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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홈페이지_https://www.jihyepark.kr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 인사미술공간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Insa Art Space of the Arts Council Korea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89 (원서동 90번지) Tel. +82.(0)2.760.4722 www.arko.or.kr/insa @insaartspace
서울(9~10월)과 부산(10~11월) 2개소에서 진행하는 전시 『우리 집에 가자』는 박지혜 작가가 2022, 23년 인천에서 발표했던 『아들의 시간』의 연장선상에 놓인 두 번째 가족 이야기입니다. 전통 가족 해체나 1인 가구의 사회 안전망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요즘 무슨 앙큼한 호기심인가 싶지만, 역사를 관통하는 비이성의 영역-감정과 교감-이 가진 잠재력,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그는 여전히 탐구할 만한 주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성실하게 만드는 만큼 부지런히 버리는 창작 활동을 통해 그는 예술 생산을 위시한 비경제적 노동의 의미에 대해 꾸준한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이제 작가는 본인의 서사를 조금씩 확장하며 가사 활동, 일상의 노동으로 수렴하는 우리 이웃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박지혜 작가의 개인전 『우리 집에 가자』는 한 뿌리를 두고 서울과 인천, 부산 각 지역에 거주하는 3대 여성(할머니-엄마-딸)의 이야기를 시각화한 입체/ 설치 전시입니다. 인미공 1, 2층 공간 구석구석에 놓인 작품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정서와 겹겹이 쌓아 올린 시간성을 중심으로 감상할 것을 추천합니다. 화자 중 한 명인 딸이 제 한 몸 건사하기에도 벅찬 서울 생활에 치여 지내다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가족과 조우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간 섣불리 물어볼 수 없었던 서로의 고통을 보듬는 자리에서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정상 여성의 역할 수행을 위해 취한 선택들이 얼마나 무기력한 것으로 평가절하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본 전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고군분투해온 보통 시민들의 미시사에 주목함으로써 쇄신의 선봉에 나선 소수의 영웅이 아닌 대다수 아무개들의 위치값을 더듬어 볼 것을 제안합니다.
노동과 언어를 매개로 작업을 이어온 박지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자신의 손으로 일일이 빚어내는 만들기와 함축적 표현들을 엮어 크고 작은 조각 작품 10점을 선보입니다. 종이와 천, 나무 등 주로 무해하고 말 잘 듣는 재료를 사용하여 집요하고도 투박한 덩어리들을 무심하게 배치하였습니다. 세 사람의 공통된 지역 경험을 형상화한 1층 메인 작품 「우리집」을 지나 올라가면, 3개의 방으로 구성된 2층에서 부산, 경남 지역 특유의 생활상과 풍경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소화한 3대 인물들의 시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트라우마가 된 한국전쟁, 민주화 항쟁과 IMF 금융위기, 근래의 전세사기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더이상 중요치 않을 수 있습니다. 높고 취약한 벽을 두른 나의 집-우리집에 가장 가까운 타자, 가족을 기꺼이 초대하거나 곡해 없이 이에 응하는 용기가 내일을 꿈꾸게 하는 기적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 우리 집에 가자 Let's Go Home
Vol.20240920e | 박지혜展 / PARKJIHYE / 朴智慧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