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 박경덕 인스타그램_@artist_oliver_park 유시라 인스타그램_@sira_art 이루리 인스타그램_@ruri_92 이희춘 인스타그램_@leehiechun_ 장우석 인스타그램_@teabag1024 최은우 인스타그램_@ark83731
초대일시 / 2024_1122_금요일_04:00pm
참여작가 김민희_박경덕_소찬섭_유시라_이루리 이정란_이희춘_장우석_최은우_한정무
주최,주관 / 전주시_전주문화재단_한국탄소산업진흥원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열린관광지_뚝딱365 탄소수소융합산업연구조합_카텍에이치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팔복예술공장 Factory of Contemporary Arts in Palbok, Jeonju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팔복동1가 243-86번지) A동 2층 전시실 Tel. +82.(0)63.212.8801 www.palbokart.kr www.facebook.com/palbokart @__palbok__art
탄소원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입자가 연결된 유연하고 가는 실로, 씨실과 날실을 직조하여 중첩된 탄소섬유는 놀라운 강도를 발휘한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이질적인 속성을 동시에 지닌 탄소섬유는 조각, 설치, 회화 등의 매체와 융합되어 물성과 개념이 맞물리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언어를 만든다. ● 이러한 신소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는 기존의 조형 방식을 뒤흔드는 창조적 혼란을 경험하며,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시대의 불확실성과도 공명한다. 급변하는 기술과 환경 속에서 예술가가 새로운 매체를 탐구하며 마주하는 변화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전환과도 연결성을 보인다. ● 디지털 혁신과 기후 위기의 이중 압력 속에서, 예술은 단순한 표현 도구를 넘어 변화를 추동하는 힘으로의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빠르게 변모하는 세계와 발맞춰 쏟아지는 첨단소재를 예술의 언어로 번안함으로 '물질성(materiality)'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 탄소예술기획전 참여 작가 10인은 한 해 동안 물리적 소재와 비물질적 경험 사이에서 기술과 예술, 그리고 환경적 책임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가 겪는 수많은 혼란을 관람객과 공유함으로, 물질의 가능성을 예술적 경험과 사회적 메시지로 확장하여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또한 존재의 본질과 세계와의 관계를 되짚어 살펴볼 계기를 마련한다. ● 이번 전시 『탄소와 예술; 번안된 매체』는 탄소소재가 갖는 기능적 가치를 넘어, 예술 매체로 번안되어 탄소예술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고유한 예술언어로 증축해 나아가는 10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에게 물질과 형식, 그리고 개념의 경계가 유동적인 현대 예술의 생태를 체험하게 함으로, 함께 맞이할 내일의 자세에 대해 논의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이길빈
김민희(Kim Minhee, 1978-)는 전통회화나 민화를 통한 영감으로 장수와 건강 등의 의미가 담겨있는 장생도를 주소재로 작업한다. 십장생 중 하나인 돌을 아버지의 수석으로 대체하여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아버지의 안녕, 나아가 다수가 희망하는 염원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 돌이란 작은 알갱이인 광물의 집합체로, 작가는 광물을 각자의 소망하는 마음으로, 돌은 그 소망들이 모여 이룬 단단하고 견고한 행복이라는 의미를 새겨 작업을 전개한다. ● 기존 작업에서 주로 사용해온 전통재료인 한지, 닥섬유, 모래, 운모 등을 탄소원사와 혼합하여 재접목, 다양한 질감 및 구조 연구를 통한 작업을 보여준다. 탄소와 장생도를 품은 돌이란 뜻을 지닌 '탄생석'이라는 주제로 장생도, 호작도, 화조도, 연화도 등을 모티브로 하여 작업하였다 ● 이를 통해 과거와 현대의 만남이 미래의 새로운 장르로 발현되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을 담고 있다.
박경덕(Park Gyeoungdeok, 1994-)은 조형작업에 키네틱 아트를 접목하여 작업하는 작가로, 작가의 세계관 안에서 가변하는 작품들은 시간을 지칭하는 바늘을 의미한다. ●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의 신체적 참여와 외부의 접촉, 또는 자극 등 자연히 생성되는 동력으로 인해 움직임을 갖게 된다. 인위적인 동력장치 없이 중축을 통해 회전하는 작품들은 오롯이 자연하고 일방적이지 않은 시간을 생성한다. ● 작가는 이러한 움직임이 중첩돼 만들어내는 공간 속에서 미세한 변위를 끊임없이 연출하는 초침, 분침, 시침을 시간의 당위성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고 예측 불가능함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 높은 강도와 경량성을 지닌 탄소 섬유의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반되는 소재인 금속을 활용하여 유사한 크기와 형태로 제작, 외부의 에너지를 동시에 받았을 때 나타나는 시간의 격차를 표현하여 물질간의 경험의 차이를 느림 혹은 빠름의 미학에 빗대어 표현했다.
