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의 하루

A Day in the Life of a Dog展   2024_0810 ▶ 2024_092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금혜원_김동아_김재경_대성석유얼음 명운×서연_바다×이정아_이진상

주최,주관 / GS칼텍스 예울마루

관람료 / 4,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GS칼텍스 예울마루 GS CALTEX YEULMARU 전남 여수시 예울마루로 83-47 장도 전시실 Tel. +82.1544.7669 www.yeulmaru.org

우리는 오늘날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 어디에서나 그들과 함께 걷는 반려동물(이하 반려견)을 쉽게 목격 한다. 주인과 보폭을 맞추면서 걷는 반려견을 보고 있자면 둘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 그려지며 보는 이의 마음마저 행복해지고 편안해진다. 전시가 펼쳐지고 있는 장도 또한 심심치 않게 산책 중인 반려인과 반려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에게 공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락함은 함께 산책하고 자연을 즐기며 둘의 궁극의 행복함을 완성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이번 전시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 이 공간에서 현대사회의 단면을 살펴보고자함이다. ●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시작한 역사는 서로의 필요(인간은 가축의 필요, 동물은 안정적인 번식)에 의해서였고 이러한 공존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빠른 도시화는 가족 구성원 수를 감소시켰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정서적, 심리적 결핍이 생겼다. 많은 현대인은 이러한 결핍을 충족하기 위하여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 A라는 군상은 반려견을 먹이고 씻기고 배설물을 치우고 옷을 입히며 때로는 교육까지 하며 반려견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는다. 오늘날 반려인이 반려견과 생활하는 모습은 흡사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는 것과 비슷하며, 반려견은 반려인의 삶의 모든 순간에 그리고 곳곳에 스며든다. 앞서 언급한 산책 또한 그러한 순간 중 하나이다. 이러한 경험의 공유는 어느새 반려인과 반려견의 삶을 동기화시킨다. ● 그러나 서로가 영원할 거라는 착각은 15년 남짓한 시간 내에 깨진다. 인간보다 짧은 생의 주기를 가진 반려견은 어느새 늙고 병들어 인간에게 예상하지 못한 이별을 준다. 아무도 원치 않았지만 마주하게 된 이별의 모습은 삶의 그것만큼이나 다양하다. 함께 보낸 세월만큼 자신을 반려견에 투영하였고 반려견이 죽는다는 건 내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자기 맞닥뜨리게 된 상실은 반려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다. ● B라는 군상은 반려견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거나 일시적인 외로움을 달래는 도구로만 인식하기도 한다. 매년 증가하는 유기견의 숫자가 그것을 증명한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품종견을 명품 사듯이 사며 소셜미디어에 자랑하고 싫증이 나면 파양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도로나 섬에 넘쳐나는 유기견들은 그 생명을 담보로 하며 위험한 나날을 주인을 그리워하며 보내다가 보호센터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인간에 의해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다가 버려지는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 반려견을 대하는 지극히 다른 모습의 군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자각해야 할 수 있을까. ● 반려견은 인간을 위해 그 생을 기꺼이 내어준다. 2021년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0.7%를 차지하고 반려인 1,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표가 말해주듯 이제는 올바른 반려 문화를 한번 더 숙고해야 하는 시기이다.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 서로에게 감사해하는 생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본다.

금혜원_A-rong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20×24cm_2014

금혜원 ● 금혜원 작가는 반려동물의 죽음과 그것을 맞닥뜨린 반려인들의 다양한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사진을 매개로 반려동물의 여러 장례 문화를 기록하고 포착하여 현대사회 반려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인간의 장례 모습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통해 함께 공존하나, 다른 생의 주기를 보내는 둘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자.

