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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그레고리 마스 홈페이지_www.nayoungim-maass.com 블로그_nayoungim-maass.blogspot.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에르메스 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1월1일,29일,30일 휴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Atelier Hermès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45길 7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B1 Tel. +82.(0)2.3015.3248 maisondosanpark.hermes.com/ko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4년 11월 22일부터 2025년 2월 2일까지 아티스트 듀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개인전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 (Paranoia Paradise)"를 개최한다. ● 2004년부터 공동작업을 해 온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지난 20년간 아티스트로서 전방위적이라 할 만큼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함께 펼쳐왔다. 스튜디오 내에서 행하는 조각/회화 작업은 물론이고, 대규모 공공 설치 작업과 프로젝트형 갤러리 운영, 전시기획, 출판, 커뮤니티 워크숍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활동은 쉼 없고 부지런한 것이었다. 다작의 작가이기도 한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도 무려 6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매 전시마다 각양각색의 형상들을 대거 소개하는 까닭에 관객이 제공받는 그들 작품세계에 대한 시각적 정보는 차고 넘친다 할 만큼 풍부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늘 작가의 작품을 잘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과잉에 가까운 정보에도 불구하고 김 & 마스의 작업이 여전히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식별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들을 뒤엉키게 한 조합 방식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시공간적으로 출처가 먼 것들의 이질성을 전혀 개의치 않고 이식하여 부조화를 조장하는 일, 논리나 아름다움보다는 놀라움을 추구하는 일, 때로는 희화화를 통해 불경함을 야기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이는 보는 이들에게 흥미와 더불어 불편함이라는 양가적인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언어유희에 가까운 제목은 작품의 의도를 더욱 불투명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예술작품에서 기대하는 정제된 양식이나 공감의 정서와는 거리가 먼 혼종과 그로테스크의 세계인 것이다. ● 김 & 마스는 이를 "프랑켄슈타인化 (Frankensteining)"라 일컫는다. 납골당이나 묘지에서 훔친 시체 조각들을 조립한 뒤 전기충격을 가해 사람을 만들고자 했던 미친 의사 이야기를 빗댄 것이다. 여기 저기서 수집한 사물과 아이디어를 일부씩 떼어내고 재조립해서 기이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자신들의 작업방식 또한 그 행위와 유사하다고 보았다.
사물의 기호에 집중하는 김 & 마스의 작업은 동시대의 대표적인 예술적 태도인 '포스트프로덕션'의 관점으로도 파악해 볼 수 있다. 작가가 작업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사물들과 이미지, 아이디어는 이미 존재하는 문화 생산품들이기 때문에 흔히 레디 메이드나 차용의 개념으로 이해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자르기, 덧붙이기, 칠하기, 바느질하기, 용접하기 등 두 사람 각자가 잘 하는 방식으로 재가공 단계를 거친 것이다. 즉 디제잉과 같은 편집 방식으로 문화적 대상을 선택하고 새로운 문맥 속에 삽입한 것이다. 이는 재활용 행위를 통해 저자성이나 독창성 같은 개념을 깊이 있게 재검토하는 행위로서 단순히 차용이라는 '소유'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동시대 문화형식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포한다
김 & 마스의 작업은 넘치는 시각적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어떤 단일한 독해를 지향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수집한 사물과 아이디어가 의미의 전달체라기 보다는 용도에 봉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사물의 수집은 '샘플링'에 다름없고 기억의 파편들을 모으는 것이다. 거기에 내포된 의미는 대부분 개인적인 기억이나 감정과 연루되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와 관객은 각자 자기만의 경험에 기대어 그 의미를 생성할 수밖에 없다. '편집증의 낙원'은 정보 과잉에도 불구하고 결핍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 대한 은유이자, 노출된 수많은 사물들 사이에서도 편집증의 호사를 동경하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궁금증 앞에서 서성거릴 관객들이 만나는 세상을 은유한다. ■ 아뜰리에 에르메스
Vol.20241122e | 김나영+그레고리 마스展 / Nayoungim+Gregory Maass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