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의 잎

김재형展 / KIMJAYHYUNG / 金在亨 / painting   2024_0827 ▶ 2024_0909

김재형_흐르는 강물_리넨에 유채_70×60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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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일요일,9월 9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gallerydam_seoul

갤러리 담에서는 오랫동안 미국과 독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재형의 세 번째 개인전을 기획하였다. 『입안의 잎』이란 전시 제목에서 말하듯이 어느 날 풀잎을 씹어본 작가는 할까말까의 갈림길에서 뭐가 될 지 모르지만 시도해보는 쪽으로 택한다. 삶에서 소중한 순간을 '반짝임'이라고 말하고 있는 작가의 말을 빌어보자면, ● 너무나 아쉬운 이별의 순간에도, 빛나는 바다를 처음 본 순간에도, 갓 태어난 아이의 손을 잡은 그 촉감에서도 그 반짝임은 느껴진다. 그렇게 삶의 특별한 부분들에서 그것은 드러나지만 조금 더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도 그 반짝임은 발견될 수 있다. 다만 먼지처럼 흩어져 있을 때도 있고 젖은 조약돌의 빛남처럼 금세 숨어버리기도 한다. 반짝이지만 보석을 모으듯 모을 수가 없고 기억에도 담기 힘들 그런 것들,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해 누군가 물어보면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이미지만 남아있어요.'라고, 한다. 그런 것들을 그림에 조금씩 모아본다.

김재형_나무가 우거진 길_리넨에 유채_140×100cm_2024

그 '반짝임'은 반짝이는 한 순간의 기억일 수도 있고 꿈일 수도 있지만 그 순간들을 빛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는 「나무가 우거진 길」에서는 숲으로 난 길을 가는 숲 그늘 사이로 숲 터널 끝에 밝은 빛이 빛나고 있다. 빛은 숲의 입구에서부터 숲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길은 작가가 가야할 길이기도 한 거 일지도 모른다. 「세 여자」라는 작품에서 보면 엄마와 딸 두명의 서로 다른 시선과 그들 모녀들 위로 반짝이는 빛을 표현하고 있다. 각자의 관심사가 다른 모습들을 시선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무타기」, 「그녀는 서두르지 않는다」 라는 작품에서는 나무와 사람이, 때로는 배경과 사람이 같은 색조로 들어가 있어 사람이 지난 흔적을 표현하고 있다. ● 작가는 한국에서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더 많은 학습을 위해 영국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에서 석사과정을, 그후 독일 뮌헨미술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후 지금은 뮌헨에서 자리를 잡고 활동하고 있다. ■ 갤러리 담

김재형_너무 멀지 않은 곳_리넨에 유채_104×110cm_2023

나 스스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자주 과거에서 질문의 답을 찾지만, 현재의 질문은 항상 새롭다. 높은 산에는 매년 겨울 눈이 내리지만, 그 수 많은 눈송이 중 단 한 쌍도 같은 모양은 없다. 자연의 순환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 많은 삶과 죽음이 있지만, 그중 단 한 번도 같은 삶도 죽음도 없다. 크리슈나무르티는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라고, 말한다. 나는 '늘 새롭다는 사실'을 그것을 잊었다가 다시 알아차리는 순간 마음에는 작은 여백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 그러한 여백은 도시 아무 데나 있을 법한 나무 하나, 방금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에서 느껴질 수도 있고 깊은 산 속에 들어가서 느낄 수도 있다. 아주 가깝게는 오늘 입안에 들어가는 사소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

김재형_세 여자_리넨에 유채_79×65cm_2024

평소 습관대로 아무 초록색 잎이나 하나 주워 입에 물고 살살 씹어 보는데, 옆에 친구가 물끄러미 보다가 그 잎으로 그러면 피부가 가려울 거라 얘기해 주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에 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 잔디에 친구 몇 명과 앉아 있다가 내 입안에 있던 잎을 바라봤다. ●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도 직접하고 안하고의 여부가 모여서 다른 상황을 만든다.

김재형_나무 타기_리넨에 유채_115×91cm_2024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만든 '노 베어스'는 어떻게 연출하냐가 핵심이 아닌 언제 가고 언제 멈추며, 언제 카메라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언제 멈추는지가 핵심임을 영화로 잘 보여준다. 이미지를 다루는 직업이라면 어떻게 보이나에 매이기 쉽다. 중요한 건 거기에 스스로가 있는지 없는지, 거기서 그 행동을 하는가 안하는 가이다. ● 바위산을 타고 며칠을 걸어도 사람 한 명 안 보이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메마른 추운 사막에서 뜬금없이 빗방울이 내 이마를 때린다.

김재형_입 속의 녹색_리넨에 유채_80×115cm_2024

척박한 환경에서 물과 음식을 간절히 찾는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반짝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쫓아간다. 그게 무엇인지 어떤 형태인지는 그것은 그 다음 문제다. 그 반짝이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일 때도, 누구의 꿈일 때도 혹은 기억 속 누구의 단 한 순간의 표정일 때도 있다. ● 사람의 몸은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차가웠다 뜨거웠다 한다. 그 반짝이는 것들은 마음을 뜨겁게 하는 연료가 된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그 반짝이는 연료가 타오름을 상대의 눈동자에서 찾아낸다. ● 반짝이는 것을 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간절하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런 영역이 아니므로 특유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많은 사람이 혼란스럽게 섞여 있는 곳에서 아이의 부모는 다른 이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자신의 아이를 빨리 찾아낸다. 찾아도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므로.

김재형_눈온 뒤 아침_리넨에 유채_80×120cm_2024

너무나 아쉬운 이별의 순간에도, 빛나는 바다를 처음 본 순간에도, 갓 태어난 아이의 손을 잡은 그 촉감에서도 그 반짝임은 느껴진다. 그렇게 삶의 특별한 부분들에서 그것은 드러나지만 조금 더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도 그 반짝임은 발견될 수 있다. 다만 먼지처럼 흩어져 있을 때도 있고 젖은 조약돌의 빛남처럼 금세 숨어버리기도 한다. ● 반짝이지만 보석을 모으듯 모을 수가 없고 기억에도 담기 힘들 그런 것들,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해 누군가 물어보면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이미지만 남아있어요.'라고, 한다. 그런 것들을 그림에 조금씩 모아본다. (작업노트 중에서, 2024년 8월) ■ 김재형

Vol.20240827d | 김재형展 / KIMJAYHYUNG / 金在亨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