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통로: 고리타분한 조각 이야기

PLACE & PASSAGE: A Story About a Boring Sculpture

소마미술관 조각기획展   2024_0927 ▶ 2025_0216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은엽_김찬식_다니 카라반_데니스 오펜하임 디오한디_마그달레나 아바카노비치 마리아나 로마노프스카야_마우로 스타치올리 모한드 아마라_미겔 오르티스 베로칼_문신 박석원_박종배_박충흠_빌란트 포르스터 사히드 사자드_세자르 발다치니_심문섭 소렐 이트로그_아구스틴 카르데나스 알폰소 알렉산드루 컬리네스쿠 아르기라_알로이스 두바흐 알베르토 구스만_에드가르 네그레트 에리크 디에트만_은갈레스 아세미엔 이스마일 파타_이슈트반 허러스치_이승택 이종각_인데르지트 사데브_죄르지 요바노비치 존 닉슨_정관모_크룸 다먀노프_최만린 필립 스크리브_호세 수비라 푸이그 호세프 수비락스_히울라 코시세_뤼시엥 베르콜리에 로버트 루실_림베 음푸앙가 리욜로

주최,주관 / 국민체육진흥공단_소마미술관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 4,000원 / 어린이 3,000원 1-2관 동시관람 시 각 전시별 1,000원 할인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_10:00am~09:00pm 관람종료 30분 전 입장마감

소마미술관 SEOUL OLYMPIC MUSEUM OF ART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방이동 88-2번지) 1관 1~5전시실 Tel. +82.(0)2.425.1077 soma.kspo.or.kr @soma_museum

올림픽조각공원의 역사와 현재 ● 『장소와 통로: 고리타분한 조각이야기』展은 올림픽조각공원의 역사적 의미와 그 안에 위치한 조각 작품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공원과 미술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합니다. 전시는 '장소'와 '통로'로 해석된 조각이 공원과 미술관의 공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탐구합니다. 전시는 올림픽조각공원 조성을 위해 1987, 1988년 개최된 『제 1, 2차 국제야외조각심포지움』과 『국제야외조각초대전』 참여작가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작가 48인의 작품들을 망라하여 조각의 공간적, 시간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합니다.

필립 스크리브_함정이 있는 통행로와 건널목_ 나무_160×680×120cm_1988

전시의 첫 번째 부분인 1전시실은 '장소'를 주제로 펼쳐집니다. '장소'는 올림픽조각공원과 미술관의 공간에서 조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이 공간에서는 이반 루세프, 강은엽, 박종배 등의 작품을 통해 공원과 미술관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 및 조각의 상호작용을 나타냅니다. 이는 조각이 공간에 어떻게 적응하며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 2전시실은 '통로'를 주제로 동서양의 시간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시실의 중앙에 위치한 필립 스크리브의 「함정이 있는 통행로와 건널목」은 세자르 발다치니의 「압축」과, 심문섭 「목신」을 연결시킴으로써 조각이 갖는 시간성 및 공간 개념을 극대화합니다. 이는 서구적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압축」과 동양적 강복(康福)을 나타내는 「목신」을 대비시킴으로써 동서양의 시간성을 대비시킵니다. ● 3전시실은 '장소'를 주제로 세계 각국의 문화의 다양성을 표현합니다. 전시실은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출품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각 대륙의 토속 신앙과 영적인 신념을 표현한 조각들로 구성됩니다. 이 공간은 조각의 문화적 및 영적인 배경이 투영된 다양한 문화와 신앙의 상징을 드러냄으로써 조각이 어떻게 각 문화의 정체성과 신념을 반영하는지를 탐구합니다.

로버트 루실_장소의 창조_나무_440×180×100cm_1988

4전시실은 현대조각의 발상의 전환과 실험적 조형미를 보여주는 데니스 오펜하임, 헤수스 라파엘 소토, 이슈트반 허러스치, 마그달레나 아바카노비치의 작품들과 김찬식, 이승택, 최만린, 박석원, 정관모, 박충흠, 이종각 등 국내 조각가들의 마스터피스를 소개합니다. 서양과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문화적, 조형적 차이를 넘어선 조화를 추구하는 전시의 방향을 드러냅니다. ● 5전시실은 올림픽조각공원의 역사와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아카이브형 전시 공간으로 꾸며집니다.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여한 조각작품 마케트(Maquette)와 원작 사진, 포스터를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조각가들의 구술 인터뷰, 공원 조성 당시의 문서와 사진 등 다양한 자료와 영상, 그리고 1988년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출품된 실내 조각들이 복원되어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됩니다.

