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같겠지만

박현순展 / PARKHYEOUNSUN / 朴賢淳 / installation   2024_1109 ▶ 2024_1122

박현순_세상에 작가가 너무 많다._철제 쥐덫, 튜브 물감_22.5×11×13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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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109_토요일_05:00pm

후원 / 경기도_경기문화재단 이 전시는 경기도가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6:00pm

갤러리 소소 GALLERY SOSO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569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0)31.949.8154 www.gallerysoso.com

말장난 같겠지만 ; 웃음과 유머의 미학 ● … 우리는 박현순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현실과 세계의 일상에 신선한 시각과 태도를 환기하게 된다. 우리는 그의 작업에서 어떤 웃음과 유머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바나나 대신 파를 있는 그대로 벽에 붙인 '파는 작품(2023~2024)', 축구공에 붉은색 글씨의 영어로 "I was a Car"라고 쓴 '이별(나는 차였어)( 2024)', 흙더미 위에 생일 케이크용 초를 꽂은 '흙수저 케이크(2024)', 쥐덫에 물감이 얹어져 있는 '세상에 작가가 너무 많다(2024)' 검은 우산에 흰 글씨로 쓴 '아! 맞다!(2024)', 효자손이 2개가 서로 맞잡고 있는 '손에 손잡고(2024)', 플라스틱 안내판이 서로 기대고 있는 '밀당(2024)', 전기코드가 마치 뱀이 뱀의 꼬리를 물고 있듯 서로 맞물려 있거나, 시계 끈이 서로 맞물려 있는 '우로보로스(2024)' 달걀판으로 만든 사각형의 '닭집(2024)'. ● 박현순 작가는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1929)' 또는 개념미술가 박이소가 2004년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우리는 행복해요'를 떠올리듯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와 이미지 또는 오브제가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결합하는 일련의 작업을 제시한다. 윤동천 작가나 이태호 작가의 작업 또한 이러한 계열에 속한다. 백남준 작가의 작업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국내외 현대 미술가들의 작업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20세기가 사상사적으로 언어철학의 시대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박현순_사랑(다른 곳을 보고 있더라도)_캡 모자_30×37cm_2024
박현순_이별(나는 차였어)_축구공에 아크릴채색_22×22×22cm_2024
박현순_말장난 같겠지만展_갤러리 소소_2024
박현순_손이 발이 되도록_플라스틱 발 모형, 반 코팅 장갑_31×25×17cm_2024

… 박현순 작가의 발상과 작업들은 필연적으로 웃음과 유머의 미학, 또는 독특한 말장난과 만나게 된다. 현대미술에서 언어의 유희는 철학적이며 성찰적인 미적 맥락에 놓이게 된다. 유머와 웃음, 풍자와 조소를 다루는 방식에서 박현순 작가의 작업은 조형적 센스 이상으로 더 폭넓은 인문학적 맥락과 시야를 제시하고 있다. 빨간 약과 파란 약이 당신 손에 쥐어진다. ■ 김노암

박현순_손에 손잡고_대나무 효자손_100×5cm_2024
박현순_파는 작품_파, 테이프_가변크기_2023~4
박현순_우로보로스#7_손목 시계_65×5×2cm_2024
박현순_사랑(Zineb Sedira, the lovers)_의자_80×180×36cm_2024

…유머스러운 말은 우리의 고정 관념이나, 딱딱한 생각 등의 빈틈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이러한 빈틈에서 '어이없음'이라는 것이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것을 하나의 감각으로 바라보고 작품으로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 ● …미안하지만 작가들이 작업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작업실에 쌓여있는 작품들을 보니, 이것들이 다시 쓰일 날이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같은 신세인 다른 작가의 작품들 또한 몇 배는 많을 것이고, 다들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다 보니 괜히 내가 세상에 무거운 짐을 하나 더 얹어버렸다는 죄책감까지 들어버렸고, 이럴 바에는 다 같이 작업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작가에게 작품 그만하라는 소리는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일 텐데, 죽자고 할 수도 없고… 예술이 아름다워지기란 어려운 노릇이다.

…'어이없다'는 것은 그것이 예술이기도 하면서 아닌 것 같음을 의미하는 말로 들렸다. 그렇다면 예술에서 멀어질 수 있는 방법도 여기에 있을 것이고, 그렇기에 더욱 어이없는 작업을 하는 것이 내가 가진 불만에서 멀어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 박현순

Vol.20241109b | 박현순展 / PARKHYEOUNSUN / 朴賢淳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