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4_1106_수요일_07:00pm
참여작가 / 이영민_이재현_조경재_조혜정_르모니에 장
주최,주관 / 대안공간 모호주택 후원 / 대구문화예술진흥원_대구광역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대안공간 모호주택 alternative space MOHO HOUSE 대구 중구 태평로22길 41-25 (북성로2가 3-2번지) 3층 모호주택 Tel. +82.(0)10.3323.7900 www.mohohouse.co.kr @moho_house
대안공간 모호주택은 지난 2023년 9월, 북성로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웃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인 '우리 이웃의 미술' 을 시작으로 대안공간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맥락을 이어 2024년 11월, 모호주택의 1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전시 '2024 우리 이웃의 미술 : 지역 작가 발굴 프로젝트' 가 진행된다. '우리 이웃의 미술'은 예술적인 면모와 작업물을 가지고 있지만 전시 경험이 부족하거나 오랜 기간 활동을 쉬고 있는 지역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대안공간 모호주택의 고정 전시 프로그램으로 매해 진행 될 예정이다. ● 이번 전시는 5명의 선별된 작가 이영민, 이재현, 조경재, 조혜정, 장 르모니에와 함께 한다. 5명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만의 독특한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예술적 탐구가 반영된 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 이영민 작가는 대구 북성로에서 오랜 시간 동안 영상 작업에 몰두해 온 지역의 예술가로 지역적 정체성과 개인적 경험을 작품에 녹여낸다. 이재현 작가는 본인의 경험과 감정을 재료로 삼아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작업을 통해 표출한다. 조경재 작가는 일상속의 숨겨진 이야기를 작가 만의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통해 재해석하여 일상과 비일상의 경게를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조혜정 작가는 일본에서 설치미술로 작업을 진행하는 신진작가로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르모니에 장 작가는 지역의 자연물을 사용하여 그의 시선으로 새로운 세상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진다. ● 대안공간 모호주택은 각자 다른 사정과 다른 이유로 모인 5명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발판삼아 앞으로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길 응원한다. 그리고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 한 분 한 분이 작품과 대화하며 새로운 감성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풍요로운 문화와 예술의 세계로 이어지길 바란다. ■ 대안공간 모호주택
2024 우리 이웃의 미술: 기꺼이 이웃이 되기 ● 대안공간 모호주택의 운영은 2023년 이웃의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시작되었다. 모호주택이 위치하는 북성로 일대를 무대로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들을 소개했던 개관전이 1년이 지난 오늘 지리적 의미의 이웃을 넘어서 지역 예술계를 함께 일구어 나가는 동료로서의 이웃들과 함께하는 전시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2024년 지역 작가 발굴 프로젝트 『우리 이웃의 미술』은 이영민, 이재현, 조경재, 조혜정, Lemonnier Jean 5명의 작가와 함께한다.
