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5120 전시공모 『공유시선』 선정작가 프리뷰展
초대일시 / 2025_0124_금요일_05:30pm
참여작가 김민철×노경민_이용빈×최서현 심정우×임성빈_윤정민×하성욱
주최 / 문화살롱 5120_노원구청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월,공휴일 휴관
문화살롱 5120 Culture Salon 5120 서울 노원구 공릉로51길 20 B1 Tel. +82.(0)2.948.1217 salon5120.com @salon_5120
"그녀가 가장 아꼈던 낱말은 숲이었다. 옛날의 탑을 닮은 조형적인 글자였다. ㅍ은 기단, ㅜ는 탑신, ㅅ은 탑의 상단, ㅅ-ㅜ-ㅍ이라고 발음할 때 먼저 입술이 오므라들고, 그다음으로 바람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새어 나오는 느낌을 그녀는 좋아했다." (희랍어 시간 中, 한강) ● 문화살롱 5120에서 청년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는 전시공모 프로그램인 공유시선의 프리뷰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네 팀 총 여덟 명의 작가들이 참여합니다. 어느덧 2회차에 접어든 공유시선의 본 전시는 모두 2인전으로 진행됩니다. 개인전도, 단체전도 아닌 2인전은 일종의 듀엣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듀엣은 일종의 대화가 아닐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조형 언어라는 단어를 흔히들 사용하곤 합니다. 각자의 조형 언어를 사용하는 두 작가가 모여 함께 전시를 만드는 일이 듀엣이라면, 조형 언어들이 마주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화음은 어떻게 조응할까요? 각각의 음들은 탑처럼 쌓여서 수직을 이룹니다. 그렇지만 화음은 단순하게 쌓이기만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스며들어야 합니다. 일종의 배접과도 같이 말이죠. 각각의 듀엣에서 만들어진 화음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김민철·노경민은 '풍경'을 그리고, 조립합니다. 김민철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개별 단위들은 고향 풍경의 재인식이며, 그러한 실험의 일환으로 흑색과 백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경민은 최근 외조모의 회고록에서부터 출발하여 거대한 역사 속에서 유기된 개인의 죽음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또한 풍경과 결부됩니다. ● 이용빈·최서현의 작업은 '대상(object)'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빈은 디지털 이미지를 오프라인의 공간에서 구현하고 있는데요. 유기물도 무기물도 아닌 게임의 캐릭터는 조각의 형태로 변환됩니다. 반면 최서현은 생명체들을 대상으로 죽음과 생명 또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탐구는 자연스럽게 아름다움으로 향합니다.
윤정민·하성욱의 '매체'는 조각입니다. 그렇지만 소재나 여러모로 봤을 때 회화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드로잉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조립하는 윤정민의 작업 방식은 철과 한지 등 여러 재료와 혼합하며 이루어집니다. 또한 하성욱은 가죽을 가지고서 새로운 형태를 조형하는데, 이러한 그의 관심사는 제목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세우기라는 단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건축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서 기인하였습니다. ● 심정우·임성빈은 이미지들을 '추출'합니다. 저해상도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임성빈은 원본으로부터 멀어진 이미지들과 조잡하게 변형한 형태를 결합하여 새로운 실체를 만들어냅니다. 심정우는 현재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현재를 시스템과 게임으로 치환하여 세 가지 카테고리(Routine, Knowledge, Adventure)로 구분합니다. 그 안에서 유기적으로 실행되고 종료되는 존재가 이번 전시에서 그가 추출한 이미지입니다.
이러한 듀엣들이 모여 코러스가 됩니다. 순차적으로 진행될 네 번의 공유시선 전시들은 서로의 앞과 뒤에 배치되어 코러스가 되며, 프리뷰에서 만나 또 다른 코러스가 됩니다. 미리 본다는 말 그대로 먼저 선보이는 프리뷰 전시의 작품들은 다음 전시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이처럼 코러스의 감각은 수평적이며, 듀엣과는 또 다른 구조를 발생시킵니다. 이렇게 입체적으로 팽창한 듀엣과 코러스는 숲이 됩니다. ■ 김반석
Vol.20250124b | 듀엣과 코러스와 숲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