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물物·흔적,   소소한 것들에 대한 동경

임동현展 / LIMDONGHYUN / 林東炫 / mixed media   2024_1102 ▶ 2024_1221 / 일,월요일 휴관

임동현_동작 감정 연구-밀어낸다는 것_캔버스에 혼합재료_100×72.7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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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인스타그램_@comzado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킴스아트필드미술관 후원 / 부산시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 금정구 죽전1길 29(금성동 285번지) Tel. +82.(0)51.517.6800 blog.naver.com/kafmuseum @kaf_museum

흔한 사람들과 시시한 물건들에 대한 예찬 ●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상' 제도가 설립된 2012년 이후, 약 10년 동안 8번을 정치적인 것을 작업 주제로 다루는 이 또는 팀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했다. *

임동현_생존풍경2_종이에 혼합재료_97×145.5cm_2023
임동현_2019 석남동 생존질주_캔버스에 혼합재료_90.9×72.7cm_2021 임동현_2020 양평동 생존질주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8×80.3cm_2021

이제 우리에게 예술가들의 창작 행위가 공통적인 것(the common)의 문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킴스아트필드미술관은 이렇게 한국 동시대 예술 실천의 방향과 관심이 정치적인 것에 있음을 인지하고, 오랜 시간 동안 주목받지 못한 사람과 대상을 자신의 작업 주제로 다루어온 임동현의 작품을 소개한다.

임동현_사는풍경동작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90.9cm_2024
임동현_인人·물物·흔적, 소소한 것들에 대한 동경展_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1층 전시장_2024

먼저, 전시는 자크 랑시에르(Jacque Rancière)의 정치 개념에서부터 출발한다. 랑시에르는 사람들이 통상 정치라고 말하는 것을 치안(police)이라 명명하며 그것과 자신의 정치(politique)를 나누어 구분한다. 이는 서양 정치철학의 기원을 구축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 개념을 뒤집는 것으로, 정치가 철인과 같이 어느 누군가에게만 특별히 부여된 권리나 역할이 아니라 '아무나(n'importe qui)'의 이름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 새로운 의미의 정치는 그동안 아무런 자리도 갖지 못하고 몫 없는 이들 즉, 아무나로 취급되던 이들이 유산 계급에 의해 만들어진 질서와 위치를 해체하고 전복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다시 말해, 랑시에르로부터 제안되는 정치는 공통의 것을 나누는 권력과 분할의 질서로부터 배제되고 누락되었던 항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것들을 공통 영역에 가시화하는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정의하는 '정치적인 것'은 바로 이러한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우리 사회가 '찬밥' 취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어 보이는 임동현의 작품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정치적인 예술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임동현_굴종_캔버스에 혼합재료_40×40cm_2024
임동현_어떤 대화_나무합판에 목판화_182×91cm_2024

임동현에게 작품은 관조(觀照)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사회적 유력자가 아니라 저소득 주민, 청소 노동자와 같이 평범한 아니 그보다 더 가벼이 여겨지는 이들의 삶과 흔적을 전시장으로 옮겨온다. 작가는 단순히 약자로 정의된 사람들을 묘사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폭로하는 데 열을 내기보다는 그저 주변을 보듬어 살핀다. 그리고 그 과정에 마주한 사람들과 그들의 흔적을 드로잉, 콜라주, 판화, 설치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렇게 임동현의 작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작업과는 결을 달리한다.

임동현_scratch me_캔버스에 혼합재료_80.3×116.8cm_2017
임동현_틈새_나무패널에 혼합재료_112.1×145.5cm_2017

작가는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대수롭지 않게 사용된 이들을 대접하기 위한 '존중의 밥상'을 차린다. 이는 밥이라는 삶의 기초적 조건마저 부실한 이들의 현재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동과 고단한 삶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임동현만의 특별한 예우의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도 작가는 남모를 슬픔과 고통을 위로하는 「혼자방」을 만들어 소주잔이 올려진 소박한 술상과 누런 택배 박스 병풍을 가져다 두었다.

임동현_시·흔적·집적_트레팔지에 혼합재료_109×78.8cm_2018 판화가 오윤의 「노동의 새벽」에 대한 오마주
임동현_움직임·흔적·집적3_나무패널에 혼합재료 (기초작업-신문기사)_162.2×130.3cm_2023

최근 새롭게 시도된 「움직임·흔적·집적」 연작은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만난 사람, 사건, 공간, 감정, 자연 등의 모든 움직임과 그로부터 생산, 생성된 각종의 것들을 한데 모아 쌓은 결과물이다. 여기에는 다시 보기 싫은 신문 기사, 답답함과 화가 치미는 감정, 시간이 흐르며 생긴 곰팡이 그리고 그동안 작가가 움직인 경로와 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 등이 모두 한데 겹쳐져 있다. 임동현은 이렇게 하나의 화면 위에 자신의 삶을 모두 쌓아 올리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현실 문제를 인식하며 우리의 일상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임동현_각자 사람들~2024_종이에 고무판화, LED, 원목 등_가변크기_2020~4
임동현_소극적 저항_투명아크릴판에 혼합재료_90×75cm_2024
임동현_혼자방_대나무, LED, 소주병 조명, 종이에 고무판화_가변크기_2024

랑시에르에게 정치는 우리가 보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며, 그러한 자질을 스스로 가지고 있는지 증명하는 과정으로서 설명된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감각적인 형태로 가시화해 보이는 것이 바로 미학(esthétique)과 예술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임동현의 작품은 공통적인 것에 대한 아무나의 새로운 존재 방식과 가시성의 형태와 관련한 하나의 유효한 정치적·미학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세상과 공명하는 예술은 단순한 미학적 성취를 넘어서는 힘을 가진다. 그것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게 하고, 낯선 얼굴을 마주하게 하며 때로는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기도 한다. 임동현이 직접 수집한 일상의 만물들이 전시장에서 유독 환하게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그가 모은 흔한 사람과 시시한 물건들이 전해주는 가치와 울림이 너무나도 크고 묵직하다. ■ 이지인

* 2012년 문경원·전준호, 2014년 노순택, 2015년 오인환, 2016년 믹스라이스, 2017년 송상희, 2018년 정은영, 2019년 이주요, 2021년 최찬숙 수상.

Vol.20241103f | 임동현展 / LIMDONGHYUN / 林東炫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