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서울시 (사)서울영상위원회 오!재미동 갤러리
관람시간 월~토요일_11:00am~07:55pm 9월14일_11:00am~04:55pm 일,공휴일,추석연휴 휴관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 지하 199 충무로역사내 Tel. +82.(0)2.777.0421 www.ohzemidong.co.kr @ohzemidong
탈리절(脫離節) : 도마뱀과 같은 동물의 꼬리나 마디에 있는 부위로 위험에 처했을 때 스스로 잘라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음. ● 꼬리 끝만 남긴 채 사라진 안진영/임윤미 작가는 '살아남기'라는 이야기로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두 작가에게 세상살기는 마치, 예상하지 못한 무른 땅과 같았다. 딱딱한 바닥인 줄 알고 디딘 땅은 질퍽한 진흙으로 가득했고, 그 땅을 디딘 두 발은 이제 더 이상 여리고 어린 발이 아니다. ● 동물들에게는 저마다의 생존방식이 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한 진화를 한다. 파충류는 본인 몸의 일부를 떼어내어 생존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그들의 관절과 근육은 그 방식에 맞게 일부를 끊어내기 쉽게 만들어졌다. 끊어진 자리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태도,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감정 조절법 그리고 상황을 예측하고 방안을 강구할 방식들이 모여 각자의 노하우가 된다. 오늘도 길거리에서 누군가 남기고 간 잘려진 꼬리를 발견한다.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두 작가의 언어로 펼쳐진다. ■ 안진영_임윤미
안진영작가는 예상치 못하게 불어온 바람으로, 흔들리는 본인을 다독이는 방법을 밤하늘의 어둠에서 발견한다. 캄캄한 어둠의 바다에서 노를 저으며 살아가는 이들을 응원하며, 차갑게만 보였던 검정의 이면을 깨워준다. 또 한번의 세찬 바람이 불어오지만 이젠 꺼지지 않는 유연한 불이 되어보고자 한다. 살갗 스친 바람 ● 살갗을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은 나의 호흡을 가삐 만들었다. 결국 땅에 주저 앉았다. 거센 바람에도 자신을 지키고 있는 나무는 내게 알려주었다. 손에 힘을 빼고 어디에서 어느 세기로 불어오는지 바라보라고. 땅 속 깊이 뿌리내린 나무는 묵묵히 자기 만의 노를 젓고 있었다. 어둠의 이면 ● 빛을 위해 묵묵히 애쓰고 있는 어둠은 바람에 지쳐 쓰러져 있던 나를 일으켰다. 어둠이 더 어두워질 수 있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었고, 이는 그 어떠한 힘보다 강력한 것이었다. 바람이 이고 온 것들 ● 그 바람은 결국 나를 사라지게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그 바람으로 하여금, 작은 불씨는 불의 덩어리가 되었다. 믿고 디딘 땅이 그렇게 질퍽한 지 모르고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 까졌다. 견디고 기다린 끝에 ,얇고 여린 새살이 돋아나 결국 단단한 살이 되었다. ■ 안진영 안진영 인스타그램_@a_a_jy
나는 불안이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통해 우리는 생존하기 위한 안전한 집.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며 성장해 간다. 하지만 분명 살아나가기 위해 만들어낸 공간과 공동체 속에서의 안정감이 결국 또 다른 불안으로 본인의 생존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나는 공동체 속의 생존에 대한 불안을 개미집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길을 걷다 흔하게 마주하는개미집의 모습은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나다 발에 채이기라도 하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자리에 전 보다는 튼튼해 보이는 개미집 입구가 다시 생긴다. 별 볼일 없어 보였던 겉면과 달리 그 안에는 개미가 수만에서 많게는 수 천만 마리 살고 있는, 대 공동체 군단을 아우를 만큼의 체계적이며 견고한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곳은 자연의 모진 풍파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고 과학적이지만 그들의 기준으로 튼튼한 수준이기에 외부의 적에게는 취약하다. 결국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안전한 공간이 부서지고 이를 복구하는 생활이 일상과도 같다. ● 내가 생각하는 현대사회의 공동체란 무엇보다도 생존과 효율적인 생산을 우선시하여 진화된 형태의 단체이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내어주는 대신 나의 생존과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이러한 안정감이 주는 중독성은 본인의 자주성을 헤치고 생존에 대한 불안감을 와해시킨다. 나도 결국 흙위의 많은 개미집 입구 중 하나일 뿐이다. ■ 임윤미 임윤미 인스타그램_@yoonmiyim
Vol.20240831a | 탈리절-안진영_임윤미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