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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주 홈페이지_www.hahyunju.com 하현주 페이스북_https://www.facebook.com/hahyunju0222
초대일시 / 2024_0824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00am~09:00pm
룩인사이드 갤러리 Look-in-Side Gallery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7길 30-1 (신사동 555-14번지) 2층 Tel. +82.(0)507.1356.8628 www.look-in-side.com @hello_lookinside
인간과 생명체들 간의 유기적 관계 ● 하현주의 사진은 개별적인 사진들의 편린이 모여 이룬 환상, 가상의 세계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이 가시성의 세계에서 연유하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튀어나와 낯설고 기이한 형상의 어느 자리를 내보인다. 이 메이킹 포토는 전적으로 포토샵에 의한 이미지 조작에 기인하지만 이전에 무수히 많은 아날로그 사진 작업을 바탕으로 이를 재구성, 재배치하는 전략에서 가능한 작업이다. 이미지를 붙여나가기, 이어나가기의 활동은 작가의 상상력에 대부분 의지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러한 초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해내는 힘이 관건이 된다. 상상은 무에서 오지 않고 이미 내재한 것들 안에서 혹은 선험적인 코드에서 불가피하게 끌려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이라고 하는 것 역시 실은 다분히 클리쉐적인 이미지로 무장한 것들이다. 결국 스투디움(Studium)을 깨고 나오는 상상력, 그런 이미지의 출현이 관건이 되는 작업이다.
하현주는 모종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낯선 존재들을 이어가고 붙여가며 증식하는 자리를 보여준다. 그 자리는 익숙한 대상들이 분산되고 부분적으로 출몰하면서 인간의 형태나 또 다른 생명체의 윤곽을 그려 보인다. 사실 그것은 이미지를 보는 관객들의 몫이고 개입의 결과다. '그것'을 자연스레 상상해내도록 작가는 권유하지만 궁극적인 종료의 시점은 관객의 상상력이 작동해서 어느 이미지를 완료하는 순간이다. 이 관객참여적인 사진은 동시에 통상 하나의 결정적 이미지를 안겨주는 일반적인 사진에 반해 다소 이질적이고 분산적이며 혼돈스럽다. 명료하고 선명한, 정확한 이미지를 제공하기보다는 의도된 왜상이자 어딘지 괴이하다. 그것은 현실세계에서 건져올린 비현실적인 세계들이고 나무와 돌, 풀과 새, 돌과 인간이 한데 섞이고 엉킨 혼종적인 이미지다. 작가는 이를 '자연인'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인간의 형상으로 밀고 나오는 윤곽선은 기실 나무나 풀, 흙이나 뭇생명체들을 품고 있다. 이것은 너무 선명한 주제를 안겨준다. 이른바 범신론적이고 생태주의적 사고가 작업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인간과 풀, 돌, 새나 여타 동물들은 모두 동일한 생명을 지닌 존엄한 존재들이고 이들간의 위계나 서열은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다.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화합하는" 세계를 꿈꾼다.
작가는 실재와 허구가 교차하는 풍경이자 사진이라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이미지를 몽타주해서 새로운 차원의 시간과 공간이 생겨나도록 연출했다. 상이한 것들이 만나 색다른 존재로 등장함으로써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모든 것은 관계에 의해 형성되며 관계가 가장 중요한 실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 자리한다. 사실 고정된 존재라는 것은 없다. 모든 존재는 다른 것과의 접속에 의해서만 의미를 부여받는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어떤 배치 속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것, 다른 기계가 되는데 따라서 존재/본성은 하나의 척도로 환원될 수 없는 다양성, 즉 다양체이며 이는 항상 다른 접속과 배치에 따라 새롭게 변형될 수 있는 기계가 된다는 것이다. 불교의 연기설 역시 모든 존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가 상호연결되어 있으며 개인의 행동과 의식이 다른 존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원인과 결과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하현주의 사진은 불교의 연기설에 썩 잘 어울리는 사진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유기적인 존재임을 새삼 상기시키는 이 사진은 작가 본인의 꿈을 현실화시키는 마술적 이미지가 된다. ■ 박영택
自然人_Nature Human ● 태초에 신이 우주의 삼라만상을 창조하고, 흙으로 남자를 빚은 후 그의 갈비뼈 중 하나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신화적 이야기는 종종 나를 공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만약 창조주가 이미 존재하는 창조물들을 재활용하여 인간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형상을 하고 있을까요? 이러한 상상에서 이 시리즈 작업은 출발했습니다. ● 내 작품 속에서는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동일한 무게로 공존합니다. 인간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나무, 꽃, 구름, 새, 물고기 등과 똑같이 대자연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존재할 뿐입니다. 그 안에서 강자와 약자, 지배와 종속의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모두가 그 무엇과도 자유롭게 합체되고, 동시에 해체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닙니다. 대자연의 품 안에서 삼라만상은 한 가족이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쉼 없이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이 시리즈는 사람과 자연을 소재로 하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화합하는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작업 방식은, 촬영한 이미지에서 특정 부분을 조각낸 뒤, 그 사진 조각들을 수많은 시각적 충돌과 화합을 반복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키는 '초현실적 콜라주 포토그래피'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각 요소들은 독립적인 동시에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서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 나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대자연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융합된 모습을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삼라만상의 중심이 아니라, 대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 하현주
Vol.20240823a | 하현주展 / HAHYUNJU / 河賢珠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