소찬섭(So Chanseob , 1968-)은 주로 목재와 석재, 그리고 변형된 인체와 달의 형상 등의 소재가 갖는 서정성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섬세하게 구현하여 삶과 자연에 대해 말하는 작가로, 이번 시리즈에서는 검은빛을 띤 흑연의 물성을 활용하여 바다와 호수의 수면 이미지를 감성적 조형언어로 표현한다. ●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부터 작업을 전개하는 작가의 조형언어를 통해 표현된 변형되고 함축된 형상들은 저마다의 삶 속에서 소외되고 움츠러든 사람들의 고독과 우수가 담겨있다. ● 소재를 깎고 다듬고 연마하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고행하듯 스스로를 정화하고 그 흔적에서 발현된 노동의 가치와 숭고함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목판을 투각하여 저부조 형식으로 표현된 이번 작품은 조각과 회화의 경계에서 입체적인 평면성을 보여준다. 이에 더하여 비정형의 중첩된 흑연의 선으로 이루어진 형상은 빛에 반응하여 아련한 수면의 일렁임을 유연하게 전달한다. ● 독백적이면서도 관조적인 인물들을 통해 주체와 객체 사이를 오가는 시각적 사유를 보여주는 이번 작업은 통제 불가능한 삶이 지니는 양면성을 흑연의 가장 어둡지만 빛나는 고유한 성질을 통해 극대화한다.
유시라(Yu Sira, 1991-)는 한지를 만드는 주재료인 닥을 다루는 작가로, 늘어트리거나 엮는 행위를 통해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관습, 그리고 생과 사에 대해 작업으로 풀어낸다. ● 자연의 소재인 닥과 산업의 소재인 탄소섬유는 가볍고 유연하지만 강인한 공통 속성을 지녀, 이러한 유사성을 매개로 재료적 실험을 거친 작가만의 작품세계를 연출한다. 소거되지 않는 탄소섬유의 특성과 같이 영원히 지속되며 변형되는 존재의 순환을 표현하고자 한다. ● 작품은 죽음과 탄생의 순환구조를 다루고 있으며, 비슷한 듯 다른 개별의 형상들은 생명과 죽음의 다양한 양상을 비추어 색상의 변주를 통해 객체의 개별성을 나타낸다. 복잡하게 얽힌 조형물은 탄소섬유의 촘촘한 직조와 결부되어 생사의 불가피한 연결성을 나타내며, 무한하게 변형이 가능한 소재의 특성이 마치 또 다른 삶을 예고하듯 작업을 전개한다.
이루리(Lee Ruri, 1992-)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이 어떠한 형태로 개인의 시간 속에 축적되어 개별의 정체성과 감정의 지형으로 발현되는 지를 깊이 탐구하는 작가이다. 매순간 마주하는 작은 사건과 미세한 감정의 층위를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에 투영, 하나의 존재로서 자아 정체성을 부여하여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을 살핀다. ● 작품은 단순한 외적 변화를 넘어, 내면의 성찰과 감정의 흐름을 담아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표현한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재현함으로 관람객이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촉매제가 되어준다. ● 개인의 성장 과정은 결코 직선적이지 않으며 예측할 수 없는 굴곡 속에서 의미와 가치가 발견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개개인의 성장과정이 갖는 의의와 가치를 다시금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감각하는 예술적 경험을 전한다.