박석원_초토_철_112×133×30cm_1968

장소와 통로 ● 『장소와 통로: 고리타분한 조각 이야기』展은 1988년 조성된 올림픽조각공원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제1, 2차 국제야외조각심포지움』(1987, 1988)과 『국제야외조각초대전』(1988)을 중심으로 조각의 역사와 현대적 맥락을 '장소'와 '통로' 개념으로 조망합니다. ●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장소'와 '통로'의 개념 중 '장소'는 조각이 위치하는 공간과 그 공간이 조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는 『제1, 2차 국제야외조각심포지움』을 구성하는 작품들의 특징을 말하는데, 전시를 이루는 '장소'로써의 조각은 단순한 물체가 아닌 그 공간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장소는 조각이 관객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경험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는 조각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는 방식과 연결되어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과 경험을 불러일으킵니다. ● 이어지는 '통로'의 개념은 조각의 발전 과정에서 이전의 조각이 현대 조각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출품된 작품들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통로'를 통해 조각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갑니다. '통로'는 조각이 세계 조각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조망하며, 이것이 조각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하였음을 나타냅니다. ● 현재의 조각은 역사적 맥락으로써의 '장소'와 미래를 향하는 '통로'의 개념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장소와 통로: 고리타분한 조각 이야기』는 과거의 유산을 바탕으로 현대 조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2024년 현재의 관객에게 36년 전 과거의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조각'이 만들어 갈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제시합니다.

필립 스크리브_함정이 있는 통행로와 건널목_ 나무_160×680×120cm_1988

필립 스크리브 Philippe Scrive ● 캐나다의 조각가 필립 스크리브(1927- )는 돌,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작업하지만 그 중에서도 목조는 그가 가장 즐겨 활용하는 방식이다. 어릴 적 숲과 함께 자라며 벌목 일 등을 했던 경험이 반영되어 자신에게 친숙한 재료를 찾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나무 블록을 수직으로 높게 올려 내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가는 「함정이 있는 통행로와 건널목」 역시도 그런 방식으로 제작했다.

로버트 루실_장소의 창조_나무_440×180×100cm_1988

로버트 루실 Robert Roussil ● 캐나다의 조각가 로버트 루실(1925-2013)은 나무, 청동, 돌 등을 주로 활용하여 추상적인 기념비를 제작한다. 기쁨과 관능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하는데, 그의 조각이 지닌 주요 특징, 즉 가느다랗고 뾰족한 선과 곡선이 들어간 모서리는 불꽃, 새의 꼬리 혹은 날개를 연상시키며 주제를 강조한다. 형식적으로는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문양이나 토템의 형상을 떠올리게도 하는 이 작품은 정치, 사회, 인종의 구별 이전에 있었던 원초적 장소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박석원_초토_철_112×133×30cm_1968

박석원 Park Suk-Won ● 한국 현대 추상 조각의 유명 조각가로 꼽히는 박석원(1942- )은 「초토」로 대표되는 앵포르멜 양식의 추상 조각으로 시작해 1970-80년대 「핸들」 연작과 「적(積)」 연작을 통해 그의 예술론을 대변하는 '적' 개념을 정립한다. '적'이란 곧 '쌓음' 혹은 '모음'을 의미하며, 철, 돌, 나무, 석고,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재료를 '접합'과 '쌓음'의 방법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말한다. 「초토」는 박석원의 초기 작업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그을린 땅'을 의미하는 단어에서도 느껴지듯 6.25전쟁과 그로 인해 황폐화된 현실, 또 전후 가열차게 진행된 산업화의 양상을 비정형의 형상 속에 투영한다.

