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Universe

김시안_이승훈展   2024_0828 ▶ 2024_0922 / 월,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인 HQ GALLERY IN HQ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97 (연희동 719-10번지) 1층, B1 Tel. +82.(0)10.9017.2016 @_innsinn_

세계가 완벽하다면-김시안과 이승훈의 작품 세계 ● 사람과의 접촉도, 현실과의 접촉도 미미해지는 곳에 누군가가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필 왜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지내냐고. 한때 산꼭대기를 오르던 여정이 극복과 초월의 서사를 써 내려갔다면 여기, 섬과 우주 공간에서 이들은 안온한 시간을 보낸다. 이들에게 목적은 위대한 성취나 달성에 있지 않고, 오로지 내가 내 시간을 있는 곳에서 보내는 데 있다. 두 예술가가 빈 화면을 마주한다. 비록 미지의 곳일지라도, 작가들은 세계를 그려나간다. 이들의 발걸음은 시공간의 확장에 있지 않다. 오로지 자신만이 즐길 줄 아는, 스스로 즐기는 세계를 열어 젖는다.

김시안_정물33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45cm_2024
김시안_정물34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12cm_2024
김시안_정물33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0cm_2024
김시안_정물33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17cm_2024
김시안_정물33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8×28cm_2024
김시안_정물34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65cm_2024

이인전 『PERFECT UNIVERSE』에서 김시안과 이승훈은 섬이나 우주 공간을 무대로 세계를 그린다. 두 작가에게 이곳은 외로운 곳이나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이 또 다른 세계는 기존에 다루던 소재나 주제의 연장선에서 그려진다. 인형처럼 생긴 귀여운 이들이 김시안의 회화에서 밤하늘을 바라보거나 고요한 자연에 속에 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화면에서 그림 속 주인공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표정은 잘 보이지 않지만, 이들은 시선을 멀리 둔다. 그 시선은 미래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김시안에게 미래는 갈망하는 대상인 동시에 비현실적이고 도피적인 세계이다 . 막연한 곳을 배경으로 상정하면서도, 이 막막함 속에서도 잘 서 있고자 하는 자세가 보인다. 작가의 가장 내밀한 심정이, 가장 멀리 있는 곳과 포개어지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의지를 여기, 화면에 담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승훈_Comsic ISLAND_단채널 4K 영상_ 00:03:00, 가변크기_2024 (vimeo.com/1003005984)
이승훈_Somac Sign Ball_단채널 4K 영상_00:03:00_2024 (vimeo.com/1003008160)
이승훈_Hero Sign Ball_단채널 4K 영상_00:03:00_2024 (vimeo.com/100300799)
이승훈_Ultraman on the Turn Table_ 단채널 4K 영상_00:03:00_2024 (vimeo.com/1003008095)

이승훈의 이번 작품을 보면 일상과 전혀 다른 시공간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상의 소재들이 같이 그려진다. 술병이나 장난감, 화분이 사람과 함께 멀리 떠난 곳에 있다. 먼 훗날의 디스토피아처럼 보이지만, 이승훈의 작업에서 우리는 비관적으로만 보이지 않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우주란 고립된 사물들이 절단된 관계로 무관심하게, 하지만 치밀하게 연결된 어떤 것이다 . 사실 우리는 일상의 한순간 한순간을 수없이 간과하고 있다. 일상적 소재를 애니메이션으로 다루어 온 이승훈은 일상적이지 않은 공간에서도 그 태도를 고수한다. 연결고리나 서사보다는 대상 하나하나에 보내는 시선이, 더 흥미로운 세계를 우리—작가와 감상자 앞에 열어 준다. 그것은 일상에서 벗어난 환경에서 더 극대화된다.

이승훈, 김시안_Cosmic Camp_ 애니메이션, 단채널 4K 영상_00:03:00, 가변크기_2024

우주 공간에 실제로 가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그곳에서 숨쉬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외딴섬에는 전기도 없고 통신 수단도 없다. 하지만 작품을 보면 연민에 빠져 있는 모습 아닌, 자족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세계가 완벽하다고 했을 때, 세계 안에 이미 논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에 몸을 담는 이들이 주도권을 저 스스로 가진다. 김시안과 이승훈의 작품은 곧 그들만의 세계인 셈이다. 중국에는 스스로 즐기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의미를 가진 자유자락(自娱自乐)이라는 성어가 있다. 두 작가에게 자유자락의 태도는 삶을 추구하는 의지가 되어 화면에/으로 발현된다. 나 자신과, 내가 보는 것들과 내가 가장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러면서 얻을 수 있는 행복감과 만족감이 크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 콘노 유키

Vol.20240828f | Perfect Univers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