틂_바늘귀에 걸린 오래된 이야기

구멍을 뚫어 시간을 연결하면 ● 퍼붓는 소나기 같은 미싱의 장단으로 나는 선을 넘어간다. 바늘귀에 걸린 오래된 이야기는 구멍을 타고 넘나들며 이어진다. 그림의 반대편으로 내려간 실을 따라 '저절로의 공간'에 도착한 미싱과 나는 바람이 익힌 조각들을 모아 몸집을 만들고, 거대한 산과 숨 막히는 벽을 흔들어 깨운다.

김보라_한 줌 시간_강모래, 색모래, 광목, 나뭇가지, 실_가변설치_2024

김보라_틈1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2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3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4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5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6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7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9_한지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 실_23×15cm_2024

김보라_틈10_한지에 아크릴채색,나뭇가지, 실_23×24cm_2024

김보라_시원한 바람이 부는 집에서_한지에 아크릴채색, 재봉_83×57cm_2024

김보라_틈틈이놀이_광목, 나뭇가지, 실_가변설치_2024

김보라_틂_바늘귀에 걸린 오래된 이야기展_대안예술공간 이포_2024

김보라_위풍당당_실, 녹슨 철근, 나뭇가지_가변설치_2024

김보라_벽, 틈, 힘_천위에 아크릴채색, 재봉_350×150cm_2024

김보라_바람이 익힌 틈_광목천에 아크릴채색 나뭇가지_가변설치_2024

도시의 틈새, 무너진 골목에 작업실이 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빈집의 대문은 무심히 줄지어 있고, 조각난 길바닥에는 맨 처음에 있던 풀이 무성하다. 바늘구멍을 빠져나온 실로 새로운 길을 내고, 촘촘하게 뻗어 나가는 나의 그림을 닮았다. 날이 선 갈등은 무뎌진 마당에 묻혔고, 허리가 휜 사연들은 떠난 집의 틈에 박혀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왜 경계를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지, 드나든 발걸음이 길을 만든 모퉁이에서 답을 찾는다. 뚫고, 밟고, 잇는 '틈의 행보'로 익숙하고 낯선, 비빌 언덕을 찾아낼 것이다. ■ 김보라

Vol.20241129m | 김보라展 / KIMBORA / 金保羅 / painting.se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