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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106_수요일_06:00pm
제18회 장현경 초대개인展 The 18th Solo Exhibition by Chang, Hyunkyung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반포대로5 Gallery 5, Banpo-daero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5 1층 Tel. +82.(0)2.582.5553 gallerybanpo5.kr @gallerybanpo5
단청과 색동으로 응축한 삶의 미시적 풍경 ● 화가 장현경은 고궁의 단청과 색동의 무늬에서 삶의 추억과 그리움을 갈무리해 산다. 그리고 색, 선, 면을 통해 기억에 각인된 감성적인 색채를 탐닉하며 자신만의 조형과 표현으로 추억을 구성한다. 작품 제목 "Living memories"는 과거의 추억과 기억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현재를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삶의 궤적을 그리는 연장선이다. 또한, 과거의 기억과 경험은 예술 창작 활동에 필요한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한다. 이 점에서 장현경의 'Living memories' 연작은 과거 기억과 경험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작가의 표현 * 대로라면 단청과 색동의 응축된 색조는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색이다. ● 그렇다면, 많고 많은 색 중 왜 단청과 색동일까? 왜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삼았을까?
"전통적 유산이 되어버린 단청과 색동에 대한 정서적 기억들은 색조가 변화하며 흐르는 듯 시간과 함께 함축된 시각적 현상 이미지와 공존하고 있다. 과거의 기억이라는 시간과 단청과 색동이라는 공간적 현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통해서 현대의 삶에서 촘촘히 기록하고 싶다. ● 이른바 시간을 상징하는 과거의 기억과 공간을 상징하는 단청과 색동(Multicolored pattern)을 응축된 색조로 구현하여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노트) ● 작가 노트에서 보듯 장현경은 단청과 색동을 전통적 유산으로 인식한다. 오늘날 단청과 색동은 특정한 건축물이나 장소에서만 볼 수 있으며, 색동 역시 명절이나 중요한 행사에서 입는 옷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색상이다. 역사적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민족적인 생활감정과 시대적 기호와 관련이 있는 고유의 색상이며, 시대성을 반영하고, 표현 방식에서 특수성과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단순한 색의 배열이 아닌 엄격하고 규칙적인 패턴을 통한 색의 조화를 중시한 것이 단청과 색동이다, 단청은 문양 체계와 오방색(靑·赤·黃·白·黑)을 주조색으로 하는 색채의 일정한 법칙(색깔 배열)으로 색의 조화를 중시하였다. 색동 역시 단청과 유사하게 홍, 황, 백, 녹, 청의 다섯가지 색을 주조색으로 하고, 다른 색상을 포함해 6~8 색동을 주로 사용했다. 단청이나 색동은 그 자체로 강렬한 색상이며, 상징성이 강한 만큼 한 화면에서 조화롭게 어울리기란 쉽지 않다. 상호 질서나 조화가 무너지면 복잡하고, 어수선한 느낌만 남게 된다. 단청이나 색동의 색상배열을 일정한 규칙적인 패턴으로 매뉴얼화 한 것은 이 같은 이유가 크다. ● 그렇다면 장현경은 단청과 색동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
그에게 단청과 색동은 작품표현의 분명한 동기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단청보다는 색동이 지닌 색의 배열을 조형적으로 구성한 측면이 강하다. 「Living memories」 연작을 살펴보면, 작품의 화면 구성에 따라 선의 넓이(두께)와 길이, 색의 배열, 백색 구획선 등을 다르게 표현했을 뿐, 사실상 단청과 색동의 차별화된 특징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는 작가가 단청이 지닌 특징을 문양이 아닌 색 중심으로 파악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단청과 색동의 고유색과 아크릴 색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엄격히 고유색을 지키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 작가에게는 오방색과 단청이 작품 표현의 중요한 근거일 수 있지만, 실제 작품에서는 색동의 응용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iving memories」 연작을 좀 더 들여다보자.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은 카메라 앵글에 잡힌 객관적 기록을 색채와 색 면으로 펼친 느낌이다. 항공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느낌도 있지만, 작품을 살펴볼수록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사진처럼 각인된 풍경을 해체하여 평면으로 재구성한 느낌이다. 건축 구조물, 단청, 벽면, 질감 등 건축 공간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평면에 전개되고, 이를 색 면, 색 띠로 연결해 표현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산, 바다, 건물, 도심 등 삶 속에서 강렬하게 남아있는 기억의 풍경들을 아름다운 색 배열로 치환한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자신의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경험의 색들이 화면을 차지한다. 다양한 색의 배열로 채워진 추상 화면은 기억과 상상으로 조합한 색의 향연이다.
