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마운틴 Noir Mountain

장종완展 / JANGJONGWAN / 張宗完 / mixed media   2024_1025 ▶ 2024_1124 / 월요일 휴관

장종완_구름이 웃어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 귀걸이_ 24.3×33.5cm_2021/2024 장종완_창백한 얼굴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_51×33cm_2019 장종완_붉은 지붕 아래_유기농 시리얼 에디션_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인조식물, 박쥐모형, 열쇠_가변크기, 00:04:17_20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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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완 홈페이지_jangjongwan.creatorlink.net 인스타그램_@sangjonja              

초대일시 / 2024_1025_금요일_04:00pm

주최, 주관 / 아마도예술공간 후원 /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주체(공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마도예술공간 AMADO ART S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 (한남동 683-31번지) Tel. +82.(0)2.790.1178 www.amadoart.org

참을 향한 여정 ● 장종완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혹은 생활 태도, 또는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경험이나 감각으로부터 얻은 인간의 여러 모습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특히 작가는 인간이 가진 나약하고 어리석은 면,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 경쟁과 이기심 등 흔히 부도덕하거나 이중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주목한다. 그렇지만 부도덕한 인간 모습을 현실 그대로 그리는 것이 그의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안정된 구도나 조화로운 색감을 추구하면서도 내부 구성, 풍경이나 도상을 변형, 혼합함으로써 균형과 불균형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을 탐구해 왔다. 같은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평화로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성스러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역전과 변주를 통해 부조리와 모순이 한 화면에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기도 했다.1)

장종완_구름이 웃어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 귀걸이_24.3×33.5cm_2021/2024
장종완_붉은 지붕 아래_유기농 시리얼 에디션_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인조식물, 박쥐모형, 열쇠_가변크기, 00:04:17_2018/2024

초기 작업에서는 목가적인 풍경 속 사람들 모임을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으로 그려내거나 특정한 인물이 우상화되는 행태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내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자연과 동식물을 인격화하는 작업이 두드러지게 된다. 동식물에는 정념, 즉 고독, 소외, 슬픔, 사랑, 우정 등 인간의 모습과 이들이 맺는 관계가 투사되는데, 표현법의 변화를 통해 여러 양식의 회화가 드러났다. 여기에는 동물의 모습 그대로를 그리면서 행동이나 표정 변화를 통해 인간의 특정 행태나 감성을 재현하는 것과 버섯, 밀크 시슬, 인삼, 당근 등이 인체로 변형되어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은 모습 등이 포함된다.

장종완_창백한 얼굴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_51×33cm_2019
장종완_누아르 마운틴_산 모형에 장지 배접, 아크릴릭 과슈_ 34×90×35cm_2024

또한 자연에 신비로움을 부여해 고즈넉한 숲 속 이질적인 대상을 두어 모종의 분위기를 만들거나 파도, 하늘 등 자연을 위력적으로 묘사하며 인간 내면의 고독이나 불안을 대조적으로 외면화하기도 한다. 가죽 회화를 통해서는 역설적이게도 희생당한 동물들의 새로운 거처를 마련함으로써 애도의 마음을 담기도 하고, 팬데믹 시기 희생된 동물들의 별자리를 그리는 작업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자연을 길들이는 인간 모습을 농촌과 우주 풍경의 혼합 아래 인간화되는 식물, 식물화되는 인간을 혼종적으로 제시하여 인간과 자연의 공존 (불)가능성을 새로이 질문하기도 했다.

장종완_윤진미_캔버스에 잉크, 아크릴릭 과슈, 색연필, 가발_35×22×11cm_2024 장종완_행성 1_지구본에 유채_39×24×25cm_2018 장종완_김상철_캔버스에 잉크, 아크릴릭 과슈, 색연필, 인조보석, 가발_32×23×13cm_2024
장종완_야마하하하_나무, 리코더, 낫, 아크릴릭 과슈, 알루미늄 철사, 인조식물_174×30×3cm_2024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림의 이야기와 도상, 그림의 도구, 그림이 그려질 자리 등 그간 해왔던 실험을 조망한다. 이는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작업에 내재한 것들이며, 작업이 변화하고 되돌아오는 순환 과정 중의 산물들이다. 주제나 스타일을 어떤 식으로든 통일했던 이전 개인전들과 달리 전작의 개별적 요소를 복원하면서도 현재의 스타일을 적용하고, 전시 맥락에 따라 과거 작업도 호명해낸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을 극에서 캐릭터성을 부여받은 인물과 같은 역할로 상정하고, 전시장 전체를 부조리극이 이루어지는 장소(상황)로 삼는다. 각 인물은 아크릴, 과슈, 유화, 잉크, 색연필 등 회화적 재료의 실험으로부터 종이, 캔버스, 가죽, 지구본 등의 표면에 내려앉기도 하고, 여러 오브제의 조합이나 영상을 통해서도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장종완_늦여름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_145.6×112.2cm_2021
장종완_화가의 섬_종이에 색연필, 과슈_30×40cm_2024 장종완_뿌리내려라 인삼_종이에 색연필, 과슈_32.2×22.5cm_2019