전시장을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사진작가 조경재의 작품은 한국의 보편적인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아파트 단지 내 곳곳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현실적이고 익숙한 풍경으로 관객에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에서 주인공이 되어 서사를 만들어내는 요소는 그곳에 덩그러니 놓인 사물이다. 멈춰 선 킥보드, 바닥에 떨어진 일회용 마스크, 쓰임을 다한 채 쌓여있는 매트리스와 같은 사물들은 멈추어있지만 그것이 제 역할을 다하며 기능했던 모습과 사물에 담긴 이야기를 유추하게 한다. 이처럼 적게는 몇백 명, 몇천 명의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풍경에서 작가는 사람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담아내지 않고도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나는 작업을 통해 일상 속 숨겨진 이야기를 탐험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정지된 풍경 속 멈춰있는 사물들을 통해 관람객 각자가 연상할 수십 개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하여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 이재현은 최근 다시 붓을 들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빈 캔버스를 마주했을 작가가 작품 속에 담아낸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 현재의 자신과는 외모도, 주변의 상황도 너무나 다른 과거의 자신을 통해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 작품 안에서 비교적 선명하게 묘사된 어린아이의 모습과는 달리 배경이나 주변 인물은 많은 부분이 생략된 채로 표현되어 과거의 모습을 사진 찍듯 선명하게 기록하기보다 지나온 세월 속에 희미해진 그의 기억까지 함께 담아낸다. 상세히 묘사되지 않았음에도 보이는 화려한 무늬를 가진 옛 시절의 소파, 어린아이의 곁에 앉아있는 인물 등을 통해 그 시절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가는 현실을 뒤로하고 다시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노라 다짐하며 가지게 된 존재에 대한 사유를 과거의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시작하였다. 예술가로서 이어질 그의 나아가는 걸음 속에서 작품 속 어린아이와 함께 성장할 작가로서의 삶을 응원한다.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대구 출신 작가 조혜정은 blown glass, 대리석, 나무, 낚싯줄 등의 다양한 매체의 조합을 통해 끊임없이 생산되는 파동과 진동 사이 미세한 상호작용의 순간들을 재해석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blown glass, 불어서 만든 투명한 유리의 안으로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또 다른 유리의 형상은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존재함으로써 하나의 형상 안에 또 다른 영역을 창조한다. 이번 출품작 「25.695g」은 유리를 통과한 빛과 그림자를 그려보는 일본 초등생 아이들과의 수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던 편견 없는 시선과 상상력이 영감이 되어 제작한 작품으로 모호주택의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유리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형상이 관람 포인트가 된다. 유리 그림자는 마치 초등생들의 자유로운 드로잉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변화하며 매 시각 새로운 형상을 그려낸다.
프랑스 출생의 작가 Lemonnier Jean은 2024년 도쿄 예술대에서의 석사과정 졸업 이후 일본을 무대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드로잉, 조형, 영상 등의 매체를 활용해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을 구체화함으로써 작품을 통해 하나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드로잉 작품 「T4CDIF24-tetsuo」는 200×150cm라는 큰 사이즈의 천 위를 가득 채운 모호한 형상으로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 같기도,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연기 같기도 하다. 세로로 확장되는 이 형상은 천 위로 은은하게 번져있는 잉크 점들로 평면임에도 깊이를 가지며 곡선의 형상들 사이에서 가로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직선의 선들은 구름 틈새로 삐져나오는 강렬한 빛처럼 드로잉에 공간감을 더한다. '아이가 태양과 무지개를 그리는 것과 같은 영역을 창조한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어 보면 그가 만들어내는 모호한 영역들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다.
