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강다원 그래픽디자인 / 황정아 사진 / 남형석 설치 / 청기와
관람시간 / 01:00pm~07:00pm 30일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안팎스페이스 Annpaak Space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 96-1 2층 annpaak-space.com @annpaak_space
사라질 기억을 조금이라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메모지에 기록을 남겨 시선이 머물 자리에 붙여 둔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노란 종이들은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제 역할이 끝나면 버려진다. 간단한 글로 적힌 오늘의 생각은 그렇게 내일을 위해 남아 있지만, 금세 떨어질 듯 일상의 사물 위에 위태롭게 붙어 있다.
『Honestly: Sticky Notes』는 "솔직히..."라는 부사가 빈 자리를 맴돌고 있는 어느 대화에서부터 출발했다. 대화를 막 시작할 때, 입에 달라 붙은 이 말은 친밀감에 힘을 실어 주며 상대방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듯 보이지만, 입버릇임을 깨닫는 순간 힘을 잃는다. "솔직히..."는 언제, 어떠한 말 앞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 말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말과 말 너머로 사라져 버린다. 이러한 일상의 발화 속에서 우리 사회에 순환하고 있는 곧은 마음을 꺼내려는 열망은 계속해서 등장한다.
전시는 솔직한 표현과 감정을 탈부착 가능한 메모지에 빗대어, 네 명의 참여 작가들이 머금고 있는 서로 다른 솔직함의 정도를 가늠한다. 흰 벽의 전시 공간은 메모로 뒤덮일 백지다. 순수, 진실, 거짓 없음 등 어떤 단어로도 대치하기 어려운 '솔직함'의 태도는 낱개의 메모지에 비유된다. 네 명의 작가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세계에 취약한 창작자에 의해 달라지거나, 몇 번의 여과를 거쳐 추상적인 형태로 변화하기도 한다. 솔직함의 과잉과 소진으로, 즉 이주연에서 김지원으로, 황유윤에서 차미정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낙하하는 메모지처럼 감정의 정도는 옅어 진다.
『Honestly: Sticky Notes』는 서로의 진심을 원하고, 익명을 내세워 마음을 뒤집어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진솔하지 못한 태도를 마주하는 우리의 시대와 가까이 있다. 그러한 삶 가운데, 이 곳에서는 말의 허공을 떠도는 표현과 고백을 잡아내, 작업 곁에 잠시나마 붙여보기를 시도한다. ■ 강다원
Vol.20241115c | Honestly: Sticky Not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