사진들은 그러므로 조난자가 던지는 사이렌이며 불안을 자각하고 끊임없는 구조신호를 보냄으로써 삶의 끈을 놓지 않는 것으로 지속한다. 우리는 그의 사진에서 마음과 마음이 불일치하여 불화하는 감정을 '불안'으로 진단하고 위무하기 위한 의지를 보았다. 불안에 대한 소란을 합의하고 대상을 배치하여 잠복한 것을 파헤치기 위한 연속적인 작업의 과정을 확인했다. 이처럼 불안을 응시하고 해체하는 방식은 궁극에는 삶을 환대하는 일이다. ● 불안의 감정은 현실의 가장 예민한 자각에서부터 온다. 불안을 잘 다룰 줄 아는 문슬은 우리가 불안을 직시하는 것만이 삶을 살아가는 일이자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자각은 결국 삶에 대한 뜨거운 애착이면서 악착이다. 이 같은 안간힘으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불안의 서』다. 따라서 이 사진집은 그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장편의 서사구조를 따랐다. 사진마다 문슬의 개인적 서정성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시편들로 가득하며 한 권의 시집으로서 충분하다. ■ 하기정
불안의 서(序) ● 삶은 잠시 찬란하다. 잠시 찬란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다. 그 불안은 두려움과 다르며 근원은 명확하지 않다. 두려움은 대상이 있지만 불안은 뿌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고독해하거나 고독으로 포장된 외로움을 느낀다.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을 '불안장애'또는'이상심리'와 같은 증후로 간주하지만 그것은 실존과 부재의 경계에서 생기는 슬픔과 같다. 또한 우리는 영원과 하루로 구성된 두 개의 방을 오락가락한다. 무한하고 고요한 영원을 염원하며 유한한 하루 사이에서 방황하며 불안해한다. ● 이러한 불안은 육체적으로 쇠약해지는 인생 후반기에 더욱 두드러지며 무의식에 내재된 여러 가지 고통과 상처와 함께 섬뜩한 장면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을 떨치기 위해 종교에 기대어 다기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히거나, 예술의 그림자를 쫓기도 한다. ● 나는 사잔 작업에 몰두하며 이러한 불안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불안이 숨을 죽이고 웅크린 채, 해질녘 어스름처럼 나타날 때 그것을 흑백의 톤으로 담았다. 이때 불안은 사진과 연대하여 말을 건네고, 잠시 찬란했던 삶은 공허한 잿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잿빛은 불안의 서(序)로 다가왔다. ● 불안의 서(序)에는 거즈(gauze), 면, 리넨, 촛불, 교의(交椅), 가리개, 나비 등 자주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있다. 무의식이 발동하여 촬영했지만 이들은 생과 사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들은 모두 죽음과 제의(祭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며 대부분 흰색의 사물들이다. 흰색은 배내옷과 신부의 드레스처럼 출발의 의미와 더불어 수의와 상복처럼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죽음을 생의 끝으로 간주하지 않고 순환적 양태로 여기기 때문에 태양빛과 같은 흰색을 상복으로 착용하였다. 이는 죽음에 대한 동양인들의 긍정적 자세를 나타낸다. ● 그러므로 불안의 서(序)는 무의식에 내재된 불안에 대한 제의(祭儀)일 뿐만 아니라억압된 본성을 회복하고 묵묵히 일어서려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이다. 즉 불안한 존재를 극복하고 무의식에 내재된 상처와 굳은살을 벗기고 존재 이유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다. 그래서 잠시 찬란한 삶이 불안하고, 불안해서 더 애달픈 저 너머의 것들을 사랑하며 사진으로 불안의 굿판을 벌인다. ■ 문슬
Vol.20250220b | 문슬展 / MOONSEUL / 文瑟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