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지도 Contour Map

장철원展 / CHANGCHEOLWON / 張哲遠 / painting.drawing   2024_1101 ▶ 2024_1129 / 일,월요일 휴관

장철원_윤곽지도展_이층갤러리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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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원 홈페이지_www.changcw.com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이층갤러리 Gallery2F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7길 68 (서교동 455-2번지) Tel. +82.(0)2.501.7780 @gallery2f

기술(technique)과 예술(art)의 어원인 '테크네 (techne)'는 지식과 솜씨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세상을 관찰하여 그 원리를 찾아가는 과학,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표현하는 예술은 본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다. 장철원의 작업은 바로 그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장철원_Orange Stream_종이에 아크릴과슈_42×29.7cm×18_2024_부분
장철원_Orange Stream_종이에 아크릴과슈_42×29.7cm×18_2024_부분
장철원_Orange Stream_종이에 아크릴과슈_42×29.7cm×18_2024

어릴 적 확대경으로 사물을 들여다본 기억이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장철원은 세상의 형태를 원 삼각 사각의 단순한 도형으로 비교 분류하고, 사물의 부분-전체의 자기유사성과 순환구조를 발견하여 구조화한다. 또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 시각적 현상들을 포착하여 화면에 담아낸다. 그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주의 아름다움, 그 무한하고 미묘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장철원_Wav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1×91cm×3_2024
장철원_Wav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1×91cm×3_2024_부분
장철원_Wav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1×91cm×3_2024_부분

장철원의 작업은 대부분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는 선들의 반복과 겹침, 선과 선 사이 간격의 좁고 넓음, 화면의 확대와 축소 등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그는 언제나 크기와 거리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고, 기울어진 선의 작은 각도 차를 실험한다고 말한다. 평면 그림이 관객에게 어떻게 입체로 다가가는지 사고에 기반해 선들을 계산하고 조정하여 작업한다. 그에게는 곡선과 직선이 만나면서 만드는 공간감이 의미를 가지고, 구부러진 곡선들의 작은 틈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운동성이 중요하다.

장철원_Purs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65.1×130.2cm_2024
장철원_Purs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60.6×45.5cm×2_2024
장철원_Two Fram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0.9×65.1cm_2018
장철원_Two Frame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0.9×65.1cm_2018_부분

특히 장철원은 '무아레(Moire) 패턴' - 반복되는 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패턴을 겹칠 때 패턴의 주기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간섭 물결 현상 - 을 주제로 지속적으로 탐색해 오고 있다. 가는 선들을 미묘한 각도로 겹쳐 그 사이 간극에서 순간적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이미지의 잔상과 움직임을 탐닉한다. 과학적 관찰에 기반해 종이에 나열한 기하학적 선들은 스스로 윤곽을 형성하며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한다.

장철원_Sequence_종이에 연필, 잉크_37.5×25cm_2016
장철원_Sequence_종이에 연필, 잉크_37.5×25cm_2016
장철원_Sequence_종이에 연필, 잉크_37.5×25cm_2016
장철원_Macro and Micro_종이에 잉크_24.8×24.8cm×2_2014
장철원_Macro and Micro_종이에 잉크_24.8×24.8cm_2014

장철원의 작업이 정확하고 치밀한 사고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구축하는 이미지는 일견 컴퓨터나 판화로 작업한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는 손으로, 주로 페인트 혹은 색연필로 작업하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 터치의 강약이 만드는 미세한 차이가 보인다. 마치 컴퓨터로 그린 것 같은 이미지를, 붓 터치 혹은 연필로 그려 살짝 흔들리는 필력을 느끼게 만드는 지점, 객관적이지만 절대 객관적이지만은 않은 수작업의 애매한 지점에 그의 작업이 자리한다.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일상 속에 숨어있는 시각적 잔상들을 손으로 담아내는 그의 그림은 객관적인 과학적 사실과 주관적인 예술적 표현의 중간지대이다.

장철원_Macro and Micro_종이에 잉크_40.9×29cm_2016
장철원_Ten Colors_코튼지에 색연필_72.7×51.4cm_2018
장철원_윤곽지도展_이층갤러리_2024
장철원_윤곽지도展_이층갤러리_2024

우리가 속한 우주는 여전히 신비롭고 경이롭다. 세상은 이미 지식으로 알고 있을지언정 어느 순간 미묘하여 매혹적이다. 장철원의 작업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그런 순간을 꺼내어 다시금 우리를 관찰과 감상의 경계에 세운다. 그는 마치 연금술사(alchemist)처럼, 우주의 신비로운 비밀 얘기를 지적으로 아름답게 들려주고 있다. ■ 정현아

Vol.20241103i | 장철원展 / CHANGCHEOLWON / 張哲遠 / painting.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