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0928b | 치명타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이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4년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개최하며, 임시공간의 대관전시로 열립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6:00pm
임시공간 space imsi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48 Tel. 070.8161.0630 www.spaceimsi.com www.facebook.com/spaceimsi @spaceimsi
『반도 엘레지』는 재난 참사의 공동체적 회복을 방기하고 나아가 진실을 은폐하는 한국 사회에서, 애도와 추모를 멈추지 않는 이들이 겪는 슬픈 감정에 집중한다. 슬픔을 노래하고 죽은 이를 애도하는 '엘레지'라는 정서를 통해 사소한 개별 감정으로 폄하되었던 슬픔을 불가결한 공동체적 추모 과정으로서 견인한다. 슬픔의 단계를 밟아가며 다양한 종류의 슬픔을 마주하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그 어떤 방해와 기망에서도 끝내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낼 거라 믿는다.
슬픔의 단계 ● 10⋅29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도 되지 않은 시기, 세월호 참사 유가족 한 분이 SNS 게시글을 통해 책 한 권을 추천했다.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펜타그램 2015)라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노다 마사아키가 대형 참사를 겪은 유가족을 상담 치료한 내용으로, 유가족이 거치는 상(喪)의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정리하고 슬픔 또한 세분화하여 다루고 있다. ● 저자는 유가족이 "쇼크, 분노, 긴 슬픔과 우울 상태의 시기를 거쳐, 드디어 … 고인의 유지를 깊이 듣는 때가 온다. 그리고 고인의 유지를 사회화하기 위해 슬픔을 가슴에 안고 앞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라고 서술했다. 책을 읽고서, 이러한 슬픔의 과정이 어쩌면 유가족에게만 국한된 경험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추모 집회와 기억 행사에서 만났던 시민들이 참사로 인한 상처를 고백할 때 울고, 분노하고, 말을 잇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재난 참사를 오랜 작업 주제로 다루며, 참사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시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어떤 슬픔의 단계를 지나고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이제야 추측해 본다.
엘레지(Elegy) ● '엘레지'는 슬픔을 다룬 음악이나 문학에 쓰이는 말로, 죽은 이를 애도하며 슬픔과 상실을 전면에 드러내는 작품을 일컫는다. 사회적 재난에 관한 그림을 지속적으로 그리며 이유 없는 패배감에 잠식되던 어느 날, 빈센트 밀레이의 시집 『죽음의 엘레지』(읻다 2017)를 읽게 되었다. 「또 다른 사월의 노래」라는 시에서 시인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묘사하지만 "간직하고 싶었던 너 하나만이" 없노라 이야기한다. "올해의 사월은 일 년 전의 사월과 다름없이, … 오직 너만이 떠나버리고 없구나." 이 시를 읽고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한국인이 있을까? 시구(詩句)에는 따스함은커녕 단 한 톨의 희망도 없었지만, 그 슬픔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작은 위로가 되었다.
반도 엘레지 ● 한국 사회는 그동안 재난 참사를 겪은 공동체 구성원 그 누구에게도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물리적 토대를 지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애도 기간을 정하고, 슬픔을 잊으라 이야기했다. 이런 토대에서 그 누가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마주하고 드러낼 수 있을까. 분노와 무기력, 절망과 좌절은 한국 사회에서 참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감정이 되었다. ● 그러나 유가족이 가족의 상실을 단계별로 받아들이고 슬퍼하며 끝내 '사회화의 단계'로 나아가듯, 애도하는 이들도 슬픔의 다양한 단계를 겪고 견디며 기억을 지속하게 될 때 공동체는 비로소 사회화의 단계로 들어서 '재조직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반도 엘레지』는 사회적 재난 참사를 애도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슬픈 감정을 '엘레지'의 정서로 다룬다. 슬픔의 종류와 단계를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슬픔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기억과 추모를 지속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서 슬픔을 마주하기를 제안한다. ■ 치명타
Vol.20241007d | 치명타展 / Critical Hit / 致命打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