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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원 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8:00pm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원 GALLERY ONE 강원도 원주시 능라동길 59(무실동) 4층
허남문의 기호화된 철모: 매체와 형식의 확장성 ● 허남문 작가의 비무장지대(DMZ) 군 복무는 그의 예술 여정에 일대 전환점을 맞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군 복무의 경험은 평면 작업과 더불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공간 설치 작업으로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혀간 계기가 되었다. 그의 예술세계는 표현 매체와 형식의 확장을 이룬 것이다. ● 그의 예술세계의 확장성은 비무장지대에 버려진 철모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성적으로 배려심이 깊은 작가는 비무장지대 낙엽 위에 불쑥 나타난 녹슨 철모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버려진 철모는 6.25 전쟁 당시 어린 나이에 이름도 없이 죽어간 병사들의 흔적이요. 그 가족들의 아픔이며 분단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철모는 6.25 전쟁의 상흔을 환기하는 하나의 상징이요. 과거를 현재 시점으로 불러내는 기호인 것이다.
철모로부터 받은 강렬한 인상과 비무장지대 군 복무 경험은 허남문의 작업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접적 경험을 총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 형식을 찾게 되었다. 그 결과 그는 설치 작업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매체와 독립적 장르들의 속성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동시대 예술(contemporary art)의 매체융합 예술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잡다한 재료들을 동원하지 않고, 반드시 필요한 재료들을 제한적으로 사용하여 표현 형식을 정제시킴으로써 전시의 의미를 매우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아이러니하게도 허남문의 작업은 동시대 예술의 경향을 띠고 있지만 간결함과 함축성을 추구하면서 단일한 주제를 담아내는 모더니즘의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탈모던과 모던의 경계에 서있다.
허남문은 1999년에 설치 작업을 처음 시도했고, 2000년에 대구문화예술회관기획 청년작가초대 개인전을 열었을 때부터 본격적인 설치 형식의 전시를 선보였다. 한지(닥 펄프) 제조공장을 경영했던 작가의 부친에게 유년시절 자연스럽게 배운 한지 제조 기술은 작가의 초기 작업부터 지금껏 창작의 주된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지 평면 작업에 몰두하던 작가는 어느 시점부터 유화 평면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는데, 한지로 구현했을 때 생성되는 표면의 질감을 유화 물감과 붓질로 더욱 절묘하게 살려 세련미와 단순미의 극치를 추구한 '단색화' 작업을 또한 선보였고, 최근까지 설치 작업과 더불어 단색화 작업에도 계속 매진하고 있다. 한국의 단색화는 2000년 윤진섭이 광주비엔날레 《한국 현대미술의 단면》에서 한국의 모노크롬 미술의 경향을 '단색화'라고 칭하면서 현대미술 용어로 정착되었지만 사실 단색화의 뿌리는 1960~1970년대 'A.G(Korea Avantguard)'과 'S.T(Space & Time)'와 같은 실험적 전위예술에 대한 양식적 반동으로 등장한 '70년대 중반의 모노크롬 회화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허남문 작가가 2000년 이전부터 미술 담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활동 지역이 서울권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당시 평단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때마침 허남문은 윤진섭에게 평론을 의뢰했고, 윤진섭은 허남문의 단색화 작업에 대해 평론을 써주었다). 여기서 우리는 서울 중심의 한국현대미술사의 서술이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단색화와 철모를 기호화한 공간 설치 작업은 허남문 작업의 양면성을 이루는 두 가지 조형작업의 축으로, 2000년 이래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2023. 10. 8.) ■ 허정선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초소(GP)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정지되어버린 이 공간의 적막은 아직도 6,25전쟁이 남긴 흔적이 그대로 남아 그때의 시간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산야에 잠들어있는 영웅들을 부모 형제들이 기다리는 그들의 조국으로 하루빨리 보내 드려야 하며, 영웅들의 가족들에게 위로와 미안함을 그리고 감사함을 함께 건네야 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원초적 교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생각과 생각 사이에서 마음의 치유로 접근한다. 그들의 소망은 전쟁 없는 인류의 자유로운 평화를 염원할 것이다. ■ 허남문
Vol.20240619f | 허남문展 / HURNAMMOON / 許南文 / mixed media