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 2024_0823_금요일_02:00pm
「책을 함께 읽자, 문학을 그리자」
참여작가 고석원_사야_위세복_윤후명_이이남_이인 이재효_장태묵_추니박_한생곤_황재형
주최/ 삼탄아트마인 후원/ 강원특별자치도_강원문화재단_정선군 예술감독 / 김형석 KIMHYUNGSUK 金亨錫 큐레이터 / 함의정 HAMEUIJEONG 咸宜姃
관람료 / 대인 13,000원 중·고등학생 11,000원 / 소인 10,000원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09:30am~05:30pm / 월,화요일 휴관
삼탄아트마인 SAMTAN ART MINE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삼탄아트마인 현대미술관 2,3층 Tel. +82.(0)33.591.3001 samtanartmine.com
비단길 넘어 우주를 관통하는 '문학과 미술의 만남'... ● 기획전 준비하며 윤후명 소설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읽다 다큐 "우주의 신비" 보는데 어느 혜성은 태양과 지구 주변을 스쳐 갔다가 3백만 년 후에 다시 방문한다고 했다. 76년 궤도 주기로 움직이는 핼리 혜성(Halley's Comet) 뉴스 본 것이 1986년이었으니, 다시 핼리 혜성을 보려면 2061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인간의 가소로운 삶이란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알보다도 미망(迷妄)임을 절감했던 청년기 반추했다.
화가를 꿈 꾸지만 위안이 아니라 갈증만 주는 창작의 고통, 알 수 없는 허무와 절망감, 그리고 익기도 전에 떨어진 열매 같은 사랑의 상실에 방황하며 남의 살맛(?)과 화주(火酒)를 탐하던 항구도시의 예술대학생에게 문학의 글맛은 구원이었다. 월간지 현대문학 등 구독하며 이문열, 이외수, 김주영, 윤후명 등 문학의 끝물, 80년대 학창시절에 좋아했던 소설가들을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에 다시 회상해 본다.
1946년 강원도 강릉 출신 윤후명 작가는 문학에 병든(?) 소년 시절을 거쳐 연세대학교 철학과로 진학해 시인, 소설가로 등단했다. 시와 소설의 경계를 탈주하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웅숭깊게 형상화한 작가는 1983년 소설 '돈황의 사랑'으로 문학적 족적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후, 작품 활동으로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소설문학 작품상, 녹원문학상, 김동리문학상, 3.1문화상 예술상 등 대다수 문학상을 수상했다.
길 위에 선 자의 기록이자 심미안을 가진 작가의 대표작으로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비단길로 오는 사랑', '협궤열차', '여우사냥', '가장 멀리 있는 나', '삼국유사 읽는 호텔', '꽃의 말을 듣다', '팔색조의 섬', '명궁', '이 몹쓸 그립은 것아', '부활하는 새',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곰취처럼 살고 싶다', '그래도 사랑이다', '지심도 사랑을 품다',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새의 말을 듣다', '고래', '비단길 편지', '윤후명 그리고 쓰다' 등 주옥같은 소설집, 시집, 화서첩 등 출간했다.
그리고, 언어로의 한계를 비주얼로 표현하기 위해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헤르만 헤세처럼 그림도 그려 개인전 등을 연 멀티플레이어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윤후명 예술가는 '문체미학의 대가', '한국문학의 독보적 스타일리스트'로 끝없는 사유의 여정과 시적이고 투명한 언어를 바탕에 둔 글쓰기로 삶의 근원에 대한 물음과 진정한 '나', 자아를 찾기 위한 성찰의 자세를 견지해 온 여로(旅路)형 작가이다.
특히 윤후명 작가는 한중일 정도에서 토닥거리던 한국문학 지평을 파미르 고원 넘어 실크로드 이후로 확장시킨 현대문학 거장이다. 창의적인 한국 동시대미술 작가들과 혜초 스님처럼, 고선지 장군처럼 하얀 파꽃 아름다운 총령(葱岭, Congling) 넘어서는 윤후명 문학과 미술의 만남展 '내 빛깔 내 소리로 –책을 그리다' 기획했다. 이번 기획전은 비단길 정복한 '문학계의 징기스칸' 윤후명과 함께 떠나는 미술과 문학의 조우이며, 도대체 근원을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천착한 '절대고독' 작가의 서정적 허무혼에 다가서는 전시이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시대!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고,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가의 진정한 길을 찾기 위한 작지만 위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비단길 넘어 우주를 관통하는 "문학과 미술의 만남" 전시회에서 스토리와 이미지의 창조적 융합과 통섭, 윤후명 문학세계의 비주얼로의 접점 실험과 화가, 조각가, 미디어아티스트의 독창적인 상상력을 만나는 '예술로의 여행' 초대한다.
"법은 인간을 구속하는 거고, 문학은 인간을 해방하는 거예요." 윤후명 소설가의 '윤후명 문학적 자전-진실의 이름' 읽다가 고교 3학년 시절, 법관의 길을 걷기 원하는 아버지와 문학의 길 가려는 소년의 담판이 눈에 밟혔다. 그리고 소설가의 산문집에서 언급한 맹자의 "오래되면 스스로 밝아진다."는 존구자명(存久自明)을 가슴에 담고 살게 될 것 같다.
남쪽 섬 문화재단 근무할 때, '팔색조의 섬'에서 맺은 인연으로 강원도 정선군 폐광산의 예술적 부활지, 적멸보궁 불국토에서 다시 만남. 우연인지? 필연인지? 자문해 보며 강건한 생명력의 엉겅퀴 같은 작가정신으로 '윤후명 문학 인생 60년' 기획전도 함께 하실 것을 소망한다.
뚜벅뚜벅 옹골차게 강릉을 출발해 동백섬 소요유 하고 삼국유사 읽는 호텔 나와 고비를 지나 알타이를 넘어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돌아와 마침내 다시 유아독존 '나'로 회귀하는 방황과 탐구의 여정을 시각화한 전시회에 기꺼이 함께해준 화가, 조각가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한 송이 엉겅퀴꽃에서 우주를 보며 말한다. "이 몹쓸 그립은 것아, 그래도 사랑이다." ■ 김형석
Vol.20240713b | 내 빛깔 내 소리로_책을 그리다-윤후명 문학과 미술의 만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