전시장의 가장 안쪽 방에서는 비디오 아티스트 이영민 작가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영상에는 반쯤 무너진 건물, '철거', 'x'등의 표시가 빨간 락카로 마구 적혀진 벽면, 주의를 표하는 붉은 띠가 둘러진 공간이 반복하여 등장한다.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공허한 풍경은 리드미컬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익명의 인물들의 역동적인 몸짓과 노랫소리로 채워진다. 곧 사라질, 쓰임을 다한 철거 현장, 쓰레기장과 같은 소멸의 공간에 등장하는 힘찬 움직임은 역설적인 분위기를 창조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낯선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전국적으로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재개발로 인해 익숙했던 공간들이 고유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폐허가 되고 고층 아파트로 채워지는 동시대의 현상에 주목하여 작업을 이어간다. ●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영상들이 다수의 아날로그 tv 모니터를 통해 상영되는데, 각자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상들이 통일된 하나의 매체를 통해 재생됨으로써 전시장 안에서 새로운 맥락을 가지게 된다. 오래된 tv 모니터를 활용한 만큼 비율이나 색감이 원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공간 구성이 작가의 작업이 내포하는 주제 의식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으로 긴 시간 작업을 선보이지 못했던 이들이다. 작가로 활동하며 신진 예술인의 고충을 몸소 겪어왔던 모호주택의 두 대표가 그러한 감정을 아쉬움으로만 남기지 않고 직접 공간을 가꾸어 작가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실천해 낸 것처럼, 그들에게 이와 같이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이웃이 있음을, 모호주택이 그 이웃들이 머물다 갈 따뜻한 집이 되어 줄 것임을 자처한다. 그렇기에 대안공간 모호주택이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것은 단 한 번의 전시가 아니다. 누구도 재촉하지 않지만 스스로 쉬지 않고 나아가야하는 고요하고 고독한 이 예술계 속에서 함께 걸어가자고, 이웃이 되지 않겠느냐고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이 한 번의 전시가 그들에게 다음의 기회로 이어지길, 그리하여 또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에너지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 태병은
이영민 ● 망대를 오를 때는 찬란한 광경을 기대한다. 풍화된 풍경을 도굴하고 행인이 아닌 척 관람한 대가는 매일을 건너는 일. 겨우 길어 올린 진심의 몰골을 자르고 붙여 뗏목을 만들어 본다. 가난한 맥락의 도착지에는 떠도는 목소리가 없기를. 하지만 신병이 도지듯 다른 시작이 찾아들면, 열꽃 피어난 마음을 감추고 건강 한 무리에 숨어들거나 다시 사이비 무당처럼 열화 된 상상을 벌이는 수 밖에. @O.min.see [email protected]
이재현 ● 삶을 살아가며 겪은 다양한 경험과 환경, 그 안에 존재하는 대상을 향한 감정은 시간이 흐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선명해 지거나 왜곡되어 흐려진다. 경험 속 존재는 사회 구성원 중 어떤 타인이 되거나 이미 지나가버린 나의 모습 또는 소중하게 여 기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자신보다 유약한 존재이다. ● 기억 속의 존재가 위안을 주며 희망을 떠올리게 해줄 때도 있지만, 해소되지 못한 감정의 굴레를 되새겨 외면한 과거를 각인시 켜 당장에 농인 현실에서 나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두려움과 무기력함으로 눈을 가린 채 보고 싶은 것에만 집 착하다 그 너머에서 외면해온 것들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 했을 때 이전까지 그려지지 않았을 존재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한다. @jhlhj0220 [email protected]
조경재 ● 나는 일상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탐험하고, 사진이라는 언어로 그것을 표현한다. 탑차를 개조하여 만든 이동형 전시 공간처럼 실험적인 방식을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풍선'이라는 상징적인 오브제를 활용하여 꿈과 현실, 일상과 비일상 의 경계를 탐구하며, 익숙한 풍경 속에 낯선 장면을 연출하여 사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 삶의 의미와 잊혀져가는 가치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kyeongjaecho [email protected]
조혜정 ● 파동은 끊임없이 서로 마주치며 공명합니다. 그 진동을 포착하고 반응하는 과정 속 미세한 상호작용의 순간들 을 재해석한 공간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곳은 단지 잠재적인 설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을 뿐입니다. ● 올해 여름, 일본의 산왕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유리캡슐을 통과한 빛과 그림자를 그려보며 형태가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의 편견 없는 시선과 상상력은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이번 모호주택 전시는 그들에게 보내는 응답이기도 합니다. @johye_ [email protected]
르모니에 장 ● 여러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드로잉, 대리석 조각,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실현한다. 그의 드로잉과 조각은 공통된 창작 과정을 통해 연결되어있다. 돌을 3차원 스케치처럼 다루면서, 두 매체를 결합하여 의식적인 공간과 놀이의 장 사이의 연결점을 상징하는 영역을 창조하는 데 주력한다. 그는 대규모 종교 건축물에서 큰 영감을 받으며, 이러한 건축물은 그에게 숭고함을 표현하는 공간인 동시에 무한한 신체적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지닌 광대한 공간적 제약을 떠올리게 한다. nohateonlybitterness.com [email protected]
Vol.20241106m | 2024 우리 이웃의 미술: 지역작가 발굴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