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바라본 창

Countless Gazes Through the Spear

최준영展 / CHOIJUNYOUNG / 崔俊寧 / painting   2024_1001 ▶ 2024_1027 / 월요일 휴관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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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인스타그램_@coejune_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이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4년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개최하는 사업입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 전시 서문/ 황수현_@sseipz 포스터 디자인/ 구나혜_@name_gu_na 촬영/ 양이언_@photolabor_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 Project Space Kosmos 인천시 중구 동인천동 우현로67번길 13 2층 @project_space_kosmos

눈에, 가렵도록 찌르는 창 ●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작업하는 작가는 많다. 최준영 역시 일상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평면으로 옮기는 작가다. 그럼에도 최준영의 작업에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그의 작업이 우리로 하여금 일상을 다르게, 그러나 불쾌하게, 동시에 유희적으로 재구성하여 인식하도록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포착하여 제시하는 '가려운 순간'은 일상에서 발견되는 비일상적 순간, 즉 눈에 거슬리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은 순간을 말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가려운 순간'이라고 명명됨으로써 그것이 갖는 순간성과 비일상적 감각, 그러나 이내 일상이 되고 마는 특징이 드러나게 된다.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최준영_무수히 바라본 창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_2024

우리는 가려움을 하루에도 수십 번 느낀다. 이는 갑자기 발생하는 불쾌한 감각으로 순간 정신이 그 감각에 집중되지만, 곧 잊어버리게 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감각이다. 그러나 가려움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 주는 불쾌감과 생경함은 결코 일상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최준영이 포착하여 그리는 '가려운 순간'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사타구니 사이로 고개를 파묻은 노숙인, 가혹하게 전지 당한 나무, 자는 듯이 죽은 비둘기와 같이 일상 속 눈을 잠시 사로잡는 비일상적 순간이 주는 '가려움'을 포착하여 제시한다. ● 프로젝트 스페이스 코스모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최준영이 포착한 '가려운 순간'들이 여백 없이 제시된다. 그야말로 무수히 바라본 창(window)과 같다. 눈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색과 붓질로 쌓아 올린 화면들이 가벽을 빼곡히 채운다.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화면들의 조합을 하나의 풍경으로 받아들이게 하며 그 일상적 풍경 속 비일상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유희적 요소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끔 이끈다. 그 요소는 작품 속 뿐만 아니라 전시 공간의 당구대와 『59회 인천고 동문회』 사무실 문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최준영_사타구니 선 사이 머리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목탄_112.1×145.5cm_2024
최준영_붉은 오일파스텔 전지된 마디_ 캔버스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채색_116.8×72.7cm_2023
최준영_중앙 은색 건너는 전지 발목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아크릴 펜, 목탄_145.5×112.1cm_2023
최준영_여러 색 아크릴 곰팡이에 뒤덮인 벌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아크릴 펜_60.6×72.7cm_2023
최준영_붉은 배경 은색 깃털 비둘기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아크릴펜, 오일파스텔_60.6×72.7cm_2023
최준영_잘린 가지 흘러내린 선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아크렐펜, 목탄, 연필_162.2×130.3cm_2023
최준영_붓질 아래 떨어진 노른자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 아크릴 펜, 목탄, 연필, 머리카락_227.3×181.8cm_2023
최준영_역동적인 삼각형 거리 스티로폼 화분 파랑색 붓질 표정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라카 스프레이, 아크릴 펜, 잉크, 목탄_193.3×130.3cm_2022
최준영_황토색 면으로 나뉜 상자, 붓질로 나뉜 그리마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라카 스프레이, 목탄_130.3×80.3cm_2022
최준영_주의 면류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20
최준영_주의 오뚜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20
최준영_편의점 앞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80.3cm_2019

최준영은 가벽의 뒷면에서 앞면의 화면들을 다시 그리면서 부연설명을 더한다. 화면의 시작점이 되는 순간과 작업 과정에 대한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이다. 이 설명을 통해 관람자는 앞서 본 작품을 작가의 자필로 다시 읽게 된다. 가벽의 앞면과 뒷면은 그 크기와 디테일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나 둘은 분명 같은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 이처럼 순간에 대한 기억은 캔버스 위로, 다시 가벽의 뒷면으로 옮겨지며 계속해서 변형되고 관람자의 눈을 통과하며 또다시 수없이 변형될 것이다. ● 전시장에 입장하여 이 무수한 창(window)들로 이루어진 풍경을 목도한 관람자의 두 눈은 화면을 구성하는 흔적들을 바쁘게 옮겨 다니며 무엇인가 자신의 눈에 들어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마침내 어떠한 창(window)에서 자신의 눈을 가렵도록 찌르는 창(spear)을 발견하는 순간 두 눈은 움직임을 멈추고, 생각은 지난 경험들과 결합하며 관람자를 자신만의 '가려운 순간'으로 보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관람자의 눈을 찌르는 또 다른 흔적과 만나 완전히 다른 기억, 순간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최준영의 개인적인 '가려운 순간'은 화면에 옮겨지고 관람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려움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지극히 개인적인 가려움은 창(spear)이 되어 기억의 변형을 타고 흐르며 일상에서 무수히 바라보게 되는 창(window)들을 끊임없이 찌를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가려워질 것이다. 불쾌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딱 '가려운' 정도로만. ■ 황수현 @sseipz

Vol.20241001k | 최준영展 / CHOIJUNYOUNG / 崔俊寧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