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어김없이 행하고 있다.

김창환展 / KIMCHANGHWAN / 金昌煥 / painting   2024_0806 ▶ 2024_0825

김창환_두물경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89cm_2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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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홈페이지_changhwankim.com                                     페이스북_www.facebook.com/changhwan.kim.7543 인스타그램_@cubhunting                  

초대일시 / 2024_0806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10:00pm

더숲 아트갤러리 deosup art gallery 서울 노원구 노해로 480 조광빌딩 B2 Tel. +82.(0)2.951.0203 deosup-artgallery.com

김창환의 풍경화: 세상과 마주하기 - 조각가의 그림, 표현의 확장 ● 김창환의 이번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캔버스에 그린 그림(회화)들이다. ●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창환은 강인한 철을 다룬 조각작품과 함께 작가로 데뷔했고 그동안 줄곧 철판과 철골을 두드려 성형한 후 용접으로 마감하는 철조각을 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테인레스 철사를 갖고 자연의 동물 형태(고래, 상어, 낙타 등)을 대형으로 만들어 도시의 하늘에 띄움으로써,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시민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답답한 도시 환경을 벗어나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김창환_한계령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0cm_2023~4
김창환_한계령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23~4
김창환_광탄 개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23-2024

이와같은 철조각을 예상하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 전시회가 벽면 가득 회화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나는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어떤 한 스타일로 유명해진 작가에게 그것은 대단한 도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칼(장검)을 자신의 주무기로 사용해온 장군이 갑자기 익숙하지 않은 단검을 들고 싸움에 나선 것 같은 느낌일 수도 때문이다. ●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왜 회화작품을 하냐고. 2차원인 평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회화와 3차원의 공간에서 물질을 다뤄야 하는 조각은 함께 '미술'이란 장르에 속한다 해도 전혀 다른 문법과 방법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작가의 대답은 외려 간단했다.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어요, 그림이..."

김창환_석산리 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45cm_2023~4
김창환_방골 산 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80cm_2023~4
김창환_살둔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145cm_2023~4

작가는 철조각 작업을 해오는 동안 불현듯 불쑥불쑥 치밀어 올라오는 회화적 충동을 자제하느라 애써왔다고 한다. 그러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부터는 그 충동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붓을 잡고 캔버스를 마주했다. ● 그에게는 자신이 이미 철조각가로 알려졌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법이나 재료를 동원해서든 자신의 생각을 시각예술로 표현해내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회화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과 공감을 나누고자 하는 표현의 확장으로 이해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혼자 캔버스 위의 문법을 익혀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회화만을 펼쳐 보이는 도전적인 전시가 3회를 맞고 있다.

김창환_떠드렁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182cm_2023~4
김창환_명파해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72cm_2024
김창환_반계리 은행나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45cm_2024

세상과 마주하기 ● 작가의 작품은 거의 대부분이 풍경화다. 지난 10년 가까이 그려온 그림들을 둘러보니 작품중에서 작가의 기술적 새로운 시도들이라든지 작가의 미세한 의식의 변화들이 보여 재미있다. 그런 것들을 작가에게 묻고 확인하며, 그림 앞에서 대화를 이어간다. 얘기하다 보면 나의 엉뚱한 상상도 튀어나오지만, 그림과 관련한 작가의 재미있는 과거의 애피소드도 나온다. 그렇게 그 그림과 연관된 작가의 지난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작가의 진솔한 인생이야기가 영화의 배경음악처럼 펼쳐진다.

김창환_복포리 차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65cm_2024
김창환_우포늪 팽나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24
김창환_사나사 계곡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53cm_2023~4

그렇다. 김창환작가가 그동안 만들어온 동물들의 형상인 조각작품과는 달리, 붓으로 그린 이 풍경화들은 작가의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거기서 작가의 인생관이 드러난다. 그는 일반적으로 가정으로부터 교육적 지원을 받으며 대학과정을 마친 대학생과는 판이하게 다른 삶을 살아왔다. 항상 자신의 생존비와 학비를 스스로 벌고 마련하며 살아야 했다. 여기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작가의 지난 삶을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번 개인전의 제목 "자연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어김없이 행하고 있다"는 말에서 그의 인생관이자 자연관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김창환_사나사 계곡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cm_2024
김창환_사나사 돌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95cm_2023~4
김창환_사나사 삼형제 소나무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53cm_2023

어찌보면 그가 그리는 풍경은 작가가 마주한 세상이다. 내 눈에는 초창기의 그림에서 그가 마주한 세상이 낯설다는 느낌, 눈 앞의 풍경과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거기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면서 뭔가 서걱거리는 부조화의 틈새가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작가가 풍경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그동안 작가의 회화적 기법이 점점 세련돼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특히 이번 전시에 나온 그림들은 작가가 그 풍경들과 평화와 화해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특히 대형작품들에서 그러하다. 작가는 이제 그 풍경(세상)들을 가슴에 품으며 그 계절(봄 여름 가을, 그리고 추운 겨울까지)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작가의 지난 인생을 잘 아는 나로서는 그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풍경을 보면서 그가 느끼는 평화가 내게도 평화와 안도의 느낌으로 전해져오는 것이다.

김창환_사나사 은행나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65cm_2023
김창환_높은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200cm_2023

우리들이 하는 새로운 도전에는 언제나 어려움과 낯설음이 있다. 김창환은 언제나 새로움에 도전해왔다. 그런데 그는 붓을 들고 마주한 이번 도전의 능선을 이처럼 멋지게 넘어가고 있다. 초기에 그가 그동안 새롭게 마주한 세상을 관찰하고 묘사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세상을 이해하고 껴안으며 그 빛과 그림자와 함께 놀며 즐기는 느낌이다. 김창환의 그러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김창환의 도전정신과 더불어 그 뒤에서 그것을 튼튼히 받쳐주는 작가 특유의 낙관주의, 그 두 정신의 화학적 결합에 의해 발산되는 에너지라 생각한다. ■ 이태호

김창환_암태도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53cm_2023
김창환_아파트_캔버스에 유채_27×40cm_2017

자연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어김없이 행하고 있다 - 이 말은 약 2009년쯤에 번득이는 것을 메모해 둔 것이다. 교육은 많은 것을 알게 하는 것 같지만 막상 현실은 모르는 것 투성이며, 뒤엉켜 진행되고 있다. 의식적, 무의식적이던, 타자화된 자아이던, 참 자아이던,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 안에 있다. 지금을 사는 나에게 감사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실제를 나의 감성으로 담을 수 있을 때까지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 김창환

Vol.20240806a | 김창환展 / KIMCHANGHWAN / 金昌煥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