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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105_화요일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하동문화예술회관 Hadong Culture and Arts Center 경남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2222 Tel. +82.(0)55.880.2407 www.hadong.go.kr/specialty/00225/00538.web
우리는 때때로 언어와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 '불안'을 마주하곤 한다. 복잡하고 막연하여 불편하기까지 한 '불안'은 경험하거나 느낄 수 있지만 비가시적이고 모호해 투명하게 규정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한 불안의 속성은 우리의 무기력함을 드러내는데, 그때마다 인간은 예술, 철학, 의학, 또는 종교를 통해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거나 불안과 화해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처럼 인간과 불안의 관계는 실존을 위한 투쟁이며 필연적 몸부림의 연속이다. 우리는 그러한 불안의 긴장감을 교묘히 활용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적당한 긴장감으로 나를 발전시키고, 또 때로는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실존을 느낀다. 이처럼 삶에 밀접하게 연결된 불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 《불안을 견디는 법》은 그림을 그리는 모든 행위와 관계 맺음으로 형성되는 '나'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선보인다.
《불안을 견디는 법》은 어릴 적 무서웠던 대상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어, 소나무 씨앗일 뿐인 솔방울을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느꼈던 두려움이나, 그로 인해 소풍 장소로 흔히 사용된 곳에서 혼자 경직되어 바닥만 바라본 기억과 같은 것이 있다.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때는 막연한 불안이 온몸을 감쌌을 것이다. 이처럼 불안이 도처에 깔려 있는 삶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가짜 공포'가 존재하지는 않은가? 자신이 혼자 정의해버린 불안 속에서 헤매는 것은 아닌가? 전시명과 동일한 이름의 작품 「불안을 견디는 법」을 통해 이러한 질문을 심화하며 돌이켜보고자 한다.
정경은은 일상과 주변에서 포착한 자연물에 비친 빛을 관찰하고 색을 탐구한다. 강물에 비친 하늘, 물결에 드리운 그 하늘의 색, 물에 반사된 빛, 익어가는 과일에서 포착한 자연의 색 등 거닐다 우연히 마주친 빛의 인상을 기록하고 수집한다. 구멍 난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에 대한 인상으로 시작한 「여름 수집」은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색, 여름의 햇빛, 그리고 여름 저녁의 공기를 표현해 여름에만 존재하는 감각을 포착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정경은은 희미한 기억을 더듬을 때 몇 월 몇 시쯤인지 분위기로 그 순간을 떠올린다. 섬진강 물가에서의 기억을 담은 「9월 14시」, 「2월 15시」, 「7월 19시」는 마음에 스며든 계절과 시간을 소환한다. ● 당신이 위안을 받고 살아갈 힘을 찾는 일상의 작은 순간은 언제인가? ■ 송윤주
Vol.20241105d | 정경은展 / JUNGKYUNGEUN / 鄭景珢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