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4 청년예술인창작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되는 사업입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 기획 / 최소현 보조 / 최주희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공간운솔 Space Woonsol 인천시 동구 금곡로 5 (금곡동 13-2번지) B1 Tel. +82.(0)507.1328.6078 @wooon.sol
무엇인가를 듣고, 보고, 만나는 신체는 예측할 수 없이 많은 사물과 타인, 환경적인 요인이 공존하는 집합체와 같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무의식적인 말과 표현에서도 미처 몰랐던 크고 작은 외부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자신을 형성하는 이러한 것들과의 상호침투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세상의 지평을 넓히고 색다른 미래를 불러낼 수 있게 하지만,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상의 반복은 주변에 산재해있는 미시적인 존재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기 힘겹게 만든다.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사물과 환경, 그리고 주변에 있지만 의식되지 않았던 것들과의 마주침의 경험을 보여주고 그 소통과정 자체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환경과 조우하는 신체적 장소가 가진 확장성을 의식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폭넓게 바라보며, 익명의 타자와 불확실한 미래를 환대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관객은 주변적 존재를 불러내는 유연한 삶의 방식을 자신의 신체적 장소에 기입하면서 현재를 재편하고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독특한 지각적 개입을 작품의 관계적 풍경에 투사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흐름을 생성할 것이다. 이로써 생명의 순환, 존재의 마주침과 같이 열려진 맥락 위에서 생성된 작품은 또 다시 흐르고 연장되며, 닫히거나 맺어지지 않는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이 장소는 완결된 작품들이 집합된 공간이 아닌 결론을 유예하고 경험적 사건을 이어가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미결(未結)된 장소가 된다. ● 윤여성 작가는 무기력한 일상 속, 빵을 만들면서 휴지의 과정 안에 생겨나는 숨구멍들로 인해 빵이 숙성되는 시간을 발견한다. 작가는 이러한 반죽의 호흡에서 무언의 위로를 받게 되는데 이처럼 자신에게도 휴지라는 호흡, 즉, 무기력이 숨 고르기가 되는 부정의 전환과 위안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휴지의 숨구멍을 'ㅇ'으로 형상화하고 종이에 끊임없이 그려나갔다. 숨구멍 ㅇ 드로잉을 계속하면서 작가는 반죽이 숨을 쉰다는 것과 그 숨구멍들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자기 수행을 통해 무기력함과 권태로운 상황들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시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평면이 아니라 느슨함인형 표면에 자신의 몸에 새기듯 숨구멍을 그리면서 숨을 고르고 나아감을 표시한다. 무기력은 고통이고, 숨구멍을 그리는 것은 상처가 나고 남은 흉터가 된다. 사물의 고유한 속성에 자신을 투영하고 이입해 온 작가는 그 받아들임의 과정을 제시하면서 관객과의 내적인 대화와 공감을 유도한다.
임도 작가는 소외된 사물의 존재성을 복원한다. 버려진 나뭇가지나 고물상에서 수집한 걸개는 작가의 손을 거쳐 다시 생성되는데, 이 모습은 재림예수의 부활, 또는 태양을 향해 올곧게 서 있는 수직성의 구조를 보인다. 죽은 나뭇가지가 자신의 존재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과정은 생명의 순환을 암시한다. 매끈한 질감과 선적 형태를 가진 나뭇가지가 대지에서 거친 형태로 떨어져 나온 돌맹이 안에서 피어나는 자연물의 만남 역시 생경하고 새로운 생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한국전쟁 무렵, 헌책방이었고 이후 태권도장이었던 이곳 전시장이 관계적 장소가 되어 새로운 마주침을 생성해나가고 있다는 것과, 자신이 수집한 사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의 끝에서 다시금 연결되고 회복된다는 점에서 생명의 연결, 삶의 순환, 얽혀있는 사회의 모습을 발견한다.
얽히며 꼬이고 풀리고 끊어지는 연결과 마주침은 마치 선적 드로잉을 연상하게 하는데 우리는 작가가 놓아둔 나뭇가지에서 바늘과 유사한 형태를 발견하고 이것들을 잇고 있는 가상의 선을 상상하게 된다. 마치 서로가 하나의 군집을 이루듯 모여 있는 나뭇가지의 네트워크는 서로에게 연결되고 함께 존재하며 새로운 마주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연경 작가는 아이의 놀이, 길가에 핀 들꽃과 열매, 무심히 쌓아놓은 빨래더미에서 작은 원형으로 이루어진 집단적 형태를 발견하고 스마트폰으로 축적해온 일상적 풍경과 유기적 이미지를 교차한다. 이러한 원형의 형태들은 안과 밖의 경계를 오가며 변이할 수 있는 생성 에너지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는 작은 동그라미의 반복과 같은 형상이면서 안과 밖을 통과하는 구멍,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의 신체기관과도 유사하다. 「ooo로부터」는 생명력을 담고 있는 ooo를 목격해내는 작가의 실천을 다시 교차하여 바라보는 작업이다.
세상은 모든 바라봄으로 이루어졌다. 그의 작업은 바라봄의 수행과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움직임과 같다. 이는 A와 B사이를 유동하면서 다른 양태를 제시하고 산만하게 머무르며 표류하는 태도이며, 계획하고 실행하기보다는 포착하고 임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작가가 드로잉과 낙서를 통해 생략된 세계의 생동함을 길어 올리거나, 주변에 산재한 유동하는 생명의 언어를 끊임없이 담아내는 과정은 '바라봄' 안에 내포된 잉태하는 생명의 순환과 움직임을 목격하는 것이며, 이는 세상을 대하는 그의 모성적 태도와 맞물려있다. ■ 최소현
□ 이연경 에세이 낭독 퍼포먼스 「ooo로부터」 - 2024.08.03.(토) 14:00~ / 공간운솔 글쓰기와 그리기, 말하기와 보여주기 사이 어딘가에서 빚어지는 에세이를 나눕니다. 빗나감과 균열의 순간들을 마주 대하며 모아온 아름다움의 조각들을 함께 바라보고자 합니다.
Vol.20240723h | 미결된 장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