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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대안예술공간이포 2024 [신생] 기획 초대展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안예술공간 이포 ALTERNATIVE ART SPACE IPO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6길 9 2층 전시실 Tel. +82.(0)10.5382.6921 www.facebook.com/spaceipo @art_space.ipo
버려지는 재료를 수집해 재료와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던 내게, 쓰레기더미는 이야기 보따리였다. 나는 빈 화분을 줍고 죽은 나무도 줍고 부서진 의자도 가져와 작업을 했다. 돌멩이도 좋고 깨진 유리도 좋았다. 수집하지 않았던 것은 단 하나, 플라스틱이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든 있어서 공간적 특정성이 없고 사용자의 역사를 찾아 내기 힘든 폐플라스틱은 나로서 공감을 갖기 힘든 재료였다. 그러다 낚싯줄에 엉켜 죽어 있는 물개와 비닐로 가득한 고래 내장을 찍은 사진을 봤고, 어느 날인가 강변에 버려진 낚싯줄을 발견했다. 이제 폐플라스틱으로 하고 싶은, 아니 해야 할 이야기가 생겼다. 이번에는 머리로 공감하는 작업을 통해 환경오염과 사라지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버려진 것들을 수집하는 작가로서 이 작업은 당연한 흐름의 과정이자 필연적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개발지를 확장하고 바다를 땅으로 메꾸며 원래 있던 것들을 변화시켰다. 인간과 그 곳을 공유하던 생물들은 서식지가 축소되거나 파괴되었고 무분별한 남획은 누군가를 멸종 위기로 몰아갔다. 당장의 필요와 편리에 치우쳐 다른 생명에 대한 배려는 친절하지 않았다. 점차 기후도 변하고 바다의 온도도 올라갔다. 서식 환경의 변화는 생명유지와 직결된 문제이고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들은 사라져갔다. 이미 사라졌다. 나는 사라진 그들의 얼굴을 버려지는 낚싯줄로 뜨개질하여 전시장에 헌팅트로피로 되살린다. 속이 빈 채 가벼운 거죽만 있는 이 헌팅트로피는 존재했던 생명의 소멸된 흔적이다. 그들을 위한 기념비로 사라지는 생명에 경의를 표한다. ■ 정혜령
Vol.20241025g | 정혜령展 / CHUNGHYERYUNG / 鄭惠寧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