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cent Square

무죄의 순결한, 큐브 깍뚝썰기 광장

권수연展 / GWONSUYEON / 權琇姸 / sculpture.installation   2024_1112 ▶ 2024_1123 / 일,월요일 휴관

권수연_이중창문_창문, 청테이프, 거울_90×54×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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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연 인스타그램_@gae_gul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2024 청년예술인창작지원 사업」 으로 선정되어 개최되는 사업입니다.

후원 / 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해시 CULTURE SPACE HAESI 인천시 남동구 문화서로23번길 12 재홍빌딩 3층 인천 민예총 Tel. +82.(0)32.423.0442 artincheon.com/해시

권수연(b. 1998)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조소과 학사를 졸업하였고,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다. 2024년 스페이스 유닛4의 작가공모에 선정되어 개인전 『전시 공간 구성을 위한 12가지 장치들』을 선보였다. ● 권수연은 예술작품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조건에 대한 실험에 몰두해왔다. 첫번째는 사물에 대한 실험으로,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체계를 비트는 작업을 진행했다. 가령 「soft chair」(2023)은 플라스틱 의자 안쪽의 구조를 뒤집은 것이며, 「Freezing path」(2023)은 볼록한 에어캡을 오목하게 뒤집는 작업이다. 이로 인해 사물은 기능을 상실하고, 흩뜨려진 의미 사슬들은 부유하게 된다. 두번째는 전시공간에 대한 실험으로, 권수연은 일상의 공간과 미술관의 구분을 넘나든다. 작가는 예술을 미술관안에서 사물이 작품으로 변하는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화이트 큐브 안, 사물 밖의 전시 형식에서 찾는다. 전시의 소개 글은 핸드아웃이자 작품 「a High-minded act of excretion」(2024)의 A4 뭉치가 되고, "전시 공간 구성을 위한 12가지 장치들"은 전시명이자 회화로, 심지어 회화의 작품명으로 공존한다. 얽혀버린 전시의 구성 요소들은 마치 그 자체로 작품이 될 것만 같은 환상을 부여하게 된다.

권수연_블랙홀_스펀지_130×130×130cm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을 구성하는 조건에 대한 권수연(b. 1998)의 세번째 실험으로, 개념미술의 형식을 실험한다. 그린버그의 형식주의가 예술을 매체의 물리적 속성으로 환원하여 그 본질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예술이 예술 외부와 맺는 모든 관계를 거세해버렸다면, 그 반대편에 선 개념미술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물리적 형식을 반대하고 신화적 독창성의 해체를 예찬하면서,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하여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만들어진' 질서와 규칙 아래 수집된 허상에 예술적 근거를 부여하고 그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은 마치 유령처럼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게 된다.

권수연_영원한 조각_퍼티, 우레탄폼_83×26×22cm

전시 타이틀 『무죄의 순결한, 큐브 깍뚝썰기 광장』은 영단어 "innocent"와 "square"의 국문 뜻을 무분별하게 나열한 것으로, 권수연은 이곳이 화이트 큐브임을 자처한다. 가령 「유령비닐」(2024)은 비닐의 한쪽 끝을 집어 매달아버리며 "유령비닐"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작업이다. 그 어떤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개념미술은 권수연의 작품에 힘을 실어주며, 한낱 사물에 불과한 것에 예술이라는 껍데기를 씌워 준다. 완전한 레디메이드도, 조각도 아닌, 의미가 부여됨에 따라 잠시 조각처럼 존재하다 흩어져버리는 '유령'은 위태하게 개념으로써 떠받들어진다.

권수연_우리의 삶 전체가 연극일 수 있다고_커텐_77×53cm

「느슨해진 로버트 모리스의 엘자빔」(2024)은 로버트 모리스의 'L자 빔'의 스타일을 가져오지만 그 크기와 의미를 대폭 축소시킨다. 이렇게 계획된 퇴폐성은 원본과 마찰을 일으키는데, 작가는 깊이 없음을 내세움으로써 모호함을 증폭시킨다. 이로 인해 미끄러지는 개념은 예술적 깊이 대신 얕은 표면만을 무수히 늘어뜨릴 뿐이다. 유령은 종국에 '블랙홀'이 되어 개념을 흡수하고, 파멸할 듯 사라지지 않는다. 우뚝 선 조각을 세우고자 하는 작가의 강박은 거듭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튕겨져 나온 개념들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길 기다린다. ● 작가는 모든 것에 종지부를 찍을 블랙홀이 사실 검게 물들인 스펀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조각적 강박」(2024)이 모든 것을 흡수해버릴 종착지이지만 단지 스펀지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것이 허상이자 유령 그 자체임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예술의 모순을 역설하는 전시이며, 이 한편의 서문은 "Innocent square"를 떠받들게 되었다. ■ 김동민

권수연_비닐 유령_비닐_가변설치_2024

이 시기에 어떠한 조각적 강박이 들었다. 전시장 문을 통과할 수 있고, 포장랩을 싸면 찌그러지지 않고, 매달지 않고 전시장 바닥에 우뚝 서있을 수 있는 형태가 영원하고 거래가 가능한 모든 것을 총합할 수 있는 결정체의 조각. 애니메이션의 엔딩같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그런 조각적 강박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강박이 들면 들수록 나의 조각은 강박과 멀어졌다. 언뜻 초라해보이는 이 조각들은 명분으로 하여금 우뚝 솟아났기 때문이다. 가령 비닐이 유령이 될 수 있다거나, 스펀지가 블랙홀이 되거나, 커튼으로 우리의 일상이 예술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들 말이다. ● 나는 일상과 미술의 위계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한다. 겹쳐져있는 듯하지만 그것들의 경계는 인위적으로 나뉜다. 나는 미니멀리즘과 결을 같이 하는 부분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권위를 관객으로 하여금 가져오게 하고, 그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말이다. 작가만의 고뇌, 독창성, 정신 오직 작가만이 할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이 전공자인 나에게 까지도 너무 난해해서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관객에게 그 위계와 소외감을 없애고 일상의 엉뚱함으로부터 시작되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권수연_느슨해진 엘자빔_우레탄 막대, 경첩, 못_100×100×3cm×3_2024

여기서 정말 웃긴 건 나의 비닐이 너무나 초라하여 난해한 것보다 더 난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미술에 대한 믿음이 정말 굳건하기에 관객은 초라한 비닐을 초라하게 안보려고 노력할지도 모른다. 미니멀리즘에 대해서 느꼈던 모순점도 그러하다. 캔버스 뒤의 서명하나를 없앤다고 하였지만, 그것이 다시금 진품 증명서, 계약서등으로 더 복잡하게 대체되는 지점이 예시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반전이나 모순을 굳이 풀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놔두거나 표현하려 한다. 충돌하는 지점을 다시 가다듬는 것 또한 내가 항상 문제적으로 여기는 정해진 결과, 관념, 정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더욱 더 뻔뻔하게 그 자리를 지키도록 할 것이다.

이 전시는 나에게 일종의 실험이다. 60년대 이후 포스트 모더니즘이 도래하고 그 자리가 굳건함에 있어서는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만 아직도 일상과 미술, 작가와 관객의 경계는 분명히 나뉜다. 그것을 어느 정도 꼬집고 주장하여 간단하고도 초라하게, 혹은 허무맹랑하게 조각을 해내지만 그 의지나 언어가 더해져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그에 따라 관객들은 더 고심해야하고 시달릴 수도 있는 지점을 실험자처럼 바라본다. ■ 권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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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1112g | 권수연展 / GWONSUYEON / 權琇姸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