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로_서울순성 山路_서울巡城

진희란展 / JINHEELAN / 秦憘爛 / painting   2024_0830 ▶ 2024_0911 / 월요일 휴관

진희란_인왕무악_순지에 수묵담채_78×61.5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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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란 홈페이지_www.heewuji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내일신문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내일 GALLERY NAEIL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3 내일신문 B2 Tel. +82.(0)2.2287.2399 www.gallerynaeil.com @gallery_naeil

산로는 산길을 따라 오르며 본 풍경이다.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노트를 들고 산에 올라 길 마디마다 멈춰서 사생을 했고, 그 길을 모아 산을 그렸다. 오랫동안 보고 지낸 서울의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을 그렸으며 이 세 산에 세워진 도성과 산성 옆으로 난 산길을 타고 오르며 본 풍경을 그렸기에 『산로_서울순성』이란 전시 제목을 지었다.

진희란_인왕봉로_순지에 수묵담채_76.5×57cm_2024

산은 그대로겠지만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산은 더 넓게 퍼지고 그려지는 산의 모습도 바뀌었다. 산수화는 관념의 분야니 이런 추상이 당연한 걸까. 하지만 작업은 작가의 시각에 따라 창작되며 얼마나 더 멀리, 넓게 보느냐에 따라 가치와 깊이가 변한다. 산수화를 택한 것도 내가 평상시 생각했던 자연의 모습과 너무 달랐던 시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욕구 때문이었다. 이후 국내의 여러 산을 사생하고 고전을 공부하면서 산수의 시각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납득되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고민이 더 깊어졌다. 탐구의 단계는 이제 스스로 만족할 정도가 되었는데, 자신의 작업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그려야 할지 그 길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고전을 공부하며 작업하는 작가들 사이에 공통되는 고민일 것이다.

진희란_문수애추_순지에 수묵_100×38cm_2024

일화가 있다. 공원에서 소나무를 그리고 있었던 어느 날, 눈은 소나무와 종이에 있고 귀는 주변에 오가던 사람들의 말과 바람 소리에 있었다. 눈은 점점 초점이 몰리며 소나무가 흐릿해졌다. 그 가운데 집중하며 수 시간이 지나 소나무는 완성되었지만, 기억에 남은 건 수다스러운 목소리들과 찬바람뿐이었다. 그런데도 마음에 드는 소나무 그림이 나왔다.

진희란_삼각묘사_순지에 수묵_38×100cm_2024
진희란_인왕묘사_순지에 수묵_38×100cm_2024
진희란_백악묘사_순지에 수묵_38×100cm_2024
진희란_백악전로_순지에 수묵담채_59×136cm_2024
진희란_인수적암_순지에 수묵담채_27×42.5cm_2024

이 경험은 산수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에 대한 해답을 주었다. 산을 보이는 그대로, 준법에 잡혀 그리는 것이 아닌 내가 산행에서 오감으로 느낀 경험을 산의 모습을 빌려 그려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그려온 사생 노트를 다시 넘겨보았다. 이동하느라 거칠게 표현된 선과 뭉개진 자국, 산을 보자마자 눈에 띈 바위를 크게 그리고 방금 막 오른 경사진 언덕의 표현, 순간의 장면과 생각을 글로 기록, 사생에서 나온 이러한 필(筆)이 내가 산에서 보고 느낀 감정 그대로가 아닐까. 사생부터 되돌아보며 산수의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 진희란

Vol.20240830d | 진희란展 / JINHEELAN / 秦憘爛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