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태우며 두드리는 공간

김현展 / KIMHYUN / ?? / mixed media   2024_1213 ▶ 2024_1219

김현_운세조형 24,6,20_동판, 스테인리스 스틸, 종이에 연필_158×75×5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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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울산관광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가기사진갤러리 Gagi Gallery of Photography 울산 중구 중앙길 187 2층 Tel. +82.(0)52.246.2485 @gagi_gallery

작년의 전시 '허상을 향한 겨냥'에서는 조각의 외적인 형태보다는 내부 공간에 집중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이 전시에서 나는 관을 조각에 부착하여, 관람자가 조각 내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나 공명의 변화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구상했다. 그러나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외부의 이미지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로 인해 나는 '조각이 겉 모양과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해답은 아직도 명확하게 찾지 못했다.

김현_운세조형 24,6,20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6,20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6,20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6,20_부분
김현_그을도면_방염포, 불로 태운 그을음_120×104cm
김현_그을도면_방염포, 불로 태운 그을음_120×104cm
김현_운세조형 24,5,9_동판, 스테인리스 스틸_122×80×52cm
김현_운세조형 24,5,9_부분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나는 창작자로서 겉의 형태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의 전시를 기획하며, 작년 작업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다. 작년의 작업이 '보이지 않는 내부 공간을 상상하고 귀 기울여 듣는 조각'이라면, 이번 작업은 '조각의 안과 밖을 동시에 조명'하며, 그 공간과 차원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구조적으로 틈을 많이 두어, 겉에서 보았을 때 내부가 드러나는 형식으로 작업을 구성했다.

김현_운세조형 24,9,3_동판, 스테인리스 망, 폐목, 석고, 우레탄폼, 에폭시_170×127×127cm
김현_운세조형 24,9,3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9,3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9,3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9,3_부분
김현_운세조형 24,9,3_부분
김현_그을도면_방염포, 불로 태운 그을음_120×104cm

기존 작업인 '운세조형'은 매일의 '오늘'을 재료로 삼아 그것을 조형화하는 연작으로, 나 자신의 운세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나는 매일의 운세에서 뜬금없거나, 나와 관계없지만 마치 나를 규정하는 듯한 문구들을 추려내어, 이를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시각적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운세에서 얻은 텍스트와 관련된 이미지를 선택하고, 때로는 전혀 상관없는 이미지를 수집하여 그것들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뒤섞고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를 모색하는 조형 실험이다.

김현_자르고 태우며 두드리는 공간展_가기사진갤러리_2024
김현_자르고 태우며 두드리는 공간展_가기사진갤러리_2024
김현_자르고 태우며 두드리는 공간展_가기사진갤러리_2024

이번 전시에서 나는 '그을도면' 이라는 작업을 통해 조각 이전의 차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이번 조각 작업은 주로 동판을 사용하여 단조 형식을 시도한 작품으로, 동판을 강한 불로 달군 뒤 망치로 두드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문득, 이 과정을 방염포 위에서 그림으로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조각의 과정 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림은 달궈진 동판의 흔적이 남아 추상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그을도면'이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 '그을음을 이용한 도면'을 의미하지만, 도면이 갖는 다른 의미로는 '책임이나 맡은 일을 벗어나려는 꾀'라는 뜻도 포함된다. 나는 이를 평면 판이 가진 차원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로 비유하고 싶다. 즉, '그을도면'은 단순히 그림이나 도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 제약을 넘어서려는 시도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차원의 형식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이 모든 과정들이 이어져, 내가 가진 조각의 겉 모양을 넘어서는 차원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 김현

Vol.20241213h | 김현展 / KIMHYUN / ?? / mixed media

@ GIAF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