심문섭_목신 9137_나무_169.5×105×37.5cm_1991

심문섭 Shim Moon-Seup ● 심문섭(1943- )은 70년대부터 전통 조각 개념에 반발하는 반(反)조각의 기치 아래 전위적인 작업을 전개해 왔다. 「현전」 시리즈와 「목신(木神)」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심문섭은 재료의 '물성'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을 통해 물질 너머의 비물질적인 정신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목신 9137」은 전통적인 장승이나 농기구를 연상시킨다. 나뭇결과 옹이 같은 나무 자체의 본성을 그대로 살려냄으로써 나무속에 숨쉬는 정신, 즉 '목신'을 드러낸다.

이우환_관계항: 예감 속에서_철, 화강암_ 230×1400×1500cm, 미술관 주변에 설치_1988

이우환 Lee Ufan ● 이우환(1936-) 작가는 만들기와 짓기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무한의 울림을 추구한다. 1968년부터 지속되어온 「관계항」 연작에는 대부분의 물체들이 '있는 그대로' 제시된다. 그가 제작에 사용하는 돌은 자연과 시간을 대변하고 철은 산업사회와 인간의 개념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러한 요소들이 이루는 관계 속에 관객을 위치시킴으로써 흐르는 시간과 변하는 공간 속 열린 만남을 유도한다.

박종배 Park Chong-Bae ● 서로 교차하거나 통과하여 연속된 구조를 이루는 그의 조각은 마치 앞선 형태에서 다음의 형태가 잉태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와 같은 생동감은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다른 두 개의 교차」는 부드러운 곡선이 내재한 둥근 형태를 기하학적 구조체가 관통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동서양의 조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처럼 「다른 두 개의 교차」가 서로 대비되는 두 형태를 교차시키며 미감을 형성한다면, 「천국의 계단」은 마치 이전의 형상에서 다음의 형상이 탄생하는 듯 수직으로 연쇄하는 하나의 조형 단위를 통해 강한 상승감과 운동감을 전달한다.

마우로 스타치올리 Mauro Staccioli ● 이탈리아의 조각가 마우로 스타치올리(1937-2018)는 작품이 설치된 장소와 물리적, 문화적으로 내밀한 연관 관계를 맺는 공공조각 작품을 제작해 왔다. '사인 조각(sign-sculpture)'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의 조각은 '단순할수록 완전하다'는 원칙하에 절제된 형식으로 제작되었으며, 그 단순한 형식은 외려 표현을 극대화하고 추상적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88 서울올림픽」은 장소성과 현장성을 중시하는 작가답게 높이와 길이 모두 세밀한 측정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과 조응하도록 만들어졌으며, 거대한 광장 가운데 놓여 움직임과 정지, 불안정함과 균형 사이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호세프 수비락스 Josep Subirachs ●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수난의 파사드를 조각한 것으로 유명한 호세프 수비락스(1927-2014)는 신체의 왜곡과 물질의 거친 표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주의적 경향과 추상 조각를 거쳐 사실적인 회화의 요소를 도입한 신구상주의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의 형식을 실험했다. 「하늘 기둥」은 수직과 수평의 긴장을 통해 음양의 조화를 표현하였으며, 관람객이 작품과 가장 일체감을 느끼는 아랫부분에 사이 공간을 형성해 놓거나 콘크리트의 결을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표현력을 높였다.

세자르 발다치니 César Baldaccini ● 프랑스의 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는 폐자동차, 철근, 쇳조각, 볼트 등 산업 폐기물을 이용한 작업을 선보여 누보 레알리슴 조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압축(만치니) Ⅱ」는 수력 프레스로 양철통들을 압축하여 만든 작품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 소비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올림픽공원 만남의 광장에 세워진 「엄지손가락」은 엄지를 유기적인 신체에서 분리하여 6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로 확대시킨 청동 조각상이다. 이처럼 신체의 일부분을 확대하는 방식은 현실에서 추상과 상징으로 나아가는 작가만의 방식이며, 그렇게 거대해진 엄지손가락은 기능적으로 손과 연결된 신체 일부로서의 의미에서 벗어나 절단된 덩어리로서 그것만의 존재감을 지니게 된다. ■ 소마미술관

Vol.20240927g | 장소와 통로: 고리타분한 조각 이야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