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별곡 扶安別曲

김억展 / KIMEOK / 金億 / printing   2024_0626 ▶ 2024_0709

김억_돈계마을 모정_ed. 9_한지에 목판_38×72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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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062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얼마 전 "국토 작가" 김억 형이 멀리 전북 부안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지난 35년간 전 국토를 종횡하며 국토 지리와 인문 지리, 풍경과 풍색, 역사와 현재, 서사와 내면의 서정을 판각해오던 김억이 이제 부안에 정착을 한 것이다. 부안의 풍토와 자연성이 본인의 체질이나 정서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게 정착의 이유였다. 국토 구석구석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또 「국토학교」를 통해서 국토와 민중에 대한 많은 체험과 공부를 하고, 그 바탕에서 꼼꼼하게 국토를 작품으로 판각한 사람이니 부안의 지리적·역사적 사실 또한 당연히 잘 알겠지만, 그곳에 뿌리를 내리며 정주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몸과 정서가 가장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 부안이라는 본능적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억_동정마을 모정_ed. 7_한지에 목판_38×90.5cm_2023
김억_월천마을 모정_ed. 7_한지에 목판_32.5×92cm_2023

이주한 지 2년여를 조용하게 작업만 하더니, 얼마전 부안역사문화관에서 『부안에 살다』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했다. 출품작 여러 점이 부안의 풍광과 역사, 삶의 터를 정묘하게 김억식 풍색으로 표현한 대작들이다. 그러면 김억이 부감俯瞰으로 내려다본 부안은 어떤 곳인가. 변산(邊山)과 내소사, 동진강과 고부천, 줄포만과 서해 바다를 접한 주변 환경은 가히 천하의 절경이자 기름진 옥토다. 게다가 비옥한 육지 평야의 풍요로운 곡물과, 바다와 갯벌의 풍족한 해산물은 사람 사이를 여유와 인정으로 만들어 준다. 거기에 이매창과 신석정의 아름다운 문학적 서사가 부안의 문화적 자부심도 돋운다.

김억_내변산_ed. 7_한지에 목판_22.5×122cm_2023
김억_내변산_ed. 7_한지에 목판_22.5×122cm_2023_부분
김억_내변산 봉래곡 부안호_ed. 7_한지에 목판_272×69cm_2023

뿐인가 근대기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보국안민의 정신으로 창궐했던 동학군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기후와 환경, 먹거리와 인정, 역사의식과 문화가 두루 지역적 자긍심을 부추기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곳에 전국을 발로 답사한 작가 김억이 정착, 소리소문없이 부안을 소재로 한 2년의 작업을 모아 올 3월 「부안역사문화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내변산 봉래곡 부안호」「외변산」「우반동」「봉래곡 직소폭포」「내변산」, 그리고 「동정마을」「돈계마을」「송정마을」의 모정(茅亭) 등의 작품을 전시했었다. 부안 구석구석을 애정 어린 눈으로 훑고, 발로 누비고, 칼로 새긴 것이다. 조만간 고희(古稀)를 맞을 작가가 생의 느지막한 시기, 정주지(定住地)로 결정한 부안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이자, 부안의 역사에 대한 공경이자, 부안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차린 전시라 하겠다.

김억_외변산_ed. 7_한지에 목판_69×544cm_2023
김억_외변산_ed. 7_한지에 목판_69×544cm_2023_부분
김억_외변산_ed. 7_한지에 목판_69×544cm_2023_부분
김억_우반동_ed. 7_한지에 목판_185×69cm_2023

「부안역사문화회관」의 전시에 이어 이번 「나무아트」에서의 이동전시는 본인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부안을 자랑스레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하겠다. 현장 스케치와 인문지리적 공부를 통해서 힘차고도 정교하게 진행하는 이번 『부안별곡 扶安別曲』展은, 더 섬세해진 시각과 더 치밀해지는 시선을 다시 온몸으로 증명하려는 국토 작가 김억의 새로운 도전에 다름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쪼록 부안 작업실에서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국토와 풍색과 역사가 두루 얽힌 김억의 목판화가 더 장대하게 드러나기를 기대해 본다. (2024) ■ 나무아트

Vol.20240626a | 김억展 / KIMEOK / 金億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