이정란(Lee Jeongran , 1995-)은 살아가며 겪는 인간으로서의 번뇌를 조형감있는 작업을 통해 풀어내는 작가로, 이번 작품에서는 규칙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진 탄소섬유로 자연물을 표현하여 낯선 익숙함을 보여 준다. ● 자연은 멀리서 보기엔 질서없이 무작위로 형성된 듯 보이지만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듯한 그들만의 정확한 패턴과 개별성, 그리고 질서를 가지고 균형을 이루어 생성되고 소멸된다. ● 자연의 일부이자 자연으로부터 생성된 인간은 이러한 질서를 철저히 무시하고 필요에 의해 인위적인 불균형과 혼란을 야기해 왔다. 인간의 삶이 편리해질수록 자연의 에너지는 흐트러지고 점차 무질서해져 결과적으로는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 작가는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이제서야 자연과 인간의 균형을 되짚어 보는 이 시기에, 주체성을 가진 인간,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인지 작품을 통해 낯섦을 인식하길 바란다. 또 신소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
이희춘(Lee Hiechun, 1963-)은 동양회화의 기법과 소재를 통해 캔버스를 벗어나 감각적인 회화작업을 전개하는 작가로, 이번 작업을 통해 매체적 탐구를 실행, 한지와 탄소를 접목하여 현대미술의 표현방식을 담은 작가만의 '서체추상'을 표현했다. ● 동양의 '書' 문화는 인간 활동의 전달 수단으로서 정신문화와 미적 조형성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현대인은 '書'의 문자성을 배제한 채 조화, 균형, 변형, 통일 등의 요소를 통해 '서체'를 조형성의 실험 대상으로 삼아왔다. 오늘날 '서체'는 '書'의 의미와 인간의 조형 의지가 결합되어 예술의 영역에서 새롭게 다루어지고 있다. ● 작가는 20년 전 '서체추상의 조형성'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 작업을 통해 이러한 학문적 연구를 시각적으로 실현할 기회로 삼았다. ● 작품은 동서양과 신소재를 가로 지르며 캔버스에 드로잉과 탄소, 우레탄 등으로 표현한 뒤 한지를 접합하여 날카로움을 잠재우고 은은하게 비친 탄소섬유의 질감을 검은 색 아크릴로 마무리하여 깊이감을 형성했다. 이 과정은 동양의 전통적인 미적 요소와 현대적인 기법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장우석(Jang Wooseok, 1981-)은 현시대를 대변하는 우리들이 겪는 세대적 이슈를 반영한 인간 형상을 나열하는 작업을 전개한다. ● 이번 작업을 통해 탄소원사를 활용한 라인 드로잉을 기존 작업의 소재에 접목하여 자유로운 선표현이 두각된 표현기법을 연마했다. 탄소원사는 실과 같은 유연성을 지녀 표현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실과 같은 필라멘트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3D펜을 떠올려 탄소원사를 3D펜에 통과시켜 지지대로 활용, 접착 스프레이를 종이, 벽체, 나무 등에 도포하여 형상을 만들고 지지대에 설치하여 완성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시대 안에서 공존하는 인물들을 병치함으로, 개인과 사회, 그리고 시대의 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최은우(Choi Eunu, 1983-)는 사회 병리적 문제로 이어지는 현상들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패턴이 가미된 세밀화 및 조형예술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 이번 작업을 통해 탄소섬유를 '프리프레그 진공성형' 방식으로 스테인레스 틀에 압축 성형하여 '탄소섬유 캔버스'를 연구·제작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열을 만나 강하고 유용하게 변모하는 탄소섬유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가가 전작부터 이어 온 '사회적 외로움'을 주제로 한 이번 작품은 외로움 속에서 재생의 의미를 탐구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고립의 경험은 마치 강한 열에 노출된 탄소섬유가 단단하게 변모하듯, 인간을 더욱 깊이 있는 존재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고통과 인내를 통해 새로운 강인함으로 변모하는 삶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 작품 전반에 타오르는 듯 비추는 인물들은 '푸른 불꽃'의 형상을 띄고, 이는 가장 뜨겁고 강한 불의 성질을 갖는다.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의 힘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이 푸른 불꽃은 물질과 정신 모두에서 경험되는 재탄생과 회복의 서사를 담고 있다.
한정무(Han Jeongmoo, 1972-)는 원리분석을 기반으로 한 조형작업을 전개하는 작가로, 탄소섬유가 매체로서 작용하는 방식을 탐구하여 작업에 적용한다. ● FRP(Fiber Reinforced Plastic) 위에 탄소섬유를 적층하고 연마하여 내부 구조와 섬유의 결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방식을 구현하여 제작된 지난 작업의 실험을 통해 예술 매체로서의 탄소섬유의 조형적, 기능적, 물리적 특성을 탐구했다. ● 작가는 재료 자체의 물성뿐 아니라 작품이 해석되는 방식 또한 주목한다. 관객의 적극적인 신체적 참여를 유도하여 작품과 관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관객의 시지각적 판단을 좌우하는 정보를 제한하여 작가가 개입되지 않은 온전히 관객 스스로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감상을 권한다. ■
▶ 2023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와 예술 ; 연대와 확산』 전시영상 ▶ 2022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와 예술 ; 유기적 집합』 전시영상 ▶ 2021 탄소예술 기획특별전 『예술과 매체: 영감의 시작』 전시영상
Vol.20241120e | 탄소와 예술 ; 번안된 매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