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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025_금요일_06:00pm
오프닝 리셉션, 퍼포먼스, 작가와의 대화
후원 / 충청남도_충남문화관광재단 주최 / 이선아
관람시간 / 11:00am~07:00pm
공간 들 commoners_space 충남 홍성군 홍동면 광금남로699번길 8 @commoners_space
소리와 움직임. 감각의 지도를 따라 만나는 농부의 시간 ●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하게 해 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전시 설명 ● "두 발이 흙을 딛고 있는 느낌이 좋다. 호미가 땅에 부딪히며 흙을 부수는 소리, 낫이 슥삭슥삭 풀을 베는 소리와 진하게 흘러나오는 풀 냄새도 좋다. 키가 자란 옥수수 밭에서 햇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바람에 찰찰찰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도 좋다. 반복되는 동작에 마음은 단순해진다." (2023 '농사짓는 몸' 리서치 기록 중, 이선아) ● '농사짓는 몸_듣는 산책'은 무용가 이선아의 감각에 대한 기록이자 탐구이다. 오랜 시간 땅에서 만들어진 농부의 감각을, 무대에 올려놓는다. 농부가 경험하는 신체 감각을 전시장으로 들여와, 감각이 이끄는 풍경으로 산책하기를 제안한다. 이것은 소리를 매개로 감각의 경험을 확장하고 연결하며, 관객의 심상으로 완성되는 무용적 경험이다.
듣는 산책_소리 ● 관객은 전시장 가운데 의자에 앉아 농사짓는 소리를 듣는다. 논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을 때 코끝에 느껴지는 흙냄새와 호미를 들고 마른 땅을 부술 때의 감각, 푹푹 빠지는 논에서 걷는 발의 무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바람을 만날 것이다. 눈앞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는 없지만, 감각의 기록이 움직임의 심상으로 관객을 이끌어간다. 관객이 전시장에 앉는 순간, 관객의 감각을 통해 무대는 펼쳐진다.
듣는 산책_움직임 ● 여기, 소리를 듣고 춤추는 무용수가 있다. 논밭에서 수집한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며 움직인다. 움직임을 따라 감각이 이끄는 풍경을 그려본다. 소리로 기록된 농부의 감각이 새로운 시공간에서 움직임으로 확장된다.
작가 노트 ● 모든 것은 산책에서 시작되었다. / 걷는 것, / 발을 내딛는 것에만 집중했다. / 내 속에서 반짝이는 것이 있었다. / 몸을 끌고 가는 발의 무게 / 바람이 스치는 살갗의 감촉 / 심장의 박동 // 여기, 소리와 움직임으로 기록된 / 감각의 지도를 따라가다, / 숲속 오솔길, /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논밭의 풍경을 만나길 바란다.
에필로그 ● 감각을 따라가는 몸에 대하여 // 발이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아득했던 시간들을 보냈다. / 한 걸음 잘못 내딛으면 하염없이 떨어질 것 같아, / 디딜 곳을 찾아 오래도 헤맸다. // 팬데믹, 모든 만남과 활동이 멈추었을 때 / 그 고요함과 고독함이 좋았다.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걷는 것뿐이었다. / 매일 뒷산에 올라 걷고 또 걸었다. //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의 무게 / 높게 솟은 나무들 사이 가느다란 빛줄기 / 가끔, 여린 잎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 / 들고 뱉는 호흡으로 느껴지는 심장의 박동 // 몸 안팎의 감각으로 경험하는 / 자기 확신의 순간, / 두 발을 땅에 딛고 / 몸의 감각을 따라가다 보면 / 발밑이 단단해진다. ■ 이선아
Vol.20241025j | 이선아展 / LEESUNA / 李宣妸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