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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금홍 인스타그램_@leegeumhong_octopus 유튜브_www.youtube.com/@allllocation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30am~06:00pm
Nowhere on the map, IRI 서울 동작구 신대방14길 5-1
지도에는 없는 곳 ● '이리'라는 도시가 있었다. 이제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곳. 누군가의 기억에만 있는 이름이다. 내 기억 속 이리는 먼지 쌓인 '플라스틱 아틀란티스'였다.
홍콩도 영화도 배우도 나에겐 모두 판타지였다 ● 나는 이리에서 자랐다. 고3 가을 어느 날 학교를 몰래 빠져나와 '삼남극장'에서 '천장지구'라는 홍콩영화를 봤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삼남극장으로 달려갔다. 반환을 앞둔 세기말의 홍콩, 내일이 없는 불안한 청춘들의 암울한 사랑 이야기가 열아홉의 나를 흔들었다. 홍콩에 가서 영화배우가 되면 천장지구의 주인공 유덕화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비정전, 열혈남아 속의 유덕화를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유덕화는 이미 내 옆에 존재하고 있었다. 나에게 이리는 현실이었다. 그 이름 안에는 절대로 변할 거 같지 않은 현재가 웅크리고 있었다-단단하지만, 멋지지는 않은 플라스틱 모형 같았다. 그런데, 삼남극장에 다녀온 후 홍콩은 신기루처럼 내 눈 앞에 어른거렸다. 내게 주어진 무대를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처음으로 생겼다. 그 환영 속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목적지가 홍콩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리를 떠나왔다. 이후 이리는 시군통합으로 다른 이름을 얻었다.
플라스틱 아틀란티스의 기억 ● Nowhere on the map, IRI'는 2년 전 얻은 작업실 이름이다. 먼지 쌓이고 빛바랜 플라스틱 위에, 허약하고 가볍기 짝이 없는 꿈 위에 뺑끼칠 하고 싶었다. 'IRI'에서 새삼 깨달았다. 창작이 나를 조금 덜 외롭게 한다는 것을. 꿈을 꿔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한다는 것을.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 이제 곧 'IRI'는 다시 지도 위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판타지는 본래 지도 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리얼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현재, 여기서 진지한 농담으로 누군가에게 실없는 위로를 주고 싶다. 일상 안에 도사리고 있는 많은 문제들 앞에서 방황하고, 주저하면서도 무모한 시도와 사소한 흥분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의 살아내는 방식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Nowhere를 들여다보니 No-where로 보이기도 하고 Now-here로 보이기도 한다. ■ 리금홍
Vol.20240711c | 리금홍展 / LEEGEUMHONG / 李錦鴻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