김동아_치유_한지에 수묵채색, 목탄_122×122cm_2014

김동아 ● 휴식과 위안은 김동아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명제이다.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의 모습이 담겨있는데 주된 장면은 반려견과의 유대를 공유하는 장면이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고 우리는 그 상처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간다. 이 상처를 말없이 그저 맑은 눈동자로 보듬어 주는 존재가 반려견이다. 누군가의 말이나 어떤 글의 위로보다 반려견의 눈빛에 담긴 온 우주가 나로 채워지는 위로가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 반려견으로부터 치유받고 성장하며 성숙해지는 인생이 되길 바라본다.

김재경_산책_아크릴 패널_가변설치_2022

김재경 ●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산책만큼 마음의 안정을 주는 행위는 없을 것이다.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방법이다. 김재경 작가 작품의 주된 주제는 산책으로서 이는 일상의 여유, 즐거운 감정, 자연과의 만남을 목적으로 한다. 장도의 자연은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에게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는 공간이 된다. 서로의 발걸음을 맞춰 걸으며 이어진 둘 사이의 감정의 끈은 한편의 영화와 같은 장면으로 기억 속에 남는다.

대성석유얼음_멍멍도시탐사대_단채널 영상_00:16:00_2018

대성석유얼음 ● 어느 날 불시착한 지구의 개를 닮은 외계인. 그는 우연히 만난 지구인 두 명과 서울 탐방길에 나서게 된다. 친절한 지구인들은 고시원, 시장, 한적한 공원 등을 외계인에게 소개해주며 지구(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 작품은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시선의 영화이지만, 이야기 전달자를 '개'로 설정하여 현대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제 3자(외계인 개)의 시선으로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멍멍도시탐사대'는 순수하지만, 시대를 날카롭게 관통하는 영화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진상_떠나요! 바다로~_한지에 아크릴채색, 펜_90×135cm_2024

이진상 ● 이진상 작가는 반려인과 반려견 사이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작가만의 밝고 명랑한 조형언어로 표현한다. 작가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공생주의'라고 말하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희로애락을 담아내어 누구나 편히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끔 한다.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강아지는 마치 사람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동물과 사람의 경계를 허물면서 서로를 일치시킨다. 의인화된 반려견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질적이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유는 생긴 모습은 다르지만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같은 감정선을 교류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진상 작가의 작품을 통해 반려견과 함께 일상을 새로이 살펴보고 공존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바다×이정아_너의 뒷모습_합성수지에 채색_가변설치_2024

바다×이정아 ● 이번 전시에서 바다, 이정아 작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외면했던 반려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루 5시간. 이 시간은 반려동물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평균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는 애써 주인이 집에 들어오길 바라는 반려견의 쓸쓸한 모습을 상상하지 않는다. 이 장면은 외면했지만 반려견에게는 매일 겪어야 하는 현실이며 외면하는 노력조차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에 불과하다. ● 바다, 이정아 작가는 반려동물의 뒷모습이 곧, 앞모습인 조각을 전시함으로써 그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고독을 이야기하고 인간중심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반려'문화에 의구심을 던진다.

명운×서연_부유하는 땅: 길 위의 이동식 기념비_ 도색된 목재 구조물, 도장된 철, 비계, 낙하산 원단, 메쉬 원단, 로프_가변설치_2024

명운×서연 ● 명운, 서연 작가는 장도를 산책하는 반려견들을 위하여 변형가능한 조각을 제작했다. 작품을 제작하게 된 배경에는 장도의 역사성이 담겨있는데 원주민들이 떠나고 예술의 섬으로 조성된 섬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섬의 가변성을 포착하였다. 섬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가에 따라 그것의 정체성은 부유하듯이 변한다. 이 작은 섬 안의 지명조차도 그 쓰임에 따라 바뀌듯이 가변은 곧, 불확실성(작가들은 이 불확실성이 유기견의 삶과도 닮아있다고 말한다.)이고 이는 누가 조립하느냐에 따라 변하는 작가들의 작업과 상통한다. ● 우리 삶이 바다라면 우리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추락한 낙하산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이 모든 과정을 인내하고 버틸 수 있다. ■ 김해진

Vol.20240810e | 댕댕이의 하루 A Day in the Life of a Dog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