독특한 화면 마티에르도 「Living memories」 연작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백색 마티에르로 물감을 감싸거나 머금는 특유의 표현기법이 색의 화려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 전통 프레스코 기법은 색(안료)을 흡수하지만, 장현경의 마티에르는 바탕재료(석고)를 긁고, 파내고, 갈아내는 기법으로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켜 시각적 촉각을 자극한다. 이러한 평면 위에 물감을 얹는 방식이 사용된다. 그리고 번짐의 강약으로 표현한 자유로운 선들은 색과 색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살펴본 대로, 장현경의 회화는 강렬한 색채, 픽셀 같은 색면의 배열, 촉각적 마티에르를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조형 탐구가 특징이다. 「Living memories」 연작은 작가 개인의 인생에서 겪은 희로애락이 담긴 '단청과 색동으로 응축한 삶의 미시적 풍경', 혹은 '기억의 파편을 색동 하모니로 집약한 추상 풍경' 정도로 표현할 만하다. ● 아서 단토는 아름다움에 대해" 더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어떤 것"이라고 했다. "어떤 것"은 아름다움의 개념 자체를 뜻한다. 외모나 겉모습만으로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 가치와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자연과의 소통과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은 시각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재된 상징성과 의미를 이해할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것이 예술의 힘이며, 예술의 아름다움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다른 이유다.
화가가 뚜렷한 자기만의 조형 언어를 갖는다는 것은 예술가로서 의미 있는 성과이다. 이 점에서 장현경은 분명한 자기 색을 지닌 화가이다. 조형 언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가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꾸준히 자기 세계를 탐구해 온 열정만큼 발전을 기대한다. 장현경의 단청과 색동을 통한 삶의 궤적이 앞으로 어떠한 변주로 전개되고, 어떻게 이해의 폭을 확장해 나갈지 궁금해진다. 「Living memories」 연작이 대중과 함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미적 대상으로 이해되느냐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2023. 5) ■ 변종필
* "시간을 상징하는 과거의 기억과 시각적 공간을 상징하는 단청과 색동(Multi Colored pattern)을 응축된 색조로 구현하여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노트)
삶의 기억을 기록하다 ● 우리 고유의 문양인 전통적 단청과 색동은 언제나 내 삶의 추억과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추억과 기억은 그리움으로 화석화되어 현재의 나의 삶을 끊임없이 반추하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내면의 자아로 응집시켜 나의 정체성을 자극하여 그 감정을 화면에 투영시키게 한다. ● 전통적 유산이 되어버린 단청과 색동에 대한 정서적 기억들은 색조가 변화하며 흐르는 듯 시간과 함께 함축된 시각적 현상 이미지와 공존하고 있다. 과거의 기억이라는 시간과 단청과 색동이라는 공간적 현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통해서 현대의 삶에서 촘촘히 기록하고 싶다. ● 이른바 시간을 상징하는 과거의 기억과 공간을 상징하는 단청과 색동(Multicolored pattern)을 응축된 색조로 구현하여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나에게 과거의 추억이란 현재를 살아가는 시공간에 내 존재를 스스로 드러냄으로써 궁극적으로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그려 나가는 일련의 기억이며 과거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
Vol.20241106i | 장현경展 / CHANGHYUNKYUNG / 張賢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