동식물을 인격화한 작업은 초창기부터 이어지는 주요 소재였고, 이번에도 그의 작업을 특징짓는 서정성, 풍자와 유머를 아우른다. 3D 프린트로 제작된 산 모형에 장지를 배접하여 채색한 「누아르 마운틴」은 당나귀의 일대기를 종교화 형식으로 그린 것으로, 생의 순간을 지나 인간이 되는 과정을 능선마다 흑백 대비로 아름답게 나타낸다. 화가의 모습으로 분한 설치류가 그림 그리고 있는 풍경의 「화가의 섬」, 백조를 보호하면서도 길들이는 선지자와 같은 인삼이 주인공인 「뿌리내려라 인삼」, 두 작업은 색연필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이용해 한때의 한가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푸르른 녹색과 황혼 풍경 안 민들레가 꽃씨를 흩날리는 모습은 뿌리와 이파리, 꽃대를 세우고 달리면서 눈물 흘리는 인물로 치환되고, 젖소와 버섯, 다람쥐, 새끼 호랑이와 어린양이 평화롭지만 애잔하게 공존하는 「버섯 우유」, 버섯 집단이 사는 「버섯 행성」 등의 작업에서는 서정성의 정서를 담는다. 큰 업적을 남긴 위인의 '족적'을 당근 발로 전환하고 침을 놓은 「건강한 회화」, 근육을 만들고자 신체를 개량하는 모습을 포도의 품종 개량에 빗댄 「오메가 포도」, '낮말을 듣는 새'를 인간의 귀와 결합한 「구름이 웃어」 등은 기성의 인식이나 통념을 희화화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장종완_울지마 바보야_화선지에 먹_44×155cm_2024 장종완_생존자_인조털, 실리콘 인체모형, 한방침_ 10×187×63cm_2024
장종완_생존자_인조털, 실리콘 인체모형, 한방침_ 10×187×63cm_2024_부분

작가의 작업 중 자연과 풍경을 초점화하여 어떤 심상이나 분위기, 의미를 반영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소환된다. 「창백한 얼굴」은 햇살 받은 나무와 잘린 손을 놓아두어 구원의 분위기를 따뜻한 색감으로 연출하고, 지구본에 파도를 유화로 그린 「행성 1」은 세계의 황혼을 암시한다. 선지자, 선구자로서의 등대 이미지를 차용한 「김상철」, 파도 위 지라시가 날리는 장면의 「윤진미」, 공포스러운 성 풍경의 「폴 스미스」 등은 잉크를 주재료로 사용해 음산한 기운을 드러내며, 무명의 인물을 상상할 수 있는 장치로서 가발과 털이 부착되어 있다.

장종완_건강한 회화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 한방 침_ 55.2×55.2×9cm_2021/2024 장종완_예스터데이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4:49_2017
장종완_건강한 회화_장지에 아크릴릭 과슈, 한방 침_ 55.2×55.2×9cm_2021/2024
장종완_예스터데이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4:49_2017

그간 작가의 관심은 회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드로잉 애니메이션을 통해 회화와의 연속성을 보여주고자 했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등도 진행하였다. 작업의 실패나 좌절 경험을 희극적으로 승화하고자 한 「예스터데이」, 불편하고 어색한 사람들 간의 관계 경험은 「붉은 지붕 아래_유기농 시리얼 에디션」을 통해서 괴상하게 변형된 연회장 인형들과 저택 안 기괴한 입이 대립하는 장면들로 치환된다. 이 영상의 모니터에 매달린 장식물들은 회화 작업에서 전체 맥락을 다르게 환기하거나 단절하기 위해 사용했던 도상을 기성 오브제로 재연한 것이다. 한편으로 낫과 리코더를 조합한 「야마하하하」, 인조털에 신체 일부를 덧붙인 「생존자」는 유사하지만 이질적인 모양새를 접붙여 혼성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형식을 드러낸다.

장종완_버섯 우유_캔버스에 아크릴릭 과슈_100×100cm_2024
장종완_버섯 행성_2021_지구본에 아크릴릭 과슈_13.5×10.5×9.2cm_2021 장종완_오메가 포도_캔버스에 아크릴릭 과슈_100×100cm_2024
장종완_묻어둔 편지_양털러그에 아크릴릭 과슈_118×84cm_2024

이번 전시는 새로운 실험을 제안하기보다 작가 활동에서의 과도기적 점검을 시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연작의 의미나 특정 시기의 양식적인 경향성이 혼재해 작품들이 연결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현재의 스타일이나 관점으로 소환된 과거가 그것의 본모습을 간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작가는 이야기와 도상 간의 상동성과 이질성, 재료와 매체, 소재와 주제의 동일성과 차이에 따라 충돌하고 교호하는 작품들을 배치하여 나지막한 자신의 역사를 들려준다.

그의 화면에는 동물, 식물 등 유기체뿐 아니라 산과 바다 등 생동하는 자연이 연결되고, 자연의 존재들이 혼종하는 세계관이 드러난다. 그가 투영한 대상들은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 모든 표현은 인간에 관한 것이면서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그 모습들에는 긍정성이든 부정성이든 자신의 선입관 안에서 참을 찾고자 했던 여정이 드러나고, 그 때문에 작가가 그러한 사유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도 예단하게 한다.■ 아마도예술공간

* 각주 1) 선교 전단지, 프로파간다 회화나 포스터, 달력, 동서양의 종교화, 전통 회화, 탱화 등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담긴 이미지를 선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의 맹목적 믿음을 투영한 대상, 유행하는 것, 어떤 것들이 뒤섞여 조잡해져 혼성성을 띠는 것에도 관심을 두었다.

Vol.20241025i | 장종완展 / JANGJONGWAN / 張宗完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