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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이인경 후원 / 세종특별자치시_세종시문화관광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박연문화관 Park Yeon Cultural Center 세종시 갈매로 387 (어진동 593번지) 1층 전시실 Tel. +82.(0)44.850.0599 www.sjcf.or.kr
샬롬; 평안에 이르기까지 ● 흔히들 한국인을 대표하는 정서로 한(恨)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일순간 올라오는 분노, 억울함, 아쉬움 등 많은 감정들이 개인의 표현을 제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의해 켜켜이 쌓인다. 해결하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들. 이것이 우리 정서를 대표하는 "한"의 본질이다.
작가가 경험한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화산의 크기나 화산재의 높이, 분출하는 용암과 어두워진 하늘. 여러 번 참았다 폭발하고를 반복하면서 커져만 갔을, 한(恨)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내용이었을 것이다. 지구 내부의 막대한 에너지가 지각의 작은 틈을 통해 화산이 되어 비집고 나오듯 작가의 감정이 분출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감정이 쌓였을지는 작가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서슬 퍼런 한(恨)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던 화산은 아이스크림에 의해 재와 연기만을 남긴 채 가라앉고, 정화되고, 치유된다. 그리고 마침내 식어버린 화산을 배경으로 내리는 아이스크림 비는 세상 모든 화산 위에 떨어지겠다는 사명을 가진 양 아래로, 아래로 끝도 없이 떨어진다. 왜일까.
인간의 내면은 결코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며,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작가의 경우에는 초월적 존재의 주권적 개입(Divine Intervention)을 경험한 것으로 보이며, 이때의 경험이 마치 뜨거운 여름에 아이스크림을 만난 것과 같은 차가움이나 달콤함 등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마주한 아이스크림은 뜨거운 화산을 식히고, 흐르던 분노를 잠재운다. 그리고 마침내 평안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 화산은 내가 경험한 모든 감정을 다스리고 맑은 하늘과 평화로운 풍경을 내려다보며 우두커니 서 있다.
화산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분노가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를 (절대자의 주권적 개입을 통해) 해결 받은 후 세상은 더욱 평화롭다. 진짜 평화는 폭풍우에서도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이라는 세상의 진리를 깨달은 것처럼, 더 높고 커다란 산이 되어 더 많은 것을 내려다보게 된다. 그렇게 진리의 길을 배우며 자라간다. ■
Vol.20240821g | 이인경展 / LEEINKYUNG / 李仁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